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행사 매체 플래닝 & 매체사 광고 상품 기획 경험을 바탕으로 광고주와 매체사 입장을 2편에 걸쳐 기술합니다. 2편 모두 디지털 매체에 더 초점을 맞추었음을 전합니다. (_ _)
Paid Media 매체 실무 Tip Vol.2 매체사 담당자 편 : 매체사에서 광고 상품을 영업하는 방법
소비자와 브랜드의 접점이 되는 트리플 미디어는 Owned Media / Paid Media / Earned Media로 나뉜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즉각적으로 보여주고 싶을 때 Paid Media 광고 상품을 구매하게 된다. 평균적으로 전체 매출의 7~15%, 경쟁이 높은 업종의 경우 35%까지 높은 비중으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기 때문에, 전사적으로 '회사 돈 잘 쓰고 있나..?' 하는 관심(또는 감시)이 쏠릴 될 수밖에 없다. 내 돈이 아니라 회사 돈이라도 허투루 쓸 수 없는 것이다.
예쁜 날클립도 사야하기 때문에 회사 돈은 소중하다 / 출처: 유튜브 '바이하츠 홍보영상 개나줘'
미리 알고 가자! 매체 집행 R&R
일반적이지만 자칫 올드할 수도 있는 R&R. 수정 제보를 받습니다! 매체 집행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각 파트너사의 역할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혹 대행사 or 렙사 또는 대행사 and 렙사가 생략되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의 광고주가 대행사 및 렙사와 이유 없이 협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대행사-렙사 모두 오랜 기간 쌓아온 전문성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섣부른 제외 시 오히려 비효율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단, 광고주가 대행사-렙사 영역의 실무 역량까지 보유한 경우와 매체사가 대행사-렙사 역할을 겸하는 경우 등의 상황에는 수수료 절감 및 커뮤니케이션 효율을 위해 대행사 또는 렙사와의 협업이 생략되기도 한다.
본격적으로 알아보자. 회사 돈으로 알차게 Paid Media 집행하는 법!
1 목표 수립(KPI)을 명확히 하자
너무 당연한 얘기, 너무 많이 들어서 지겨운 얘기. 하지만 늘 캠페인이 끝나고 '내가 세운 KPI는 어디에..?' 하는 생각이 든다면 다양한 유혹에 흔들렸던 것은 아닌지 복기해보자. 상사의 수직 추천, 매체사의 적극적인 뽐뿌, 새로 나온 광고 상품에 대한 호기심 등 의사 결정 기간 동안 다양한 유혹이 도사리고 있다.
예를 들어 주 KPI가 ROI(Return on Investment)인 경우, 1 판매 당 얼마가 지출되었는지 판단하기 위해 전환 단가(광고비용 ÷ 판매 수)를 KPI 수치로 설정하게 된다. 그렇다면 매체 광고 상품 선택 시 '이 상품이 전환 단가 면에서 효율적인가'를 판단하는 과정을 놓치지 말자. 매체사로부터 받은 초기 플랜에 예상 노출, 예상 클릭 까지만 있다고 해도, 추가 요청을 한다면 예상 전환 수까지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만약 받을 수 없다면 주요 매체 상품의 경우 렙사들이 제공하는 통계 자료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예: DMC 데이터 효율로 보는 이달의 상품)
단, 너무 수치에만 함몰되지 않는 융통성도 필요하다. 신생 브랜드의 경우,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 줄 수 있는 브랜딩 광고와 퍼포먼스 마케팅을 동시에 집행할 필요가 있는데, 브랜딩 광고의 경우 광범위한 노출을 목표로 하는 광고 상품이라 전환 단가는 비효율적인 경우가 많아 전환 KPI에만 집중하는 과정에서 홀대할 우려가 있다. 현 렌딧 마케팅 박지희 총괄(전 요기요 부사장)에 따르면 브랜딩 광고와 퍼포먼스 광고를 함께 집행했을 때 효율이 적게는 20% 크게는 40%까지 올랐다고 한다. 이런 브랜딩-퍼포먼스 목표의 상호 보완을 위해 주요 KPI와 보조 KPI를 설정하고 예산을 미리 목표에 따라 분배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수치로 보고하는 성과 외에 시각적인 성과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디렉터 레벨 중 수치보다 보이는 결과에 흥미를 더 가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요즘 핫한 매체 상품이나 특수한 기법의 광고 소재를 활용할 수 있는 광고 상품, 디렉터 레벨을 취저할 만한 상품이 있다면 적은 예산이라도 살짝 가미해서 '전 수치도 잘 챙기고 최근 트렌드도 잘 챙깁니다만..'을 어필해 보자. 우리의 성과 평가와 인센티브는 중요하니깐..
