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쇼핑

by 뚜작


굳이 안 해도 되는데 매일 빠짐없이 하는 행동을 고르라면 아마 아이쇼핑이 아닐까 싶다.

핸드폰이 손안에 있는 한, 뭐든 누르기만 하면 바로 쇼핑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난 특히나 귀여운 소품/물품이나 옷들에 관심이 많다.

덕분에 핸드폰 폴더 하나가 소품샵과 의류 쇼핑몰 어플로 채워져 쇼핑백 이모티콘으로 대표이름도 붙여두었다.

요즘 특히나 관심 있는 분야 중 첫 번째는 키보드다.

귀여운 키보드나 유니크한 키보드를 마주하면 일단 장바구니에 넣는다.

가격이 가격인 만큼 오랜 시간 장바구니에 넣어뒀다가 고민 끝에 구매하게 되는데, 그렇게 함께하고 있는 키보드가 4대 정도 되었다.

가장 최근에 구매한 투명 키보드는 요즘 나의 최애 키보드이다. 전체가 투명캡으로 되어있어서 내부 구조가 살짝 비추는데, 다른 키보드들과는 다르게 좀 더 사이버틱 한 느낌이라 좋다.

키감도 타다다닥 소리가 아주 경쾌한데 이 때문에 사무실 사용은 어려울 듯하고 집에서 작업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두 번째는 그릇, 컵 등의 주방용품이다.

아무래도 결혼이라는 걸 하다 보니 혼자 살 때보다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귀여운 식기세트를 맞춰서 식사하는 것도 좋고, 특이한 고블린에 짠 하는 것도 좋다. 그날의 기분에 따라 손에 잡히는 커피잔이 다르고, 차는 잘 마시지도 않으면서 우드 티팟세트도 구매했다.

특히나 여행이나 전시 등을 가면 각기 특색 있는 코스터를 모으는 취미가 있는데, 마음에 드는 코스터와 컵을 고를 때 꽤 즐거운 쾌감이 있다.

수저받침도 마찬가지다.

식사를 준비하고 수저를 놓을 때면 오늘은 어떤 수저받침을 꺼낼지 그 찰나에도 고민한다.

믿지 못하겠지만 지금 우리 집에 있는 수저받침의 반 정도는 내가 직접 만든 것들이다. (물론 수저받침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

이전 직장에 도자기를 구울 수 있는 가마와 도자기 동호회가 있었는데, 가입하지는 않았지만 몇 번 놀러 가서 간단한 것들을 만들어 볼 수 있었다.

직접 만들어 보니, 상점에서 귀여운 수저받침을 만나면 더욱 애정이 갔다. 그렇게 하나 둘 사기 시작한 것 같다.


하지만, 아이쇼핑의 최고봉은 역시나 의류 쇼핑몰이다.

어딘가를 이동할 때나 자기 전 침대 위, 심지어는 소파 위에 앉아서 아무 생각 없이 몇 시간이고 쇼핑몰 어플을 들여다보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하나 둘 장바구니에 마음에 드는 것을 담다 보면 100-200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물론 그 장바구니를 한 번에 결제하는 일은 없었지만, 꽤 오랜 시간 고민 후 장바구니 안 1-2개 정도의 아이템을 구매하곤 한다.


쇼핑은 하면 할수록 느는 것 같다.

쇼핑 실력이 느는 것이 아니라, 사고 싶은 것이 는다는 말이다.

게다가 아이쇼핑은 나름 중독적이고 그 중독성이 꽤 크다. 아이쇼핑 중독검사가 있다면 난 이미 중증 중독자일 것이다.

오늘 아침 지하철에서도 아이쇼핑을 했고, 이 글을 쓰기 전에도 소파에 앉아 아이쇼핑을 했다.

아마도 살아가는 동안 쭉 이어질 아이쇼핑...

이왕 시간을 들여할 것이라면 물건, 옷 등을 보는 안목이라도 높아지길 바라며

난 또 아이쇼핑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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