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밉거나 아름답거나 그리움으로 남았다

나의 추억이 있는 곳

by 참새수다


추억은

밉거나 아름답거나 세월이 지나면서

그리움으로 남는 거 같다



습관처럼 1년에 두 번은 안면도를 찾아간다

추억과 그리움 흔적들이 있는 곳



열정 적였고, 패기 넘치고 자신감 가득한 울림이 있던

이곳

아직도 그때의 ‘스탠바이’ 외침이 곳곳에 남아 있는 듯

떨림, 설렘이 이곳에 있다.

서울서 3시간 남짓 달려오는 시간이 참 좋다

30대 초…

그때의 시간으로 돌릴 순 없지만 이렇게라도 기억을

더듬어본다


촬영할 때 아름다운 풍경은 보이지 않는다

빨리 일 끝내고 들어가 쉬고 싶다는 생각들로 한 컷

한 신에 집중하다

보면 밥 먹는 시간, 추운 줄 모르고 우리는 일에

몰입하고 있다

살을 도려내는 듯한 겨울 칼바람도 견뎌내며 밤바다에서 아침을 맞기도 한다 종종 있는 일이다

밤새우며 가장 추울 때는 새벽녘 동트기 직전

가장 지쳐있을 시간이기도 하고

우리가

버틸 수 있는 건 함께, 다 같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였기

때문인듯하다

서로를 지켜주고 배려해 주던 식구들

1년 동안 우리는 그렇게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함께한다

소리치며 이리저리 뛰어다니면 그 사람들 외침은 없고

파도 소리와 갈매

기 소리만 들려오는 해변 세월 지나 이곳을 찾아올 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그리움이 얼마나 큰지 나이 들어가면서 느낀다


봄이지만 아직도 이곳 해변은 겨울이다

겨울바다 가 얼마나 추운지 와 본 사람은 다 알 거다

내복을 두 겹으로 껴입어도 바다의 칼바람은 어떡해서든

살 안으로 파고들어 몸을 얼린다

그런 추위를 이기면 봄, 여름, 가을 맞으며 우리는 1년을 함께한다



봄의 느낌도 없이 한 여름 뙤약볕 아래서 살 익어가는

내음을 맡으며

견디고 가을의 짧은 인사를 나눌 틈 없이 살에는 겨울에

우리는 1년의 장고를 끝낸다


다들 별 사고 없이 누구 하나 명 낙오자 없이 우리는

1년을 함께 먹으며

쪽잠 자가며 보내온 아쉬움을 뒤로하고

쫑! 파티하는 날은 울음바다를 이루고

또 만날 것을 기약하고 헤어짐을 아쉬워한다


사실 시청률 잘 나와서 기분 좋게 끝나면 얼마나 좋을까

사람이 하는 일 늘 좋을 수많은 없다

오르막 내리막 인생에 있듯이 방송 역시 모든

스텝 연기자들이 열심히 해도 시청률 안 나올 때면

마음 무겁지만 받아들인다

우리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니까…


그 사람들과 헤어지고 만나고 그런 한참의 시간들

일부가 이곳 꽃지 해수욕장에 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난 꽂지 바다를 찾았다

겨울 칼바람 맞으며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조명 라인

옮기던 막내의 헐떡거림

너무 추워요 감독님 하며… 내 두툼한 겨울 파카 뒤로

숨던 연기자

어디선가 따듯한 커피 들고 와 나눠주던 연출부

많은 사람들의 얼굴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친다

그립기도 하고 어디서 뭣들 하는지 너무 보고 싶다

언제가

어디선가 마주치고 싶다

서운했던 일 있었으면 미안하다고 사과 도 하고 싶다

그리움이 크다


과거를 이리 그리워하는 건 나이 탓 인가?

생각한다 그들 덕분에 좋은 방송 많이 만들었고

보람도 많이 느끼며 살았다

바다에 와서 지난 시절 함께 고락을 나누며 일했던 이곳의 추억을

되새기며 고맙다는 말 다시 한번 한다

보고 싶다는 말 역시 하고 싶다


바닷바람이 꽤 거세다 저 멀리 꼬마 둘 모습을 본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저 두 아이들도 훗날 자신의 과거를 그리워하면 오늘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을까

무슨 생각을 하며 먼 곳을 응시하는지 궁금하다

내 일을 사랑하며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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