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이야기

군산에는 DJ가 있는 음악감상 카페가 있다

by 이숙자

군산 음악이야기 카페 사장님은 '카페이야기'라는 책을 출간했다.

살아왔던 날들, 사랑 꿈 인생이 다 담긴 책이다.


음악감상 카페 <음악이야기> 에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다. 아름다운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과 애정으로 < 음악이야기 >는 성장하고 있다. 카페 '음악이야기'를 응원하는 팬들도 있다. 암흑 속에서 불빛을 보며 어둠을 헤치고 가듯 힘들고 지친 인생에서 음악 이야기의 존재를 통해 위안과 힘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음악이야기>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카페 음악이야기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 채, 떠난 사람과 남겨진 사람의 숨결과 함께 세월의 강에서 계속 흐르고 있다. 카페이야기 책 뒷장에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카페 운영은 멈추지 않고 존재하는 이유가 분명 있었다.


<카페 <음악이야기> 에는 사랑이 있다. 소박하거나 은밀하거나 아픈 사랑. 안타가운 이별도 있다. 숨죽여 울거나 냉소적이거나 울며 불며 하는 이별. 그때마다 신청하는 음악도 다르다. 그들은 음악을 통해서 자신의 사랑에 더 감동하고 음악으로 이별의 아픔을 달랜다. 어쩌면 카페 음악이야기가 존재하는 또 하나의 이유인지 모른다.> 카페이야기에서


카페 이야기 책에서는 사장님 별칭을 L이라 칭하고 글을 썼다.


카페 사장님 L은 시골 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밤이면 마을을 지나는 밤열차의 불빛을 보며 언제 가는 자신을 서울로 데려다줄 거라는 막연한 꿈을 꾸었다. 집이 가난했던 어릴 적 삶은 고단했다. 마을에서 잘살고 있는 여학생이 있었다. 그 여학생은 마을청년들과 동급생들에게 무척 인가가 많은 미모를 가진 사람이었다.


카페 사장님의 첫사랑 시작은?


외사촌 형이 여학생은 집 가까운 곳에 과외를 시작하면서 과외학생으로 형네 집을 드나들었다. L 도 형네 집을 오고 가면서 자연스럽게 예쁜 여학생과 마주치는 일이 많아졌다. 형네 집에서 낮잡을 자고 있는데 그 여학생이 찾아왔다. L은 민망해서 자는 척하고 있을 때 여학생은 칠판에 가수 사랑과 평화의 노래 '한동안 뜸했었지'를 써놓았다. 노래 가사로 L에게 사랑의 고백을 한 것이었다. 사랑과 평화의 노래 가사 끝부분


'밤이면 창을 열고 달님에게 고백했지

애틋한 내 사랑을 달님에게 고백했지'


사촌 형은 칠판에 써놓은 노래 가사를 보면서 " 이건 사랑의 고백이야" 하면서 한눈에 알아보고 동생에게 말해 주었다. 여학생은 노래 가사로 L에게 사랑의 고백을 한 것이었다. 참 순수했던 옛날 학생들의 러브스토리가 책을 읽으며 마음이 아련해지며 내가 겪었던 그 시대의 젊은 날들을 소환해 추억해 본다.


두 사람은 젊은 사람과 동급생의 부러움과 질투를 받으며 풋풋한 사랑을 시작했다. L은 사는 삶이 즐겁기 시작했다. 더 열심히 공부를 했고 두 사람은 미래를 설계하고 앞날을 꿈꾸기 시작했다. 어느 날 그녀는 "너는 DJ 하면 잘할 거야" 그 말을 들은 남학생 L은 도대체 DJ가 무엇인가 의아하면서 디자이너? 하고 물어볼 뻔했다고 한다. 그만큼 DJ란 말이 생소했던 것이다.


"너는 DJ 하면 잘할 거야" 그 한마디가 L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 두 사람은 사랑은 키우며 아름다운 꿈을 꾸면서 열심히 공부했고 즐거웠다. 그러나 질투 신의 장난이었나 아름다운 날들은 한순간의 추억만 남기고 멈추어 버렸다. 사랑에도 운명의 신은 개입을 하는 것만 같았다.


