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by 뚜작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바로 떠오르는 음식은 없다. 그래도 곰곰이 생각하고 떠올려 보면, 그건 바로 김밥이다.


현장에서 급하게 식사할 때, 모니터 앞에서 업무를 놓지 못하고 밥을 먹을 때, 혼밥을 할 때, 떡볶이나 라면을 먹을 때 사이드로, 여행이나 나들이 때, 기차에서, 그냥 생각날 때 등.

내가 김밥을 찾는 순간은 꽤 많다.


요즘 즐겨 먹는 김밥은 샐러드 김밥이다.

회사 후문으로 나가면 1분 거리의 건너편 지하에 위치한 김밥집에서 자주 사 먹는다. 매장에서 먹을 때도, 포장해서 먹을 때도 있는데, 어떻게 먹던 맛있다.

김밥 안에 든 양배추 샐러드가 아삭하게 씹히는 식감도 좋고, 다른 재료들보다 속에 덜 부담 가는 것 같은 느낌이 좋고, 샐러드라서 왠지 살이 덜 찔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하다.

번 외로는 강릉여행을 가면 꼭 사 먹는 메밀김밥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샐러드메밀김밥을 제일 선호한다. 이 또한 비슷한 이유다. 무튼 난 샐러드김밥을 제일 좋아하는 듯하다.


그다음 떠오르는 김밥은 참치김밥이다.

샐러드 김밥을 맛보기 전까지 제일 선호하던 김밥이었다. 일반 김밥에 비해 좀 더 포만감이 있기도 하고, 단백질이 채워지는 기분이기도 하다. 부드럽게 씹히는 참치덕에 김밥이 더욱 잘 들어가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받은 날에는 땡초김밥이 제격이다. 매우면 매울수록 좋다. 간혹 땡초김밥이라 이름 붙여지고 맵지 않은 김밥을 만날 때가 있는데, 그런 날엔 스트레스가 더 쌓이는 기분이다.

김밥 안에 든 매운 고추를 아삭 씹었을 때의 느낌은 내 안에 쌓인 스트레스를 한번 밟아버리는 느낌이 들어 더욱이 꼭꼭 씹어먹는다.


이 외에도 당근김밥과 오이김밥을 좋아한다.

당근을 채 썰어서 김밥 재료로 가득 넣거나, 당근라페를 넣어 김밥을 만들면 건강하면서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오이김밥은 이미 한 연예인의 김밥으로 유명한데, 나 역시 이분의 레시피대로 따라 만들어 봤고 그대로 오이김밥에 푹 빠져버렸다.

다른 재료 없이 오이를 통으로 넣고 김밥을 만드는 것도 신기하지만 그 위에 따로 소스를 얹어 먹는 것도 새롭다. 근데 그 맛은 거부할 수 없이 맛있는 맛이라 신기함은 배가 된다.

명란에 마요네즈를 섞거나 명란이 없다면 고추장에 마요네즈를 섞어서 소스를 만들고, 김밥 위에 조금씩 얹어서 한입에 넣으면 최고의 맛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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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어린 시절 김밥에 대한 기억이 떠오른다.

소풍 도시락의 단골메뉴는 김밥이다. 내 김밥이 다른 친구들의 김밥과 조금 다른 점이라면, made by 엄마가 아닌 made by 김밥집이었다는 점이다.

소풍날이면 새벽부터 일어나 김밥집에 줄을 섰다. 그렇게 김밥을 사들고 다시 집으로 와서 도시락 통에 김밥을 옮겨 담았다. 워킹맘이었던 엄마에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으나 그 시절 나에겐 약간의 상처이기도 했다. 다들 엄마가 정성껏 사준 김밥 도시락인데, 나만 직접 줄 서서 구매한 사제 도시락이라는 혼자만의 자격지심이랄까.

물론, 덕분에 어느 가게 김밥이던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성인이 되었다.


유난히 김밥이 먹고 싶은 날이다.

아무래도 내일 점심은 샐러드김밥을 먹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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