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by 뚜작


좋아하는 것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나열하려 노력했다.

분명 좋아하는 것을 떠올려 보기 전에는 끝도 없이 나열되고, 그 중에서 어떤 소재를 쓰면 좋을 지 고민하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떠올려 보니 10개를 채우기도 쉽지 않다는 사실이 스스로도 놀랍다.

3-4개쯤 떠올렸을 때 내 앞에 앉아있던 동반자에게 물었다.


‘내가 좋아하는 게 뭐있지?’

잠시 간의 침묵을 이어가던 그는 이렇게 답했다.

‘생각해 보면 당신은 그렇게 막 좋아하는 뭔가는 없는 것 같아.’


좋아하는 것을 쓰기로 마음 먹었는데, 좋아하는 뭔가가 없는 사람으로 비춰진다니.

그래서 더욱 좋아하는 걸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좋아하는 것을 찾고, 알게 되는 그런 시간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바로 이어진 덕분이다.

그렇게 머리를 겨우겨우 쥐어 짜내 모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한 곳에 모였고, 쥐어 짜는 동안 들인 이 시간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생각하게 된 좋은 시간이 되었다.


지금 이 글을 펼친 여러분도 나와 같은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건 뭘까?’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뭐가 있을까?‘


그렇게 우리는 나에 대해 알고, 나를 좋아하는, 또는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있을 테고.

나를 사랑하는 만큼 남을 사랑할 준비가 되어갈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