어느 겨울날, 여학생은 L에게 " 우리 헤어져" 라며 통보를 한다. 그 말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은 L은 살을 에이는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간을 가늠할 수 없이 그 자리에 서서 기다림을 했다. 그녀가 다시 나올 것만 같은 생각에, 얼마를 지난 후 다시 대문을 열고 나온 여학생은 L의 가슴을 치며 " 바보 멍청이 이 추운데 왜 돌아가지 않고 있어" 울먹이며 하는 말은 "내 생각 그만하고 신문 방송학과에 가서 DJ로 성공해" 그 말이 믿기지 않았다.


그 말에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겨울밤, 무정히 이별을 통보하고 들어간 그 여학생은 부탁은 단호했다. 그 소리를 듣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결국 돌아서야 했다.


<헤어지는 마당에 부탁이란 말을 남긴 사실에 영문을 모른 체 휘 몰아 치는 눈바람을 온몸으로 끌어안으며 내지르던 산자락의 비명과 함께 그 애의 외침에 가까운 소리가 구멍 난 심장에 박혀 왔다. 그 날밤, 앞산의 왕소나무는 왕왕 울어댔고 L도 이불속에서 밤새 울었다.> 카페이야기 책 p57


실연의 아픔을 견디는 그 부분을 읽으며 나도 울었다. 사람은 누구나 가슴 안에 아련한 추억 한토막을 지니고 살고 있는 것이 인생이다. 마치 내가 겪었던 일처럼 착각이 든다. 마음 아파하는 L의 심정을 이해가 되었다. 책을 읽으며 주인공 화자의 심정이 되어 애달픈 사랑이야기에 가슴이 뭉클해왔다.


사랑이란 아프면서도 아름답다. 사랑은 고통이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사랑을 하고 살고 있다. 이 세상에 사랑이란 감정을 모른 체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무미 건조한 삶일까, 더욱이 이루어질 수 없는 첫사랑은 아프고 안타깝고 아련하고 슬프다. 어쩌면 첫사랑은 가슴 안에 묻고 사는 사람들도 아마도 많을 거다.


그 뒤부터 L은 더욱 열심히 DJ가 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공부를 했다. 책을 구해 공부를 했고 DJ가 있는 음악다방을 찾아다니며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DJ의 실력을 키워 꿈을 안고 서울로 입성을 한다. 그러나 세상은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종로에서부터 카페 DJ가 있는 곳을 더듬으며 일자리를 구했으나 쉽사리 자리를 내어 주지 않았다.


L은 서울 DJ가 있는 카페를 찾아다니면 시장 조사를 하기 시작했다. 찾아가는 곳마다 힘들게 경영을 하고 손님이 없어 문을 닫으려는 카페들을 보며 가슴이 아파 왔다. 오랫동안 그 일에 종사해 온 분들의 삶이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며 자기 삶처럼 가슴이 쓰렸다. 카페를 해야겠다는 말을 했을 때 지인들은 곁에서 만류했지만 오랜 고심 끝에 드디어 음악이야기라는 카페를 개업하고 오랜 숙원이던 꿈을 이루었다.


카페를 연지 7년 차. 좋았던 시절, 어려웠던 시절을 견디면 지금까지 음악이야기는 건재하고 있다.


그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사연도 많다. 카페에는 사랑도 있고 이별도 있다. 또 어느 날 손님으로 찾아와 까칠하게 굴며 카페 운영을 잘못한다 나무라던 노신사. 그는 인생의 마지막 길, 얼마 남지 않은 날 찾아와 '봄날은 간다' 노래 한곡 신청해 듣는다. 폐암으로 곧 생과 마감할 노신사는 카페 사장에게 어느 날 전화로 용기 잃지 말고 잘해보라 당부하는 마지막 말을 남긴다. 참 처연한 삶의 마무리를 보는 듯 애 달프다.