마케터의 주요 목표 세 가지
2 소비자의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 변화를 주시하자
소비자의 눈에 띄고 싶다면 타겟 소비자가 어떤 매체를 소비하고 있는지 변동 추이를 눈여겨 봐야 한다. 잘 나가는 듯하여 광고를 구매하고 있던 매체의 사용량이 최근 급감하지는 않았는지, 갑자기 트래픽이 급증하는 신생 매체가 등장하지는 않았는지.. 바쁜 실무에 묻혀 이런 트렌드를 놓치고 있다가 "요즘 A사는 00에 광고 틀던데.. 우린 계획 없나요?"라는 윗 선의 핀잔을 들을 때면 억울하기 짝이 없다. 특히 떠오르는 매체의 광고 상품의 경우 너무 늦게 발굴했을 때 이미 당분간 풀 부킹인 경우가 많다. 돈을 주고 집행하고 싶어도 집행할 수 없는 것이다. 미리미리 인기 싹수가 보이는 매체들을 일찍 발견하여 초기 출시 할인을 받거나 성공 사례를 마련해 보자.
최근 재택 시간이 늘어난 고객 여정을 고려한 '청소연구소'의 집행 사례. 포커스미디어의 아파트 엘리베이터TV는 최근 선점이 어려운 인기 광고 상품 중 하나이다
렙사(메조미디어, 나스미디어, DMC, 인크로스 등)에서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미디어 동향 리포트를 구독하거나, 네이버데이터랩, 구글 트렌드, 알렉사 사이트 랭킹, 와이즈앱 앱 랭킹, 오픈애즈 광고상품 트렌드 등을 참고하면 좋다. 또는 협업하는 대행사나 렙사에 미디어 동향 뉴스레터를 정기적으로 요청하면 함께 Up-to-date 되는 효과도 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이렇게 갑자기 뜨고 있는 매체일수록 구매 형태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점이다. 역설적이지만 트래픽이 갑자기 급증하는 사이트의 경우 나의 광고 노출 임팩트는 불안정해진다. 예를 들어 광고 점유율, 즉 SOV (Scope of Voice)를 10% 정도로 예상하고 100만 트래픽 사이트의 10만 노출만 구매했는데 갑자기 사이트 트래픽이 1,000만이 되어 버리면 아무리 새로고침을 해도 내 광고는 보이지 않는 불상사가 생기게 된다. 팀장님 컴퓨터에서 아무리 새로고침을 눌러드려도 광고가 뜨지 않는 상황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노출이나 클릭을 보장해주는 정량 보장 형태와 노출 날짜 또는 시간이나 SOV를 보장해주는 SOV 보장형 상품 중 더 나의 심신을 따스한 햇살처럼 보호해줄 상품을 현명하게 골라 쓰자.
3 할인율에 현혹되지 말자
광고 인벤토리, 특히 디지털 광고 인벤토리는 매체사가 보유한 무형자산이므로 할인율을 지나치게 어필하여 영업할 경우, 조심해서 구매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물론 서버 비용, 솔루션 비용, 인건비 등 고정적인 비용이 투입되어 발생된 소중한 인벤토리이지만, 완판 상황이 아닌 남는 인벤토리가 판매되는 상황에서 "광고주 분께만 특별히 이 할인율을 제공합니다"라는 제안에 혹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할인 제안을 당연시하고 무조건 심드렁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검증되지 않는 매체 상품에 대해 실효성과 퀄리티에 대한 문의에 명확한 답변 없이 할인만을 강조할 경우 구매를 재고해보자.
단, 신규 출시되는 광고 상품의 Beta 할인/무료 집행은 경우가 다르다. 실효성과 퀄리티를 검증하기 전에 테스트 형태로 판매되는 것이기 때문에 배경 정보가 부족하다고 해도 과감하게 집행해보자. 좋은 상품인데도 싸게 또는 무료로 제공되기도 하고, 이런 상품들의 경우 매체사에서 적극적으로 그 실효성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광고주가 크게 고심하지 않아도 캠페인의 성공적인 집행 결과를 알아서 분석해주는 경우가 많다.
