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jiney의 발레로운 매거진 90회
모든 공연은 특별하다. 프로의 공연뿐 아니라, 아마추어의 무대도 그러하다. 그 무대를 위해 땀흘려온 순간이 쌓여 빚어내는 시간이니까. 순간의 축적이 모여 만든 시간은 힘이 세다.
이번 더시티발레 3회 공연에 참여하면서도 모든 순간이 소중했다. 특히 이번엔 '돈키호테' 중 세기디야 군무로 참여하면서 주역 동료들을 지켜볼 기회가 많았는데, 감탄의 연속이었다. 누가 더 많이 피루엣을 돌고, 누가 더 높게 그랑주떼를 뛰고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두가 자기에게 주어진 무대를 위해 최선을 쏟아내는 그 마음가짐의 이야기다.
더시티발레 공연에서 솔로로 무대를 받는다는 건 사실 그 자체로 하나의 스펙일 수 있다. 포인트슈즈, 통칭 토슈즈가 기본이고 오디션을 통해 선발이 되기 때문.
내게 인상적이었던 건, 테크닉을 넘어선 그들의 마음과 태도였다.
주어진 무대에 타협을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그 무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치열함이 있었다. "이 정도면 되겠지"가 아니라, "이 정도면 안 되는데"라는 치열함. 그런데, 공연이 끝나고 이야기를 나눠본 주역 중 한 분이 이렇게 얘기를 했다.
"저, 처음에 왔을 땐 토슈즈 신고 턴 돌 생각도 못했는걸요."
네? 태어나면서부터 턴을 돌고 나왔을 것 같은 분인데.
결국, 노력과 끊임없는 연구, 도전과 실패가 쌓여 만들어낸 무대였던 셈이다.
박세은 무용수를 인터뷰했을 때가 떠오른다. 그는 아시아인 최초로 에뚜알(수석무용수)가 된 소감을 묻자 군무 시절 이야기부터 꺼냈다. "군무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라는 요지였다.
그 말이 내포한 깊은 뜻, 이번에 끝까지 이해할 수 있었다. 주역 동료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면서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역시, 발레의 배움엔 끝이 없다.
By Suji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