그 대목을 읽으며 나도 몰래 눈물이 나온다. 생과 사란 무언가. 따뜻한 말 한마디를 남기시고 떠난 분, 카페 사장님은 마음이 아파했다. 사람 사람이 모이는 카페 음악 이야기에는 인생이 있고 삶이 있었다. 사연 사연마다 아프고 아름답다. 정말 글을 읽으면서 이건 소설인가 자서전인가 착각할 정도로 큰 울림을 주었다. 카페이야기에는 사람들 사는 삶이 있고 아픔과 사랑이 함께 하는 곳이라서 더 흥미롭다.


그 노래로 두 사람은 정인이 되었던 추억이 있다. 수년이 지난 어느 날 카페로 어떤 젊은이로부터 "한 동안 뜸했었지" 노래를 신청을 전화로 받았다. 그 전화를 받고 카페 사장 L은 전율을 느꼈다. "혹시 어머니 성함이 서은효 아니신가요?" 물었으나 아니라는 말로 거절을 한다. 아마 어머니의 부탁이었으리라.


L의 첫사랑은 언제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별이 진심이 아닌 가정사와 엉킨 사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는 사연을 마지막 편지를 보고서야 알았다. 아마도 그 편지가 마지막 편지였을 것이다. 엇갈린 운명을 서로의 길을 선택하지 않으며 안 되는 사연이 있었다.


첫사랑 여인의 이야기는 책을 읽지 않고는 그 사연들을 다 알 수 없다. 책을 읽을 때 감동이 더하다.


두 사람은 어긋난 사랑 때문에 이루어지지 못하고 각기 다른 길을 걷고 있었지만 사랑은 언제나 가슴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 사랑 이야기가 애달프다. 항상 뒤에서 지지해 주었던 첫사랑은 하늘나라로 떠났다. 아마도 아들이 신청해 준 '한 동안 뜸했었지' 음악을 듣는 것이 마지막이었으리라.


느낌이 이상해 L은 얼마 후에 아들에게 전화를 해서 알게 되었다. 첫사랑 여인이 죽어 한 줌의 뼈가루가 되었다는 것을, 첫사랑을 하늘로 보내고 울음을 삼키는 L 또한 가슴 저린 사랑이다. 글을 읽으며 가슴이 먹먹해 온다. 그 여인과의 관계는 무엇이었을까? 어찌 생각하면 진한 우정관계가 아니었을까 정의를 내려본다고 말했다.


나와 카페 음악이야기 사장님과의 인연은 글을 쓰면서 만난 분이다. 군산에도 지금까지 DJ가 있는 카페가 있다는 말을 듣고 놀랍고 반가운 소식이었다. 나이 든 사람이라고 감성과 멋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나는 음악도 좋아하고 아직도 여자라서 분위기 있는 곳을 좋아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나를 다독이며 음악이야기 에서 하는 문우들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다.


나는 아직 나이를 잊고 살고 싶다. 누구 뭐라 할 건가, 내 인생은 한 번뿐인 소중한 내 삶인걸.


내가 맨 처음 음악이야기를 찾아 같을 때는 놀라움 자체였다. 수를 헤일 수 조차 없이 많은 엘피지 판들이 빼곡히 벽면에 진열되어 놓고 유리문안에는 DJ가 감미로운 목소리로 멘트를 하면서 신청곡을 받는 공간이 있었다. 오래전 학생 때 언니 따라 한번 들러본 음악다방 말고는 처음으로 마음 놓고 분위를 즐기는 그날은 무척 설레고 청춘으로 돌아가는 시간여행을 하는 듯했다. 나는 새로운 멋진 곳을 알게 되어 내 안의 비밀 공간처럼 간직하고 싶어졌다.


<카페 음악이야기 존재이유를 더하면 사람이 사물이나 존재하는 이유가 반듯이 이해관계에 얽어야만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카페에 오는 손님들을 위해 존재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이상의 의미도 있다.> 책 P189

그 말에 지극히 공감한다. 이 책은 한 사람의 인생과 꿈과 삶이 다 담겨있는 글이다. 올 한 해 내가 읽은 책 중에 가장 감동을 받은 책이다. 시간이 되면 다시 읽어 보고 싶은 우리 사랑과 삶의 고뇌가 다 담겨있다.
L 사장님은 DJ를 해야 하는 운명이었다. 사장님이 원하는 데로 음악이야기 카페가 100년 정도 이어 가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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