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치료를 받고 알게 된 것

임플란트 시술을 받고 아픈 날들의 기억들

by 이숙자

언제부터인가 어금니가 시큰거리고 느낌이 좋지 않았다. 잇몸이 안 좋아서 그러려니 생각하고 미루다가 남편이 치과에 간다기에 따라가서 치료를 받았는데 의사 선생님은 "이가 염증이 많아 빼야 할 것 같습니다"라는 진단을 내렸다. 진즉에 치과에 다니면서 이를 잘 살펴야 했었는데, 미련스럽게 미루어 온 결과다.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있다. 치과치료는 빚을 내서라도 서둘러야 한다는, 그 말이 맞는 말이다. 그만큼 서둘러 치료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며칠 뒤에 다시 치과에 가서 어금니를 빼고 얼마 지난 후 임플란트 시술을 했다. 마취를 하고 나서 한참을 기다린 후 잇몸에 드릴로 나시를 박았다. 한 개를, 이어서 또 한 개를, 느낌으로도 섬뜩하다. 마취는 했지만 맨살 속에 나사를 박아 넣는 드릴 소리가 소롬이 돋을 정도로 들린다. 아프고 힘들어 눈물이 나오려 한다. 한참을 입안에서 작업을 하던 의사 선생님은 "다 끝났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을 했지만 그 말소리는 들리지만 대답조차 나오지 않는다.


시술은 잘 끝났다. 입안이 욱신거리고 아프다. 내 입이 아닌 듯 볼이 붓고 정신이 몽롱하며 어질어질해서 걸음 걷는 것도 힘이 들었다. 정신없이 집으로 돌아와 얼음찜질을 해보지만 볼은 자꾸 더 부어오른다. 내가 엄살을 하나 싶어도 아픈 걸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이가 아픈 건 턱밑 목과 신경이 통하는 듯하다. 세수할 때 목을 씻으니 아픈 느낌이 그렇다. 아프니 힘들고 불편했다.


아파도 밥은 먹어야 하고 그래야 약도 먹는다. 사람은 먹어야 생명을 이어가는 엄숙한 일이다. 병원 가기 전 만약 몰라서 쌀을 담가놓고 갔다. 죽을 먹어야 할 것만 같아서, 집에 와서 담가 불린 쌀에 된장을 풀고 시금치와 버섯을 넣고 멸치도 한 주먹 넣고 죽을 끓인다. 이런 때는 누가 죽이라도 끓여 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을 하지만 허사다. 밖에 나가서 사 먹는 것도 귀찮다. 별 수 없이 내가 해 먹어야 하는 것이다.


남편은 본인이 아프지 않으니 아무 느낌이 없다. 나이가 많아지니, 내가 돌보아 주어야 하는 아이가 된다. 우리 시대는 남자들이 부엌을 들어오지 않았다. 그 습관은 지금까지 이어 오면서 부엌일은 나 몰라라 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나는 아파도 부엌은 떠날 수가 없다. 견딜 만큼은 되기 때문에 밥상을 챙기는지도 모르겠다.


사람의 몸은 먹지 않으면 금방 몸이 반응을 한다. 아무리 아파도 밥을 먹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먹지 않으면 면역력이 떨어져 아픈 곳이 빨리 낳지 않는다고 간호사는 당부말을 했다. 입맛이 없어도 먹어야 하고 먹기 싫어도 먹어야 한다. 잇몸과 입안이 아프니 온 신경이 쓰여 아무 정신이 없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몸이 아프니 슬프다. 얼마나 아파야 살다가 죽는 걸까? 별일도 아닌 일에 별 생각을 다 하게 된다.


평소에 아프지 않을 때는 몰랐던 일들,


몸이란 참 신기하다. 누구는 우리 몸을 소 우주라 말했다. 그만큼 신비한 구조가 우리 몸인 듯하다. 매일 먹여야 하고 씻겨줘야 하고 옷도 입혀야 하고 재워줘야 한다. 그뿐이 아니다. 우리는 날마다 우리 몸 하나를 건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살아간다. 몸에게 투자하는 시간이 생활의 전반을 차지한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이가 아프지 않았을 땐 몰랐던 일이 아프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이 건강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 정말 멀 정하고 건강할 때 잘 관리해서 이 아픈 것을 예방해야 한다. 나는 이제 나이 들어 많은 살아갈 날이 얼마 남아있지 않지만 이는 젊어서 신경을 써야 삶이 질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가 좋지 않으면 음식을 마음대로 먹을 수도 없고 삶의 질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먹을 수가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즐거움 중 가장 큰일이 먹는 즐거움이라 말하는데, 잘 먹지 못하면 그만큼 삶이 즐겁지가 않다. 삶이 질이 떨어지니 행복하지 못하고 우울해진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 중 가장 중요한 일이 몸의 건강을 잘 돌보아야 하는 것은 누구나 알고 실행을 하면서 살아간다. 그 일이 삶인 것이다.


며칠을 나사를 박아 놓은 잇몸이 욱신거리고 더욱이 입술까지 터져 음식을 먹기도 불편했다. 날마다 약을 발라도 쓰리고 아펐다. 저녁이면 아픈 걸 잊으려 일찍 잠자리에 누우면 많은 공상이 머리에 꼬리를 물고 잠이 오지를 않는다. 병원에서 아픈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고통을 하면서 견딜까, 별것 아닌 일로 나는 요란을 떠는 듯한다.


나는 아침이면 눈을 뜨고 항상 하는 일이 있다. 아프지 않을 땐 감사한 마음으로 명상 음악을 들으며 발차기부터 20분 정도 한다. 한때 무릎이 아파 걷기에 고생했기 때문에 신경을 쓴다. 아침이면 꼭 하는 운동이다. 그게 효과를 보는 듯하다. 꾸준히 노력한 덕분에 걷는 건 아무 문제가 없다. 걷지 못하면 그 불현함 이란 말할 수 없다.


오늘 아침 눈을 뜨고 몸의 상태를 살핀다. 입술도 딱정이가 앉은 듯 쓰리지 않고 잇몸 입안도 욱신거리는 기미가 없어졌다. 신기했다. 시간이 약이라고 하더니만. 언제 그렇게 아팠나 할 정도로.


시간이 지나니 몸에 변화가 왔다. 많이 아픈 게 멈췄다. 아주 말끔하지는 않지만 힘들지 않다. 입술도 딱정이 이가 앉아 아프지 않고, 나는 참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몸이라는 것이 때가 되니 회복하고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놀라웠다. 며칠 동안 아프고 힘들었던 마음이 싹 사라지고 홀가분하다.


모든 것은 견디다 보면 다 지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주어진 생명의 유한 함은 어느 날 멈추어지는 끝점이 있을 것이다. 나이 들어 질병을 탓하기 전 내가 이기고 잘 관리하며 생을 살아감이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 된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더 많은 질병이 찾아올 것이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아픔도 잘 받아들이며 잘 견디어 내야 하는 것이 우리네 삶인 듯하다.


이가 아프고 나서 새롭게 우리의 몸의 신비를 알게 되었다. 아프면 힘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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