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프로필 사진은 왜 꽃밭일까

엄마라는 이름에 대해 생각해보는 날

by 이숙자

여름의 시작인 6월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을 먹고 산책을 간다. 때로는 귀찮아 그만두고 싶은 날도 있다. 누구나 산다는 것은 몸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먹고 자고 운동하고 자기가 먹는 음식은 무얼 먹을까 주시면서 살아간다. 건강한 습관 만들며 매일 반복되는 똑같은 일상을 살아내야 하는 일이다.


산책하는 곳 풍경은 매일매일 계절의 따라 변화한다. 겨울에 헐벗고 나뭇가지만 앙상하던 나무는 어느 사이 나뭇잎이 무수히 매달려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다. 녹색의 그늘 은 사람들이 쉬고 사람들은 뜨거운 햇볕을 피해 그늘 아래로만 걷는다. 녹색의 푸른색만 보아도 상쾌하다.


신이 인간에게 베풀어 주는 계절의 변화가 놀랍다. 사람들이 지루 할 틈이 없이 마법처럼 계절을 바꾸어 놓는다. 계절마다 보여주는 풍경은 인간에게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계절은 나름 그 계절에 맞는 아름다움과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 있다. 예전에는 생각 없이 계절이 바뀌난 보다 하고 살았는데 글을 쓰면서 자연을 바라보는 시전이 달라졌다. 산책길에서 매일 만나는 풀한 포기 꽃 한 송이도 반갑고 고맙다.


여름 햇살이 아무리 뜨거워도 그늘 속을 걷고 있으면 시원한 바람은 살랑살랑 볼에 와닿는 기분도 상쾌하다. 이제는 여름의 절기인 입하도 지났다. 여름은 여름만이 가지고 있는 느낌이 다르다. 사람들은 집에서만 머물지 못하고 밖으로 나와 여름을 즐긴다. 날씨가 춥지 않으니 자유롭다.


꽃도 계절이 바뀌면 계절에 맞는 꽃이 피고 지고 자연의 순환 법칙을 어김없이 지켜내고 있다. 내가 살아가는 즐거움 중 하나는 계절마다 바뀌는 자연을 바라보며 철 따라 피는 꽃과의 만남이다. 계절마다 새롭게 피는 꽃을 만나는 기쁨이 내 삶을 채워주며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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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찔레꽃 그림


매일 산책을 하며 꽃 사진을 찍고 꽃들과 말을 걸며 꽃들을 유심히 관찰한다. 그리고 매일 꽃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세상사 잡념도 사라지고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꽃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유난히 꽃을 좋아하는 것은 여자들이다. 오늘도 산책 길에 보이는 꽃을 몇 장 사진을 찍고 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설거지를 하면서 갑자기 드는 생각이 있다.

엊그제 셋째 딸이 보내 준 카톡을 열어보니 김진호 가수'엄마의 프로필 사진은 왜 꽃밭일까' 하는 노래다.

"엄마 한번 들어 보세요" 카톡을 열어 노래를 듣고 있자니 마음이 울컥해진다. 가사 내용에 공감이 되면서 마음이 아릿해 온다. 엄마라는 삶은 항상 나는 없고 엄마라는 이름만 있다. 자식들은 엄마가 자녀나 가족에게 해주는 일은 무엇이나 당연한 듯 알고 살아간다.


엄마 자기의 삶이 있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생기고 가족을 돌보면서 엄마는 본인의 삶은 잃어버렸다. 어느 날 자녀들이 떠나고 돌아보면 외롭고 허전한 엄마의 삶은 꽃을 보면서 위로를 받는다. 엄마도 때로는 엄마가 아닌 나를 찾고 싶은 때가 있다.


노래 가사는 엄마는 여행 한번 가는 것도, 옷을 한 벌 사 입는 것도 어색해진 사람, 바쁘게 사는 게 당연한 사람, 엄마라는 이름만 있고 나는 없는 사람, 오로지 가족과 자녀들을 위해 살다가 생을 마치는 사람이 엄마다.

엄마가 꽃일 때 찾아왔던 벌들도 떠나고 빈 껍질만 남는다. 그때의 외로움은 아무도 모른다.


살면서 어느 날 길을 가다가 동네 담벼락에 피어있는 꽃을 보면서 걸음을 멈추고 폰에 저장을 해 놓고 자신을 위로하는 사람이 엄마라는 이름이다.


자녀들은 자라서 곁을 떠나 그들의 삶을 살아가고 엄마는 빈 둥지에 남아 폰 사진의 꽃을 보면서 자신의 삶을 뒤돌아 보며 허전함을 달랜다. 그 누가 엄마의 삶을 다 이해할까, 수많은 날 엄마로서 살아온 삶을 엄마만이 아는 삶이다. 사람은 아무리 가까워도 자기 만의 삶이 있다.


엄마 들은 폰에 저장된 과 꽃밭을 보면서 마음이 환해지고 위로를 받는다. 사람에게서 받지 못하는 위로를 꽃을 보면서 스스로 위로를 받는다. 그래서 엄마의 프로필 사진은 꽃밭을 저장하고 위로를 받 않을까 하고 생각을 해본다. 그 누구에게서 받지 못하는 위로를 꽃들이 해 준다.


나는 결혼하고 아이들 넷을 낳아 기르면서 세월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바쁜 시간을 보내왔다. 오로지 자식들 네 명을 잘 키워 내려는 마음으로 전심전력을 다 하고 살아낸 날들이다. 이제는 자식들이 다 떠나고 빈 둥지 같은 느낌이다. 몸은 나이만큼 예전 같지 않다. 자녀들도 자기들 삶을 살아내기도 바쁘다. 서로의 삶이 있다.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즐기며 내 삶을 살아간다. 산다는 것은 외로움이지만, 그렇다고 항상 가족이 함께 살 수는 없는 일이다. 사람은 누구나 외롭게 사는 것이 삶의 본질이다. 사람 사는 일은 나이에 맞게 살아야 편하고 좋다. 그저 조용히 마음을 한가로이 하면서 담담히 살아가는 게 자유롭고 좋다.


내가 정말 나이가 들어가는 가 보다. 사는 게 자꾸 생각이 많아지고 날마다 나를 찾아 떠나는 삶의 여정을 가꾸어 가는 지금이 좋다. 한 없이 자유로운 지금이, 살면서 나이를 말할 때 별로 동요되는 이제는 매달 달력을 넘길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 다시 오지 못할 내 시간을 아끼려 한다. 한 달이 아니 일 년이 쏜살 같이 가고 있다.

가는 세월이 아쉬워 붙잡고 싶은 마음이지만, 자연의 섭리를 인간의 미약한 힘으로 어찌 붙잡을 수 있을까, 가면 가는 거고 오면 오는 가 보다 하고 살뿐이다. 이 위대한 자연 앞에서는 인간은 아주 작은 존재 일뿐.


'엄마들 프로필 사진에 꽃밭이 있듯' 나도 내 꽃밭에서 꽃처럼 살고 싶다. 날마다 꽃그림을 그리면서 마음 가는 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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