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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자 Jan 17. 2021

인생 최고의 선물, 노트북을 받았다

오마이 뉴스에 송고한 원고료가  노 트북을 사는 꿈이 되었다 


지난해 오마이 뉴스에 사는 이야기 글을 1년간 송고하고 채택된 원고료를 연초에 받았다.  그 돈으로 나는 노트북을 사기로 결심했다. 


며칠 전 택배가 하나 왔다. 열어보니 노트북이었다.  발송지가 용인인 것을 보아 세쨋 사위가 보낸 거였다. 컴퓨터에 대해 잘 모르는 나는 사위에게 부탁해서 노트북을 좋은 걸로 골라 사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랬더니 노트북을 사서 보낸 것이다. 사위와 손자가 알아서 필요한 프로그램을 설치를 했다 한다. 고마웠다.


나는 지난해 <오마이 뉴스>에  사는 이야기 글을 송고하면서 꿈이 하나 생겼다. 원고료를 모아 노트북을 사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었다. 어떻게든 사려고 하면 무슨 돈으로 던 사겠지만 그렇게 사기는 싫었다. 오로지 내 힘으로 내가 좋아하는 걸 사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살면서 처음 있는 일인 것 같다.  그런 일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일단 목표는 세웠다.


목표가 있으면 삶의 태도가 달라진다.  온 마음을 모아 해야 할 일에 집중을 하게 된다. 날마다 마음을 가지런히 하고 한 가지 생각에 몰입을 하고 잡념을 줄일 수 있어 그 또한  좋은 점이었다. 아무 목적 없이 하루하루 살다 보면 삶은 그저 흘러가는 시간일 뿐이다. 나는 처음으로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며 글 쓰기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 살면서 이런 일도 있구나' 싶던 나날들

사람은 꿈을 꿀 때 아름답다.  꿈이란 삶의 윤활유와 같은 것이다.  

  

 세쨋딸은 지난해 방학이 되어 아이들과 한국에 다니러 나왔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코로나 확진자가 불어나면서  다시 돌아가지 못하고 삶의 근거지를 남겨 놓은 체 우리와 함께 살게 되었다. 나는 글을 써야 할, 이야기 소재가 많아졌다. 글은 '오름' 등급에도 채 댁 되고, 원고료가 쌓여갔다. 원고료가 쌓일 때마다 목표를 향해 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지난 2020년 3월에는 뉴스 게릴라 상까지 받는 기쁜 일도 있었다. 나는 상상도 못 한 일이다.  보너스까지 받고 책 선물도 5권이나 받게 되고 깜짝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너무 기뻤다. 나는 살면서 이런 일도 있구나 싶어 울컥했다. 지난 세월 쉬지 않고 열심히 살아온 날들이 그냥 살아온 건 아니었구나 싶어 내심  마음이 뿌듯했다.


 하루아침에 자기의 역사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살아왔던 삶의 내공이 글을 쓰는데 하나의 지렛대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젊은 날 힘들었던 세월들이 나를 빨리 어른으로 성장시켰다. 항상 쉬지 않고 열심히 성실한 삶은 살아가는 습관을 가지고 살게 되었다.  내 성공을 위한 삶을 살기보다, 최선을 다 해서 사는 삶을 택하고 열심히 살아왔다.


오랫동안 다도를 한 경험 등이 글 쓰는 소재를 만들어 주고,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를 주었다. 내 동굴 안에 꽁꽁 숨겨 놓았던 보물들을 꺼내어 놀면서 글을 쓰고 어렵고 힘든 순간을 참아냈다. 나이 든 우리 부부만 살다가 가족이 많아지고 삼시 새끼 밥해 내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새로운 일이 많은 딸에게 집안 살림 도움은 받을 수는 없었다.


다시 노트북을 들고 나설 날들 그리며


나는 일 년을 정말 열심히 살아냈다. 내가 여태껏 인생을 살면서 이 처럼 긴장하면서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살아왔다. '오마이 뉴스'에 보낸 글과 다른 글을 더해서 에세이도 출간했다.  내 나이 올해 78세, 생각하면 놀랍다.


 금방 80살이란 나이가 되어간다. 그러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오히려 젊어서 잊고 살았던 많은 이야기들이 내 글씨기에 도움이 되는 듯하다. 지금이 내 삶의 제2 전성기라고 말하고 싶다.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지금이다. 글 잘 쓰는 사람과는 비교는 안되지만 나만이 쓸 수 있는 내 글을 쓴다.


 지난해 원고료가 노트북 하나 살 정도로 원고료가 모았다. 나는 생각했던 대로 목표를 이루고 꿈도 다시 꾼다. 내 나이 몇 살이 되어서 생의 끝날지는 모르지만 나는 내 정신이 살았있는 한, 글을 쓰고 즐기면서 생을 마감할 것이다. 오늘에서야 노트북을 꺼내어 글을 쓰는데 너무 감개무량하다.  흥분된다. 세상은 참 살만 하지 않는가. 내 나이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 수 있으니 말이다.


 남이 보면 노트북 하나 가지고 웬 요란일까 싶지만 나에게 가지는 노트북은 특별하다. 일 년 동안 <오마이뉴스> 송고한 글의 원고료 덕분에, 나는 또다시 글을  쓰고 꿈을 꾼다. 내 인생의 최고의 선물이 될 것 같다.


코로나가 끝나면 백팩에 노트북을 넣어, 젊음으로 돌아가 자유롭게 여행을 가련다. 또, 카페에 가서도 글을 쓰면서 나머지 인생을 즐길 것이다. 즐긴다는 것은 돈으로 다 되는 것이 아니다. 진정 자기가 좋하는 걸 하면서  사는 것 일이다. 


"나는 희망한다. 내 삶을 즐기고 살자고, 그래 즐기자"


그런데 반전,


 " 엄마 그 노트북은 일 년 동안 수고한 엄마에게 주는 세쨋 딸네 가족의 선물이에요." 


그러면  "원고료는 통째로 남았는데 어디에 쓰지?" 고민 좀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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