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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새수다 Jan 11. 2024

홀로 존재하는 법

법정스님

홀로 있다는 것은 외로움이나 고독을 

의미하는것 만은 아니다

오히려 그 외로움이나 고독이란 느낌이

우리의 속 뜰을 더 생생하게 비춰 주고

우리 존재의 근원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여유와 깊이를 가져다 준다

홀로 존재한다는 것은

그냥 그 자체만으로도 한없이 충만한 것이다

쉽게 생각해 보면 헛헛하고 

외로워 보일지 모르지만

텅빈 가운데 성성하게 깨어있는 속 뜰은

마구잡이로 채워넣는 소유의 정신에 

비할바가 아니다

홀로 있을 때 우리는

참으로 함께 할 수 있고 작은 나의 허울을 벗고

전체와 함께 할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몸뚱이만 그저 덩그러니 

혼자 있다고 해서 다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자주 가짐으로써

채움으로 삶의 목적을 삼아왔던 

우리의 삶의 방식을 조금씩 비움으로 놓아감으로 

바꾸어 갈 수 있다

우린 어차피 혼자서 잠시 

이 지구로의 여행을 온 것이고

이 여행을 마치고 되돌아 갈 때

또 다른 삶의 여행을 떠날 때

또다시 우린, 혼자가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있다

그때 그동안 쌓아 놓았던 모든 것들을

인연이며 소유물들을 한꺼번에 버리고

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미리 미리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버리는 연습을 해나갈 수 있다

혼자 있는 법을 배워야 우린 당당해질 수 있고

내 안에서 충만하게 우러나오는

행복감을 맛볼 수 있다

주변 상황이나 조건의 좋고 나쁨이나

물질의 많고 적음에 휘둘리지 않고

그저 나 혼자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_법정스님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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