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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자 Oct 04. 2021

 내 나이 78세, 글을 쓰고 두 번째 책이 나왔습니다

칠십 대 후반, 노인정 대신 나는 서점을 갑니다

첵 표지

1944년생, 내 나이 78세, 3년 차 글을 쓰고 두 번째 책이 나왔다. 늦게 시작한 만큼 최선을 다해 열심히 글 쓰기를 하면서 더듬더듬 쓴 글이다. 글을 쓰는 3년은 어떻게 시간이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세월이 빨리 흘러갔다. 글을 쓰면서 보낸 시간은 다른 사람이 아닌 온전히 나의 내면과  만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나의 존재를 잊고 살았던 날들, 자녀들의 엄마 남편의 아내보다도 나를 찾아가는 소소한 일상의 여정은 나를 충만하게 해 주었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의 무게라는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미지의 세계를 뚜벅뚜벅 걸어가는 나를 타인의 시으로 바라보면서 '너 잘 살고 있다'라고 나에게 응원을 해다.


80십이 되어 가는 나이, 생각하면 거부할 수 없는 노인세대다. 그러나 나는 기죽지 않고 젊은이들, 아니 어쩌면 딸들과 같은 사람들과 공부하면서 같은 길을 걷고 있다. 때때로 가슴 밑바닥 한편에 찾아오는 외로움은 내가 견뎌야 하는 내 몫이지만, 그냥 나는 나로 의연하게 살아가려는 의지를 다진다.


2년 전부터 코로나라는 전염병이 세상을 휩쓸고 지난 간 날들은 우리의 삶을 완전히 잠식을 할 정도로 어렵고 힘든 나날이었다. 그러나 그 힘든 시간을 나는 서점을 다니면서 작가 강연을 듣고 책을 보고 서점에서 만난 사람들은 내 인생의 봄날을 맞이하듯  매일  바쁘고 정신없이 지나가는 나날이었다.


코로나로 자유롭게 사람을 만나고 가고 싶은 곳을 마음 놓고 다닐 수 없는  때, 서점과 글쓰기가 아니었으면 어떻게 견뎌 낼 수 있었을까, 생각하면 아득하다.  서점을 다니며 작가 강의를 듣고 글 쓰는 시간은 나를 살게 하는 시간이었다.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신은 사람에게 견딜 만큼의 고통을 준다고 말했다. 


글 쓰기를 병행해서 해야 하는 일이 많았다. '오마이 뉴스'에 사는 이야기 글을 송고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일도 즐겁고 마음이 흐뭇했다.  브런치에도 글을 쓰고 많은 작가님들의 삶을 엿보며 응원의 댓글은  용기와 더불어 내 삶의 시선을 넓혀주는 기쁜 일이다.


글을 쓰면서 내 삶이 유연해졌다. 사람들 바라보는 시이 달라졌다. 잘 살아야 글도 잘 쓴다.


나는 글을 쓰기 전 닮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미국의 동화작가이면서 자연 속에서 멋진 정원을 만들고 자유롭고 멋지게 살아가는 '타사 튜터'의 삶을 그리워했다. 혼자서 자유롭게 원하는 걸 만들고 항상 열심히 살았던 멋진 사람, 쉬운 삶은 아니지만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꿈을 꾼 적이 있다. 그러나 꿈은 멀리 있지만 책을 내고 글을 쓰는 것 하나는 이룬 것 같다.


 세월은 붙잡고 싶어도 마라톤이라도 하듯 쏜살 같이 달려가고 있다. 황혼인 내 삶은 얼마나 남아 있을지 모르는 지금, 나는 무엇을 하면서 나머지 삶을 살아 낼 것인가? 늘, 생각의 조각들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젊은 사람의 시선으로 보면 인생을 다 살아온 분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 걸까? 라며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나만의 삶을 살아가는 빛나는 일상들이 있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 중에서 오늘 지금이 내 마음대로 살 수 있는 자유 시간이다. 인생을 두려움 없이 살아가려면 오직 자기 자신을 믿고 살아야 하는 일이다. 내가 나를 믿고 응원하면서 당당히 살아갈 때 두려움이 없이 살아갈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외롭다. 자기 자신이 몰입하고 살 수 있는 일이 있어야 외롭지 않고 나의 세계 속에서 내가 충만하게 살아갈 수 있다.


내가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는 정말 간절함이 있어야 내가 원하는 목표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지금도 날마다 일상이 늘 새롭고 늘 설렌다. 내가 좋아하는 일들이 나를 기다리기 때문이다. 인생이란 어차피 내가 만들어 가고 내가 즐기는 삶의 연속이다. 작고 소소한 일에서 만족하고 마음의 평화를 갖는 것도 나를 살리는 일이다. 내가 나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2021년도 곧 저물어가는 10월이다. 다행히 두 번째 책을 낼 수 있는 결실이 있어 감사하다. 혼자서는 도저히 해 낼 수 없는 일. 옆에서 많은 분들의 격려와 응원이 나를 있게 해 주었다. 또 많은 도움이 되어 준 배 작가님, 서점 대표, 옆에서 묵묵히 응원해 준 남편과 가족들, 주변에서 항상 응원의 글을 보내 준 작가님들 모두가 고맙지 않은 분이 없다.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다. 나는 앞으로의 삶도 자유롭게 많을 걸 사랑하며 소소한 나만의 길을 담담히 글을 쓰며 살아갈 것이다. 그게 바로 내 행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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