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나를 만난 아이들

by 나를


작은 아이는 대학병원에서 1킬로그램도 채 되지 않는 미숙아로 태어났다. 두 달하고도 보름을 인큐베이터에서 지냈다. 첫째 아이도 임신 36주에 2킬로그램으로 태어났다.

세상의 모든 산모들이 겪는 고통을 나 역시 격렬하게 통과했다. 머리가 흠뻑 젖고 죽을 만큼 아픈 통증 끝에 아이와 만났다.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아이와 알고 지낸 듯한 강렬한 전율을 느꼈다.


둘째 임신을 시댁에서도 친정에서도 반기지 않았다. 임신중독증으로 종아리는 코끼리 다리처럼 부어 걸을 수조차 없었고 입덧까지 심해 큰 아이를 시어머니께 맡길 수밖에 없었다. 다리를 제외하고 워낙 말랐었기 때문에 말을 하지 않으면 누구도 임신한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둘째 아이를 가졌을 때 내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집안일도, 장 보는 일도 거의 모든 일을 남편이 도맡아 했다.


시댁에 맡긴 큰 아이는 엄마와 애착 형성이 잘 안 되어서 아직도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힘들어한다. 큰 아이가 겪었을 외로움의 무게를 엄마인 내가 얼마나 알 수 있을까, 나 자신에게 수없이 되묻곤 했다. 큰 아이를 생각하면 견딜 수 없는 아픔을 마주하곤 한다.


돌아보면 내가 부족한 사람임을 뼈저리게 느낀다. '내가 건강했다면 아이에게 고통이 덜했을 텐데'라며 나 자신을 많이 원망했다. 동시에 우울증으로 아이들에게 엄마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못했던 것 같다.


육아는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버티기 힘든 일이었다. 연년생을 둔 나에게는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어느덧 아이들은 스물네 살, 스물세 살이 되었다. 큰 아이와 나는 아직도 세상에 발을 조심스럽게 내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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