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야, 나는 왜 너를 좋아해서 쉬는 날에도 이런 글을 쓰고 있을까,라고 시작하는 오늘의 브런치스토리.
멋짐 그 자체인 커버 사진 정보부터. English National Ballet 의 이상은 무용수께서 직접 제공해주셨다. 감사합니다♡
'METAMORPHOSIS' Choreography by David Dawson / Starring Sangeun Lee, Gareth Haw, English National Ballet / Photographed by Nina Tonoli
다시, 본론.
아마도 올해의 마지막 프리 드 로잔(Prix de Lausanne, 로잔 발레 콩쿠르) 글이다. 내년의 로잔에 대해서도 쓸 수 있기를. 그리고 언젠가, 가능하면 5년 안에, Prix de Lausanne을 나안(裸眼)으로 직관할 수 있기를. 그리고 다다다다다다다음 생엔 그 무대를 밟아볼 수 있기를.
지난 회에 이은, 프리 드 로잔 2024년 한국 본선 참가자 인터뷰. 로잔 현장에 서본 사람만이 말할 수 있는 생생함과, 토슈즈 꿀팁 등이 가득. 안 보면 손해!
이전 링크 및 기사는 아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28524 https://brunch.co.kr/@sujiney/132
Q: 로잔 현장에서 인상적인 장면 몇 가지 꼽아주세요.
강유정 학생="파이널 무대가 다 끝나고 시상식을 위해 파이널리스트들이 무대에 모여있었거든요. 커튼이 내려져 있었는데 서서히 올라가면서 박수 소리가 들렸어요. 그러면서 관객분들이 서서히 보이는데 눈물이 날 것 같더라고요. 항상 영상으로만 보던 그 자리에 제가 서 있다는 게 정말 꿈만 같았어요! 그리고, 춤을 더 즐기면서 추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콩쿠르에서 다양한 친구들의 춤을 보았는데 춤을 정말 즐기면서 추는 듯한 친구들의 춤은 보는 사람까지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나는 지금까지 동작을 수행만 하진 않았나'라는 반성도 해봤어요."
김지오 학생="우선, 컨템퍼러리 수업에서의 반주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한국에서 발레는 항상 피아노 반주선생님과 함께이지만 현대수업은 한 번도 라이브 반주로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로잔에서는 반주선생님께서 여러 악기로 다양하게 해 주시는데 볼 때마다 정말 신기했고 저희가 흔히 수업 때 볼 수 있는 피아노뿐만 아니라 타악기, 피리까지 혼자서 다 하시는 모습에 저희보다 더 힘드실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ㅎㅎ 라이브 음악을 들으면서 하니 컨템퍼러리 수업 때 흥이 절로 나서 중심도 잃을 만큼 신나게 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모니끄 선생님과 클래식 작품 코칭을 한 명당 6분씩 진행한다고 해서 6분이면 너무 짧지 않나? 생각했는데 시간이 짧으니 순간적으로 더 집중하게 될 수 있어 좋았고 짧은 시간 내에 저에게 가장 필요한 것만 쏙쏙 짚어주셔서 6분이 정말 소중했던 것 같아요!"
박이은 학생="저는 selection day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첫 무대에 올라 춤추는 순간 모든 걸 잊고 온전히 제 춤과 호흡, 음악에 빠져 스스로 무대를 즐기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무대를 다 마친 후 관객분들의 박수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격스럽고 행복했습니다. 파이널리스트 발표도 이날 함께였는데요. 큰 기대는 없었지만 파이널에 올라 다시 한번 무대를 올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습니다. 감사히도 제 이름이 불렸고 너무나 기쁜 마음으로 인사를 했던 기억이 나요. 그때 정말 날아갈 듯 행복했습니다!"
이원겸 학생="먼저, 클래식코칭 시간이었어요. 그동안 많은 선생님들께 작품 수업을 받아왔지만, 로잔에서의 코칭은 특별했어요. 제가 작품의 연결 동작이 부족한 편인데, 딱 그 부분을 짚어서 도움을 주시고,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 무엇보다 코칭을 너무 열정적으로 해주셨어요. 저도 덩달아 열심히 하게 되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리고 역시나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은 파이널리스트를 발표하던 순간인 것 같아요ㅎㅎ 기대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제 번호가 불렸을 때는 정말 꿈을 꾸는 것 같았어요. 또 직접 눈으로 보며 배우고 , 감탄했던 참가자분들과 함께 호명되어 그 자리에 서있으니까 너무 행복하고 믿기지 않았어요."
이시환 학생="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된 친구들을 보는 과정이 저에게도 많은 공부가 된 것 같아요. 로잔을 거치면서 저도 실력이 더 늘어난 것 같습니다. 제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더 알게 되었고요. 제가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 정답을 조금 찾은 것 같습니다."
나의 평생 친구들. by Sujiney
Q: 5년 안, 10년 안에 성취하고 싶은 목표는 무엇일까요? 또 하시고 싶은 말씀도 들려주세요.
강유정 학생="로잔 이후, 해외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어요. 콩쿠르만으로도 이렇게 많은 경험을 했는데 (해외) 발레단은 어떨까 궁금해요. 언젠가 많은 레퍼토리를 할 수 있고, 클래식뿐 아니라 다양한 춤을 출 수 있는 발레단에서 활동하고 싶어요."
김지오 학생="어디에서든지 부상 없이, 행복하게 춤추는 무용수가 되고 싶습니다! 항상 지지해 주고 응원해 주는 가족들, 어릴 적부터 꿈꿔오던 무대에 설 수 있게 도와주시고 좋은 결과까지 얻게 해 주신 서울예고 선생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이은 학생="5년 안으로는 제가 무용수로서 춤을 출 때 필요한 탄탄한 기본과 테크닉, 예술성을 키우고 싶고 10년 안으로는 꿈의 발레단에 들어가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가며 마음껏 춤추고 싶습니다!"
이원겸 학생="궁극적인 목표는 늘 건강하게, 즐겁게 춤을 추는 것이긴 하지만 구체적인 목표라면 제게 맞는 발레단을 찾아서 차곡차곡 천천히 춤의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에요. 처음부터 큰 목표를 가지지 않고, 모든 것에 감사하며 차근차근 새로운 역할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이시환 학생="앞으로 5년 안에는 발레단에서 멋지게 무용을 하고 싶고 10년 안엔 주인공을 꼭 하는 게 저의 목표입니다!"
강유정 무용수의 해외 발레단 진출, 김지오 학생의 부상 제로 무용 활약, 박이은 학생의 꿈의 발레단 입성, 이원겸 학생의 차곡차곡 경험치, 이시환 학생의 주인공의 꿈,
모두 다 이루어져라.
꼭.
다음 주엔 벌써 지난달, 도쿄에서 관람한 파리오페라발레단의 '마농' 이야기. 기대해 주세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