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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리뷰

그녀는 나를 돌아보게 하는 삶을 살고 계셨다

by 미도리진

1952년생 유튜버 밀라논나 장명숙님은 이화여대 장식미술학과와 이탈리아 밀라노 마랑고니 패션스쿨을 졸업하고, 대학강의, 디자인 고문, 구매 디렉터로 일했으며, 무대 의상 디자인과 이탈리아와 우리나라의 교류에도 큰 역할을 하였다. 그러다 큰 아들의 수술과 삼풍 백화점 참사로 동료들을 잃으면서 봉사에 눈을 떴다. 우연한 기회에 젊은이들의 권유로 일흔 살 언저리에 유튜버가 되어 바쁜 나날을 살고 계시다.


그 분의 여러 말씀 중 자신의 마음과 몸이 무엇을 원하는지 느끼고 들여다 보아야 한다는 말씀에 크게 공감하였다. 요즈음의 나의 화두이다. 자신이 정말로 어떤 삶을 원하며, 어떤 것에 가치를 두는지에 소홀하면, 그 댓가를 두고두고 치르게 된다. 행복을 추구한다면, 반드시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외부의 평가가 내 마음을 보듬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옷 입는 법, 사람을 대하는 태도, 품격과 교양, 봉사의 의미와 실천, 멋지게 나이듦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 겸손하고 검소한 태도를 배웠다. 검소함(저축하며 검약하는 태도)은 나를, 우리를 자유롭게 하며, 세속적 가치보다 한 차원 높은 곳의 가치를 추구할 수 있게 할 것이다.


하루에 한 시간 이상을 15년째 걸으셨다고 한다. 척추 뼈가 살짝 어긋나셔서 힘드셨고, 그 때문에 허리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매일 꾸준히 걸으셨다. 이런 실천의 결과 많이 호전되셔서, 이제는 해외 여행도 가능해지고, 골다공증과 불면증까지 좋아지셨다. 역시 걷기운동은 만병통치약인 듯 하다.


독서(일주일에 한 권 읽기)와 정리하기, 식물 키우기를 좋아하시고, 삶의 작은 순간에 기쁨을 느끼는 소확행을 아신다. 그 중에서도 소중한 사람과 경험과 시간을 공유하는 것이 첫번째일 것이다.






훌륭한 부모님과 좋은 멘토분들의 가르침을 잘 받아들이셔서 정말 멋있는 할머니가 되신 장명숙 작가님. 책을 읽고 나서 이 분의 유튜브를 구독하고 몇 개의 영상을 보았다. 식물 키우기 영상, 밀라노에 가실 짐을 싸시는 영상, 아드님과 공항 가시는 길,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 가셔서 브랜드들을 소개 하시는 등 바쁘게 지내고 계시는 모습이었다. 머리 염색도 안하시고 짧게 자르신 후 조금 만지기만 하셨지만 멋짐이 뿜어나왔다. 속이 단단하신 어른의 삶에서 많은 인사이트를 받았다. 이런 나이듦이라면 따라할 만 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나다움과 검소함, 공동체를 생각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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