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힘들었던 이번 책 출판,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는지 말로 표현하기 싫을 정도다. 출간할 글을 컴퓨터에서 열심히 퇴고하던 중 원고가 날아가버린 황당한 순간부터 힘들기 시작했나 보다. 2020년부터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일 년에 한 권씩 책을 낸 셈이다. 이건 출판사 계약이 아닌 독립 출판이기에 누구에게 책 냈다고 말하기도 망설여진다.
글을 쓰고 책을 낸다는 것은 내가 살아가는 나의 삶을 확인하는 작업이기도 했다. 나이 들어 자칫 우울하고 허무해 오는 시기 나는 글을 쓰면서 그런 시기를 두근거리는 세상과 마주하면 살았다. 요즈음 글 잘 쓰시는 분들이 너무 많다. 때론 주눅이 들려는 생각이 밀려오지만 비교하면 나는 더 힘들어진다.
세상에는 많고 많은 사람들이 각자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열심히 살고 있다. 누가 잘하고 잘 못하고의 기준이란 없다는 생각이다. 나는 나로서 유일한 내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나를 위로한다. 어쩌면 나처럼 나이 많은 분들이 브런치에 얼마나 계실까? 때때로 그게 궁금하다. 하지만 어쩌랴, 나는 나로서 행복하고 주변 모든 사람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
글을 쓰는 것도 어쩌면 나이 들어가면서 외로움을 견디려는 한 방편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과 비교한다는 것은 어불 성설이다. 오랜 세월 동안 문학의 세계에서 갈고닦은 실력으로 글을 쓰는 분들 일 것이다. 나는 글쓰기 수업을 받고서 글 쓴 경력이 많지 않다. 내가 글을 잘 쓰려는 것은 욕심일 것이다.
그냥 매일 살아가면서 소박한 나의 일상을 느낌 그대로 글을 쓰고 있다. 유난히 힘들었던 이번 출간, 사람 사는 일이 어찌 마음대로 살아질까, 마음 불편한 일이 있어도 내려놓아야 내가 편해진다. 나이 탓인지 힘든 일, 누구와 갈등하는 일이 있으면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인쇄소에서 책이 나왔다고 연락이 왔다. 기쁨과 설렘으로 마주해야 할 책을 보면서 유난히 어렵게 나온 책들을 바라보니 산고를 겪고 나온 자식처럼 마음이 애틋해 온다. 이번 책은 양이 많지 않아 정말 소중한 분들에게 책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건네주고 싶다.
시간이 지나가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삶이란 순간순간이 모여 역사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오늘 내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돼 새김질하면서 하루를 보내야 할 것 만 같다. 내 책을 건네받은 분들이 조금이라도 따뜻한 마음의 온도를 느끼시며 공감해 주신다면 더 바랄 것 없겠다.
82세, 나는 글 쓰는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