손 안 대고 코 풀기 / 출처 : OSEN
4 미디어렙사의 데이터를 십분 활용하자
렙사의 주 업무는 매체 전략 기획, 실 운영, 효과 보고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다양한 리서치 및 통계 데이터를 보유, 제공하므로 이런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해보자. 1번에서 언급된 대로 매체에서 제공하는 광고 집행 보장 수치 외 예상 수치와, 예상 Reach, 경쟁사 집행 규모, 업종 평균 반응율, 성공 사례, 소재 제작 사례 등 소재 제작에 도움이 될만한 자료까지 받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자료는 미리 마련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광고주에 맞추어 새로 준비가 필요한 자료이므로 제공 가능 여부를 미리 문의하거나 기간을 넉넉히 두고 요청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미디어렙사에서도 One-Stop 서비스를 수행, 마케팅 전반의 다양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 출처 : 메조미디어 회사소개서
5 매체사와의 돈독한 파트너십을 유지하자
광고주인 경우 대행사와 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때문에 매체사 담당자를 직접 만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먼저 매체사에서 연락이 오지 않는 이상 먼저 연락하기 수줍기도 하고, 먼저 연락이 오더라도 '만나도 되는 걸까?' 싶은 망설임이 앞서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너십을 가지고 있는 매체사 담당자와의 파트너십은 단가, 소재, 타겟팅 전략에 있어 조언을 얻거나 집행 예산이 클 경우 추가 개발이 동원된 특수 집행을 도입하는 등 더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한다. 광고 집행을 하기 전이라도 대규모 집행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 디렉터나 해외 담당자를 대상으로 매체 설명회를 제공받거나 함께 머리를 맞대어 아이디어를 고안하는 원데이 워크숍 등도 제공받을 수 있다.
한 광고주는 파트너사 담당자에게 "에이. 쪼아서 안 되는 일 있나요?"라는 닭과 모이 같은 말을 남겼고 단기적으로는 원하는 바를 얻었겠지만 담당자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남겼다.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려는 적극성과 추진성도 좋지만 함께 일하기 꺼려지는 광고주가 되어 버리면 장기적으로 역효과가 될 뿐이다.
마케팅 예산이 적어도 충분히 매체사 담당자와 파트너십을 쌓을 수 있다. 매체 담당자에게 광고 상품을 판매해서 발생하는 세일즈 성과도 중요하지만, 내부에 어필할 만한 신규 사례 개발도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자. 예산이 대기업만큼 크지 않더라도 광고주-매체사 담당자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업 체계는 해당 매체사의 광고 상품 판매 촉진, 광고주의 성공적인 캠페인 성과라는 긍정적인 상호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수줍음을 걷어내고 '담당자님, 저 이번에 이런 아이디어가 있는데 함께 개발해보면 어떨까요?'라고 손을 내밀어 보자.
단, 함께 협업 중이던 대행사-렙사가 갑자기 커뮤니케이션 루프에서 빠지게 되는 상황은 딱히 좋은 그림은 아니다. 대행사-랩사가 매체사와 협의하기 어려웠던 사항을 광고주가 직접 문의한 후에 "제가 물어보니 되던데요?"라고 문의하는 것만큼 이상한 질문은 없다. 매체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대행사 응대보다 광고주 응대에 두 배 세 배 조심할 수밖에 없다. 또한 미팅 추진 시 광고주-매체사 독대보다는 함께 일하는 대행사-렙사를 함께 초청하는 것이 현황 공유와 파트너십 유지에 더 도움이 된다는 점도 잊지 말자.
대행사 담당자 얼굴이 시커먼 것은 피곤해서가 아니다.
요약
목표 수립을 명확히 한 후에 흔들리지 말자
고객 여정 변화를 눈여겨 봐서 신생 매체를 적극적으로 집행해보자
매체 효과성 없이 할인율에만 현혹되지 말자. 단, Beta 할인/무료 집행은 적극적으로 추진
매체 기획부터 소재 제작까지, 미디어렙사의 데이터 뱅크를 활용하여 더 탄탄히 하자
매체 담당자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전일무이한 집행 사례를 만들어 보자
많은 Tip이 파트너와의 협업, 상호 신뢰와 파트너십에 기반한다는 점에 필자도 놀랐다. 실제로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체크해서 하달하는 광고주와 조금 놓치는 부분이 있더라도 파트너사를 믿어주고 여러 가지 조언을 물어가며 적극적으로 협업하는 광고주, 둘 다 겪어본 경험에 따르면, 더 능동적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할 수 있는 환경은 분명 후자였다.
언제든지 필요할 땐 외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