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시작을 기다리는 당신에게

by 참새수다

가장 무서운 순간은 언제나 '직전'입니다.

번지점프대에 섰을 때의 공포는 뛰어내린 후가 아니라, 발을 떼기 직전의 3초에 몰려옵니다.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더군요. 가장 막막한 건 백지 위에서 깜빡이는 커서를 바라보는 일입니다.

우리는 늘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립니다. 내 실력이 조금 더 무르익기를. 상황이 조금 더 여유로워지기를. 마음의 준비가 완벽하게 끝나기를.

하지만 살아보니 알겠습니다. 그 '완벽한 때'라는 건, 영원히 오지 않는다는 것을요.

여름이 올 때, 우리가 더위에 완벽히 대비되어 있던 적이 있었나요? 첫눈이 내릴 때, 추위를 맞이할 준비가 다 되어 있었던가요?

계절은 우리 사정을 봐주지 않고 그저 밀고 들어옵니다. 그러면 우리는 반팔을 꺼내 입고, 두꺼운 코트를 여미며 그 계절을 살아냅니다.

시작도 그래야 합니다. 준비가 덜 되었어도, 확신이 없어도, 일단 저질러야 합니다.

"망치면 어떡하지?" 이 질문이 당신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 이렇게 되물어보세요. "망치면 좀 어때?"

대단한 걸 하려다 보니 시작이 무거운 겁니다. 그저 운동화 끈을 묶는 것. 노트북 덮개를 여는 것. 한 줄의 문장을 적는 것.

그 사소한 행위가 두려움이라는 거대한 벽에 균열을 냅니다.

생각이 많아질수록 몸은 굳어집니다. 머릿속 시뮬레이션을 멈추고, 그냥 몸을 움직이세요.

물속에 들어가기 전에는 물이 얼마나 차가울지 겁이 나지만, 막상 몸을 담그면 금세 체온에 맞춰집니다. 시작도 똑같습니다.

일단 뛰어들면, 당신의 본능이 헤엄치는 법을 기억해 낼 것입니다.

그러니, 당신.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고, 비장한 각오도 내려놓고, 그냥 문을 열고 나가세요.

당신의 이야기는, 당신의 역사는, 고민하는 머리가 아니라 움직이는 발끝에서 시작됩니다.

그냥, 하면 됩니다. 정말로요. 파이팅 응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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