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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자 May 16. 2022

봄 향기 가득한 아카시아 꽃떡의 맛을 아시나요?

아카시아 꽃이 피면, 떡을 찌고 봄맛을 느낄 생각에 마음이 바쁘다

계절의 여왕이라 말하는 5월이다. 세상 모든 식물들이 초록으로 물들어 생기가 넘친다. 봄은 나에게는 특별한 계절이다. 진달래가 피면 화전을 부치고 쑥이 나오면 쑥버무리를 찌고 아카시아꽃이 피면 아카시아 꽃떡을 쪄서 이웃과 나눔도 한다. 봄은 자연과 더불어 해야 할 일이 잔뜩이다. 나는 이 찬란한 봄을 축제하듯 살고 있다.

꽃은 기온에 따라 피는 시기가 조금씩 다르다. 지난주 전주에 갔을 때 아카시아꽃이 만발한 모습을 보았다. "아카시아꽃이 피었네." 꽃을 보고 오니 마음이 바쁘다. 공원 산책을 할 때마다 유심히 아카시아 나무를 살펴보는데 아직은 꽃을 구경할 수가 없었다. 군산은 언제 꽃이 피려나.


모든 것이 때가 있듯이 꽃도 예쁘고 싱싱한 순간은 며칠이다. 때를 놓치면 시들어 누렇게 변해 떡을 만들지 못한다. 예쁜 꽃이 피어나기를 기다리며 꽃 같은 마음이 된다. "사는 게 참 꽃 같아야"라는 말이 있다. 사는 게 고단하고 쓸쓸할 때 위로가 되는 말이다. 꽃이란 단어는 우리 삶에서 기쁨이다.


드디어 기다리던 아카시아꽃이 피었다. 어제 공원 산책길에 아카시아꽃을 따왔다.

          

           줄기째 따온 아카시아 꽃을 분류해 놓는다 산책길에 따온 아카시아 꽃


 꽃을 딸 때부터 꽃향기가 코로 훅하고 들어온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도 가볍다. 집에 돌아와 따온 아카시아꽃을 바구니에 쏟아 놓는다. 집안이 온통 아카시아꽃 향기로 가득하다. 눈 감고 있으면 숲 속 인양 기분이 상큼하다. 줄기째 따온 꽃은 줄기와 잎을 분리해 꽃만 다듬어 놓는다. 꽃을 만지는 느낌도 포근포근하며 꽃향기가 코안으로 들어온다. "참 사는 게 꽃 같아야"라는 말은 이 순간에 알맞다.

          

  떡 찔 재료 준비물 떡을 찌려면 여러 가지 준비물이 있어야 한다. 쌀가루와 팥, 단호박, 아카시아 꽃

 

꽃을 다듬고 아카시아 꽃떡을 찌기 위해 재료를 준비한다. 찜솥에 떡을 찐다.

         

                    찜 솥에 떡 찌기 삼베 보자기를 깔고 모든 재료를 넣고 떡을 찐다.


[아카시아 떡 찌기]

1. 쌀을 미리 담가 불려 놓아 방앗간에서 찧어다 놓는다. 
2. 아카시아꽃을 따다가 꽃을 준비한다. 
3. 팥을 삶아 놓는다. 팥은 너무 무르지 않게 적당히 삶는다.
4. 단호박을 하나 사다가 껍질을 벗겨 나박나박 썰어 놓는다. 
5. 준비된 모든 재료를 섞어 찜솥에 김이 나올 때까지 푹 찐다.


30분 이상 찐 떡을 젓가락으로 찔러 가루가 묻어 나오지 않으면 다 익은 것이다. 

          

                                완성된 아카시아 떡 완성된 떡은 사진을 찍고 소분을 한다.

              

                     이웃과 나눔을 하는 떡 떡을 소분해서 이웃과 나눔을 한다.


다 찐 떡은 커다란 접시에 담아 사진을 찍고 난 후 소분해서 아파트 이웃들에게도 나눔을 한다. 작은 나눔이지만 마음이 따뜻하다. 우리 부부는 찐 떡을 저녁밥으로 과일 한 조각과 먹었다. 한 끼 식사로 족하다. 호박과 팥의 달콤한 맛과 아카시아 향기가 입안에 가득히 퍼진다. 


마치 봄을 먹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행복해온다. 다도를 하면서 배운 전통문화와 음식 만들기는 내 삶을 더 풍요롭게 해 준다. 계절에 맞는 음식을 만들고 차도 만들고, 소소한 일들이 삶의 즐거움이다. 오월, 아카시아꽃이 필 때면 언제나 떡을 찐다. 계절을 맞이하고 보내는 일은 마음으로 집중하고 부지런을 내면 할 수 있는 일들이다. 


아카시아꽃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꽃이다. 어렸을 때부터 부르던 동요는 우리 마음 안에 추억으로 남아있어 꽃이 필 때는 꼭 아카시아꽃 동요를 부르고 꽃을 따서 먹기도 했다. 아카시아꽃은 입에 넣으면 달콤한 꿀이 있다. 아카 사아 꽃을 튀김옷을 입혀 튀기면 그 또한 별미다. 봄에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다.


산다는 것은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살아간다. 삶이란 날마다 시간 위에 그림을 그리는 무늬들이 아닐지. 오늘은 내 삶을 어떤 무늬를 그려 낼까? 항상 내 마음 안에서 나와 대화를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내 생각과 내가 내딛는 발걸음이 내 인생이 되고 내가 살아가는 역사가 된다. 


나는 매년 계절마다 자연이 내어 주는 선물로 풍요를 누리며 행복을 줍는다. 찬란한 봄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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