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by 이숙자

나는 몰랐다

내가 노인이란 걸

나이도 잊은 채 젊은이들과 함께

청춘인양 날개 달고 살았으니


몸이 아프고야 알았다

아, 내가 나이 든 노인이었구나

그래 아플 때가 되었지

살아낸 세월만큼 모든 건 소멸되는 것


대학병원 729호실 간호병동

누군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함께

잠시 내 몸도 눕는다

누군들 생의 비밀을 알랴


며칠 병원에 머물 준비를 하며

독서는 얼마나 하려고 시집도 책도

스케치 북도 챙긴다. 그냥 쉬면 될 일을

아파서도 시간이 아깝다고 요란스럽다


생이란 살아있기에 찬란하다는 걸

살아있기에 뜨겁게 사랑할 수 있고

살아 있기에 매일 꿈을 꾸며 살 수 있고

살아있기에 내 생에 감탄한다


아직은 세상이 좋아서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끈 한 자락 붙들고

행복과 불행이란 손바닥 양면과 같은 거라고

밀려오는 거센 파도가 말해 준다. 살아내기만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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