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담다 May 09. 2023

시어머니의 남자 -03

고통과 인내

70이 넘으신 우리 엄마세대에서는 결혼상대를 보지도 않고 

선자리가 오가고 이내 양가집안에서 허락이 떨어지면 결혼에 이른다.

드라마 사극에서 보았다.

한 나라의 왕이 왕비를 간택하는 순간을...

그렇다.

그 옛날 왕이 아니고서야 누구라도 결혼을 하더라도 

여인들은 머리에 저고리를 두르며 혼례를 치르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우리 어머니세대에도 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 결혼생활은 이혼이라는 단어를 모른 채 지금껏 잘 살아오셨다.


지금은 어떠한가?


충분히 몇 년씩 연예기간을 갖고도 

이혼율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댜.


시어머니의 남자와 결혼을 이어오는 동안 

고통과 인내라는 단어를 마음속 깊이 잘 새겨온 듯하다.


가난이 싫었다.

지독한 가난의 대를 끊고 싶었다.


그러나, 나의 의지대로 삶이 살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며 알 수가 있었다.


누구나 결혼은 처음이다.

물론 요즘은 다수의 결혼이 흔하다.

그럼에도 첫 결혼은 모두가 처음이다.






시어머니의 남자의 통장에 찍히는 급여는 80만 원이 전부였다.


시어머니의 남자는 그저 건물주아들일 뿐이었다.

그러하기에...

평범한 가정과 똑같이 아이들을 키우며 과소비하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가며

내 집마련의 꿈을 꾸며 결혼생활은 시작되었다.



결혼 후 1년


그땐 나를 자책하는 법도 이혼이라는 단어도 감히 모르는 

어린아이들의 엄마가 되었다.


20대에 이미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었다.


철없던 엄마는 작은 월급으로 아등바등거리며

아이들을 키우기에 급급했다.


작은아이가 태어난 지 백일도 채 되지 않은 

어느 날


시어머니의 남자는 경찰서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되었다.

어린 여자는 절망 속에서 빠져나오기 몹시 힘들었다.


시련이 닥쳐오면

인간의 본성을 볼 수 있다.


난,

할 수 있는 일도 없었고 

아이들은 아직 어렸고

참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다.


내가 무얼 잘 못했는지?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이 닥쳐왔는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통에 숨이 콱콱 막혀 왔다.


두 달 후 

다행히 시어머니의 남자는 집으로 돌아왔다.


살면서 비바람과 태풍으로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순간을 묵묵히 잘 버티며

비바람과 태풍으로 흔들리다

다시 제자리로 되돌아오면 된다.


젊음이라는 선물은 

비바람과 태풍도 뚫고 나올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작가의 이전글 손편지-추억여섯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