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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도리진 Jan 07. 2022

도서 [배민다움] 리뷰3

배달을 넘어 문화가 되다

배민다움은 창의적 기업이다. 하지만 자율성과 동시에 규율도 중요시 여긴다. '9시 1분은 9시가 아니다'라는 항목이 있는 식이다. 규율이 없으면 창의력도 발현되지 못한다고 한다.



또한 신뢰와 유대관계를 형성하여 일이 잘 진행되게 한다. 잡담이 경쟁력인 이유는 그 사람과 내가 같은 시간을 보냈다는 유대감이 남고 그런 감정은 보고를 하거나 결정을 해야 할 때 무겁지 않게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복적으로 자기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수정, 변형하는 데 익숙해지면 집단 사고가 가능해져 생각의 퀄리티가 훨씬 높아진다. 더불어 숙련자와 초보자는 경험과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서로를 도울 수 있다.



팩트에 기반을 둔 보고를 해야 제대로 된 전략을 짤 수 있다. 현장에서의 이야기와 투자자들의 이야기, 신문기사 등을 맞춰 보는 식으로 위아래로 검증한다. 정보가 틀리면 어떤 전략을 대입해도 이미 실패다.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다면 전략 세우기는 이미 책에 많이 나와 있으니 가능하다.



조직에는 적절한 사람이 필요하고 이는 너무나 중요하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빨리 내리는 것이 맞다. 맞지 않는 구성원에게는 다른 직장을 권유한다. 월급을 준다는 이유로 개인의 특성을 바꾸라고 하는 것은 오만한 짓이기 때문이다. 잘못된 관계가 됐을 때, 회복할 수 없다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빨리 헤어지는 것이 낫다.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다른 사람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서포트 하며 에너지를 증폭시키는 친구들의 존재는 소중하다. 겸손함이나 배우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좋다.



고객만족은 최고의 마케팅이며, 그 고객을 만족시키려면 직원을 먼저 만족시켜야 한다. 행복한 직원이 행복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본질이다. 구성원이야말로 기업의 진정한 경쟁력이며 자산이다.



전 직원에게 무제한으로 책을 사주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회사가 건강해지려면 집단 지성이 높아야 한다. 책을 많이 볼 수 있는 길은 일단 많이 사 놓는 것이다. 어떤 책을 사는 지는 간섭하지 않는다. 영수증을 제출하기 때문에 알아서 스스로 검수는 한다. 이 밖에도 직원들이 원하는 사원증을 만들어 주거나 한적한 곳에 위치한 회사에서 아름다운 뷰를 보며 일하고, 점심시간은 1시간 반으로 늘려 공원 산책이 가능하게 만들어 주었다. 직원들의 버킷 리스트를 받아서 들어주다보니 회사도 성장하게 되었다.



행복은 관계에 있다. 인간은 스스로 행복할 수 없고, 일과의 관계,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건강하게 맺는 데서 행복을 느낀다. 또한 동물적인 감각으로 행복을 느끼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등의 소소한 일상적 행복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일하는 과정의 즐거움과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기업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김봉진 대표의 꿈이었다. 이런 마음이 모여 배민다움의 브랜딩이 가능했고, 차별화에 성공했다. 브랜딩은 사업 그 자체이며, 비즈니스는 결국 브랜드 관리의 과정이다.






책 중간에 '직원들을 관리하지 않고 아이디어를 내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꼭 필요한 사람들을 잡아두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어제 동료가 우리 회사 임원진을 보며 그 반대의 이야기를 했던 생각이 떠올라 쓴웃음이 났다. 한 명 한 명에게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 왜 그렇게 하나도 안 다가오지?, 라고 말했다. 다른 분은 그 사람 때문에 회사 다니기 싫다는 말까지 했었다. 이것은 뭔가 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



마케팅의 중요성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요즈음이다. 타 회사와 비교해 보며, 철학의 부재, 브랜딩의 구심점이 없는 것을 느꼈다. 또한 구성원을 존중하는 문화도 정말 중요한데, 상사가 누구냐에 따라 현격하게 달라졌다.



성과가 나지 않는 부분에 있어서 "원인이 없는 결과는 없으니, 우리가 달라져야 한다. ~~점을 고쳐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몇 개월전에도 같은 이야기를 했었지만 변한 것은 없었고, 당연히 성과도 나지 않았다. 근시안적인 마케팅은 지속적 효과를 내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본질을 보지 못하고 겉핥기만 하는 것이니까.



말이 길어져 버렸지만, 배민이 잘 된 것은 필연이었던 것 같다. 모든 기업이 아마존이나 배민처럼 되지 못하는 것은 그들처럼 실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한 것을 등한시하면서 결과가 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기업이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성공자들은 독서가인 경우가 많은가 보다. 철학적 통찰을 갖고 실행하니 성과는 따라오고 문화는 퍼져간다.



즐겁게 보기 시작한 책이지만, 덮을 때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다시 즐거운 마음으로 소통하고 실행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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