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속도는 나이와 비례한다

신생아부터 키운 손자가 어제 군입대를 했다

by 이숙자

시간의 속도는 나이와 비례한다는 말이 있다. 나이가 20대면 20km 30대면 30대 m, 그러니 70대가 넘은 나는 70km가 넘게 달리고 있다. 참으로 세월이 쏜살 같이 지나간다는 표현이 맞다. 빨리 지나가는 세월 앞에 마음만 바빠진다. 그러나 바쁘게 생각한 들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인생이 흐르듯 삶을 세월에게 맡기고 최선을 다 하고 살아갈 뿐이다.


며칠 전 둘째 딸 부부와 손자가 함께 집에 왔다. 손자가 군대에 간다고 한다.


나는 손자가 세상에 태어난 지 3주 만에 손자를 우리 집에 데려다 7년을 키워 딸에게 보냈었다. 그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1년이 되었다. 세월은 바람처럼 쏜살같이 지나갔다. 7년이란 세월, 손자와의 살아온 추억도 많이 쌓였다. 손자는 여섯 살이 넘으면서 항상 나에게 해 주는 말이 있었다. " 할머니 제가 자라면 할머니 보호자 해 줄게요"라고 말했는데, 벌써 자라 나를 보호해 줄 정도가 되었다니 참 세월에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손자는 올해 21살인 대학 새내기다. 설레는 마음으로 지난해 대학을 갔지만 꿈에 그리던 대학생활은 아니었다. 코로나 19라는 뜻하지 않은 감염병으로 마음껏 캠퍼스를 누비며 대학생활의 낭만을 즐길 여유도 없고 새로운 문화를 접해 볼 수도 없는 현실은 답답하기만 했으리라. 대학이 아닌 고 삼의 연장이나 다름없이 컴퓨터 앞에서 온 라인 수업을 하며 갇혀 지내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대학이란 꿈을 안고 12년을 달려왔지만, 대학 생활, 새내기 의 풋풋한 추억을 도둑이라도 맞은 듯 허망하다고 손자는 말했다. 어쩌랴, 코로나는 누구의 탓도 아닌 인류의 재앙이 거늘, 손자는 학교 기숙사와 집을 오가며 대학 1년을 지내왔다. 언제 코로나가 멈추고 대학 생활을 할까 기다려 왔으나 그 기대는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코로나 확진자는 줄어들지 않고 기다림은 기약이 없는 나날이었다.



손자는 여러 가지 고민 끝에 군대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에 기술병 지원을 하고 시험을 보게 되었다. 다행히 합격을 해서 어제 입대를 하게 된 것이다. 요즈음 다수의 젊은이들이 군대를 지원해서 간다고 한다. 코로나로 대학생활을 원할이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군대 가는 것도 경쟁률이 있다고 하니 새로운 변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군대 생활을 1년 6개월이라고 한다. 지금 군 입대하는 학생들은 군 생활 동안 코로나가 멈추고, 새롭게 예전처럼 정상적인 대학생활을 희망하며 군대에 간다고 하니 현명한 선택인 듯하다. 이제는 백신도 나오고 일 년이 지나면 정말 코로나가 멈추어 있기를 간절히 희망해 본다.



손자가 대학생이 되고 군입대를 한다고 찾아오니 참 만감이 교차를 한다. 어린애를 키웠던 지난날들이 되살아나고, 그만큼 많은 세월이 흘러 세상이 변했구나 싶다. 세월이 가면 사람은 노화가 오고 늙어지기 마련이다. 그 늙음을 잘 살아내야지 싶은 생각이 든다. 나머지 삶은 나이 듦을 멋지게 살아 가는 게 관건이다.


사람은 살면서 누구나 자기가 넘어야 하는 삶의 여정이 있다. 여정을 지나고서 자기의 역사를 만들 간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남자라면 누구나 군대에 가는 것이 국민의 의무이기에 언제 가도 가야 한다. 이왕 가야 할 일이면 빨리 다녀와야겠다고 결정했다고 하니 잘한 일이다.


대학 생활 일 년, 학교 교정에서 누릴 수 있는 풋풋함도 없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수없이 집에만 갇혀있었느니 많이 답답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대학생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지루하고 재미없는 일 년을 보내고 나니 허망하고 무엇인가 잃어버린 듯하다고 손자는 말했다.


대학에 들어가면 친구도 만나고 미팅도 하고 재미있는 일이 많은 거란 기대는 사라지고 말았다. 세상은 많이 변했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와 상황이 앞으로 어떤 세상이 다가올지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변화하는 세상에 어떻게 적응하고 살아야 하는지 궁금하고 두렵다.


군대란 집단생활도 쉽지 않겠지만 손자가 자기의 삶을 한 계단 건너가는 과정을 통해 좀 더 단단해지고 성숙한 사람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부모와 가족을 떠나 외로움을 견디다 보면 가족의 소중함과 세상을 많이 배우게 될 것이다.


논산 훈련소 앞

내게는 손자이지만 남 다르다. 같이 살아온 세월이 길어서 일 것이다. 마치 자식이 군대에 가는 것처럼 마음으로 염려가 된다. 지금은 군대 생활은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마치 물가에 내놓는 아이 같다. 잘 지내고 오기를 기도해 본다. 손자가 잘 자라서 대한민국의 군인이 된다는 사실이 흐뭇하고 자랑스럽다.


어제 딸 부부와 손자는 논산 훈련소로 떠났다. 삶은 늘 상 헤어짐과 공존한다. 나는 그 시간이 힘겹다. 손자는 군대 생활 1년 6개월 잘 마치고 돌아와서 자기 삶을 한 계단 건너갈 것이다. 세월이 가고 나이가 들면 그 속도에 따라 더 성숙한 인격으로 세상 속으로 들어가 살 것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엄마도 당연 한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