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동백꽃을 보셨나요

떨어져 누워 있는 동백꽃을 보면 언제나 마음이 처연해진다

by 이숙자


3월이 되면 아파트 단지 안에 빨간 동백꽃이 피어난다. 잎이 푸른 나무에 매달린 꽃을 볼 때는 기개가 당당해 보여 기분이 가뿐하고 미소가 절로나온다. 그러나 꽃은 시들기도 전에 한 송이 한송이 후드득 후드득 땅 위로 떨어져 처연하게 누워 있다. 마치 누가 오기라도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파 어찌할 줄을 모르겠다. 사랑하는 님을 기다리는 그리움일까?


'무슨 연유에서 너는 시들기도 전에 떨어져 살아 있는 체로 누워 누구를 기다린 단 말인가.' 눈과 마음까지 타오르는 저 선연한 빛으로 무엇이 한이 되어 떨어져 누워 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사람의 생명이 다 하는 것이나 꽃이 명을 다하는 것은 무엇이 다른가, 떨어져 누워 있는 동백꽃을 보면서 생과 사의 갈림길을 생각해 본다.


생과사는 순간으로 갈라서는 강을 건너 가는 것 같은 것이다. 인생도 살아 있으면서도 어느 날 순간 획 날아 다음 생으로 옮겨 가고 말게 되니 말이다. 그래서 모든 생물을 살아 있을 때 살아 있음을 축복해야 하지 않을 까 생각한다. 동백꽃이 피면 동백꽃이 지천인 선운사에 가고 싶다. 많은 시인들이 시로 읆어 아름다움을 표현했고 가수들 또한 선운사의 동백꽃을 노래했다. 나는 동백꽃이 피면 유난히도 선운사가 그립고 그곳에 누워 있는 꽃들이 보고 싶다.


그래서 동백꽃이 피면 선운사 동백꽃 시도 읽고 노래도 듣는다.


송창식의 노래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바람 불어 설운 날에 말이에요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드득 지는 꽃 말이에요

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 맘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 떠나실 거예요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에요

있나요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득 지는 꽃 말이에요


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 말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 떠나실 거예요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있나요


눈물처럼 동백꽃이 지는 그곳 말이에요


나는 지는 동백꽃을 보면서 송창식의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노래를 들으며 동백꽃을 보낸다.

내년에 다시 만나기를...


작년에 그린 동백꽃과 동박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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