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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계산인 홍석경 Aug 27. 2023

[돌로미티 #13] 세체다 하이킹

나를 돌로미티로 이끈 세체다, 둘레길을 걷다

세체다!

약 4년 전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어느 여행사 사장님이 찍은 돌로미티의 풍경 사진을 보게 되었는데 너무 환상적이었다. 세상에! 이런 곳도 있다니. 나를 홀딱 매료시킨 그곳은 바로 세체다(Seceda)였다. 나는 1-2년 안에 이곳을 꼭 가보고 싶었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이 닥쳐서 3년을 미루고 있다가 올해 초 세계여행이 풀리자마자 돌로미티 여행계획을 세웠고, 마침내 7월 초에 세체다와 알페 디 시우시 하이킹을 할 수 있는 오르티세이 마을에 왔던 것이다.


7월 5일(수) 아침, 우리는 숙소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무척 들뜬 마음으로 세체다로 올라가는 곤돌라 탑승장으로 향하였다. 곤돌라 탑승장은 숙소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었다. 여기서 세체다까지는 해발고도 약 1200m를 올라가야 해서 중간에 한번 케이블카로 갈아타야 했다. 오늘 일정은, 오르티세이 (1,250m) -> 곤돌라/케이블카 탑승(등산)-> 세체다 전망대(2,500m) -> 둘레길 하이킹 -> 콜 라이저(Col Raiser: 2,107 m): 곤돌라 탑승장 도착 -> 곤돌라 탑승(하산) -> 산타 크리스티나 마을(버스 탑승) -> 오르티세이로 돌아오는 것이다. 세체다에서 둘레길을 따라 하이킹을 하여 콜 라이저까지 쉬엄쉬엄 걸어서 약 1.5시간 소요되었는데, 환상적인 풍경이 끊임없이 펼쳐져 눈이 심심할 겨를이 없었다.

사진 1. 세체다 하이킹 코스: 오르티세이 -> 곤돌라/케이블카 탑승 -> 세체다 (2518 m) -> 콜 라이저 -> 곤돌라 탑승 -> 산타 크리스티나 -> 오르티세이
사진 2. 세체다 곤돌라 탑승장: 주차장이 있던 것으로 기억된다.
사진 3. 세체다 곤돌라 탑승장 (1250 m -> 2500 m)
사진 4. 세체다 곤돌라: 1750 m 고지에서 케이블카로 갈아타고 세체다로 올라간다.
사진 5. 세체다 케이블카 탑승장(2,500 m): 다 도착했다.

세체다 케이블카 탑승장에서 나오면, 아래 사진과 같은 호쾌한 풍경이 발아래에 펼쳐진다. 옅게 깔린 구름 아래로 우리가 출발했던 오르티세이 마을이 보이고, 오른쪽에는 완만하게 경사진 거대한 산괴가 펼쳐져 보이는데, 이곳의 오른쪽으로 더 이동하면 아래 <사진 7>과 같다.

사진 6. 오르티세이 -> 세체다(2,500 m)까지는 곤돌라/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왔다. 저 아래 옅은 구름이 있는 곳이 오르티세이 마을이다.

아래 <사진 7>은 완만하게 경사진 거대한 산괴, '라쉬에자 아이 알리피(Rasciesa High Alp)'로 불리는 대초원 지대이다 (독일어로 Raschötz로 불린다.) 오르티세이 마을에서 푸니쿨라를 타고 이곳에 올라 대초원 지대의 길이 방향으로 트레킹 할 수 있다.

사진 7. 세체다 케이블카 탑승장 밖으로 나오면 이런 풍경이 발아래 펼쳐진다. 오르티세이 마을에서 푸니쿨라를 타고 오르면 이처럼 너른 초원이 펼쳐진 장소를 하이킹할 수 있다.

