*고슴도치 딜레마 : 독일의 철학자 아서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가 '인생의 사색'에서 처음 언급한 것으로 인간관계에서 사람들 간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지면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기 쉽고, 반대로 너무 멀어지면 정서적으로 외로워지거나 관계가 소원해진다는 딜레마를 고슴도치에 비유하였다.
[ 내가 키우는 고슴도치의 특징 ]
1. 밥을 잘 먹는다. 그래서 체중관리가 필요하다.
2. 뾰족한 가시를 시도 때도 없이 세운다. 그래서 나까지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하다.
3. 기온 변화에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얼마 전 감기에 걸렸다.
4. 자신만의 공간에서 편하게 쉬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책도 누워서 읽는다.
다 큰 듯 아닌 듯한 13살 쌍둥이, 나의 고슴도치 두 마리.
오전에 꼭 붙어 희희낙락거리다가도 오후에는 자기 방에서 나가라며 금세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다.
그 속에 나도 합세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버럭하고 만다. 아직 오지 않은 갱년기를 핑계 대고 싶다.
자녀교육서를 그렇게 읽어도 이런 건 왜 안 고쳐지는 건지 모르겠다. 이론과 실제는 늘 다른 법.
인간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저마다의 인생 속 여러 관계 안에서 고슴도치 딜레마를 겪고 있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는 어느 관계보다 가장 가까운 사이지만, 오히려 남보다 더 많이 상처를 주고받는다. 내가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어쩌면 한 끗 차이로 아이들에게는 간섭으로 다가가게 될 것이고, 그것은 또 다른 상처와 갈등을 일으키게 된다. 그러기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서로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생각과 느낌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시간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나의 고슴도치들아,
우리가 어느 순간,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면 이렇게 극복해 보자.
우리의 딜레마 극복방법 1. 적당한 거리를 두자.
: 가끔은 서로에게 한 발짝 떨어져 적당한 거리를 두자. 그리고 천천히 다가가자.
서로 감정을 정리하고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하니까.
앞으로 너희들끼리 싸우고 있더라도 모른 척할 거야.(잘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의 딜레마 극복방법 2. 한번 더 생각하며 말하자.
: 가시 돋친 말이 아닌 부드러운 말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이해하며, 공감하자.
'어쩌라고'가 아니라 '그랬구나.' 같은 공감의 말.(오글거린다만.)
우리의 딜레마 극복방법 3. 함께 대화하자.
: 고민이나 상처를 마음속에 담아 곪지 않게 함께 대화하자.
때로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위로받고, 용기를 얻게 되니까.(뒷담화는 그만.)
고슴도치를 키울 때 부드럽게 교감하며 핸들링을 해주면 주인에게 다가오는 것처럼 나에게도 핸들링할 시간이 필요하다. 설사 나의 핸들링이 서툴러 오래 걸리더라도 내가 키우는 고슴도치들의 뾰족한 가시가 나를 아프게 해도 참아내리. 나는 고슴도치맘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