고개를 뒤로 돌려 동남쪽 방향을 바라보면, 아래 <사진 8>처럼 너른 초원 너머에 우뚝 솟은 뾰족한 삼각산이 보인다. 이 산은 발 가르데나 지방의 랜드마크인 사쏘룽고(Sassolungo: 3,181 m)이며, 이 산의 왼쪽에 자리 잡은 넓적한 바위산은 셀라 산군(Sella Group)이다. 우리는 어제 오후에 셀라 산군을 왼쪽에 끼고 파쏘 가르데나(Passo Gardena) 고갯길을 넘어서 오르티세이 마을에 도착했다.

사진 8. 세체다에 오르면, 이처럼 호쾌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저 멀리 삼각산은 발 가르데나 지방의 랜드마크인 사쏘룽고(3,181 m)이다.
동영상 1. 세체다 케이블카 탑승장을 도착해서 건물 밖으로 나오면 이런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왼쪽 암벽은 시루떡처럼 보인다. 우리 숙소가 있는 오르티세이 마을 방향이다.
동영상 2. 세체다 케이블카 탑승장 밖으로 나오면, (왼쪽부터) 뾰족뾰족한 세체다 (2,518 m) -> 저 뒤에 셀라 산군 -> 삼각꼴 사쏘룽고(3,181 m)가 눈앞에 펼쳐진다
사진 9. 세체다 전망대로 오르면서 아래 케이블카 탑승장 쪽을 내려다본 풍경. 여길 오르는데도 숨이 찼다. ㅠㅠ
사진 10. 세체다 케이블카 탑승장에서 전망대로 오르는데도 숨이 찼다. ㅠㅠ 고산증세인가? 코로나-19 후유증인가?
사진 11. 세체다 전망대: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동그란 띠는 360도 빙 돌면서 바라다 보이는 산을 표시한 것이다.
사진 12. 나를 돌로미티로 이끈 세체다 산(2,518 m)
사진 13. 세체다 산을 배경으로 한 컷! ^^
사진 14. 세체다 산 근처로 가는 길
사진 15. 세체다 산 근처로 가는 길: 정면에 우뚝 솟은 사쏘룽고(왼쪽 삼각산: 3,181 m)와 사쏘 피아토(오른쪽 삼각산: 2,958 m)가 멋지다.
동영상 3. 세체다 산(2,518 m): 벼랑 쪽에 옅은 구름이 끼어 있어 신비감을 더해준다.
동영상 4. 세체다 산 아래 허리 부분을 지나는 트레킹 길
동영상 5. 헬리콥터 소리가 요란해서 살펴보니, 남녀커플이 세체다에서 웨딩사진을 찍고 다른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부른 것 같다. ^^
동영상 6. 세체다 - 콜 라이저 가는 길
사진 16. 발 가르데나 지방의 랜드마크, 사쏘룽고(3,181 m)와 사쏘 피아토(2,958 m)는 어디서나 보인다.
사진 17. 하이킹 길은 세체다 산 허리를 가로질러 계속 이어진다.
사진 18. 세체다에서 콜 라이저로 가는 길. 정말 아름답다.
사진 19. 콜 라이저(곤돌라 탑승장)는 사쏘룽고 방향에 있다. 사쏘룽고는 거대한 이정표이다.

해발고도 2,290m에 위치한 말가 피에라롱기아(PieraLongia) 카페 앞을 지나갔다. 말가(Malga)는 목장이란 뜻이고, 피에라롱기아(Pieralongia)는 라딘어(radin)로 선바위(Menhir. 입석)를 뜻하는데, 이 카페 근처에 높이 60 m에 달하는 거대 선바위가 있어서 카페 이름을 이렇게 지은 듯 하다. 거대 선바위와 오들레 산군을 배경으로 한 주변 경치가 환상적이었다. (말가 피에라롱기아 카페를 지나는 길은 조금 전에 지나친 삼각지에서 나지막한 나무 울타리로 막혀 있었다. 그래서 트래커의 절반은 틔여진 길로 내려갔고 (아마도 목적지인 콜 라이저까지 갈때 약간 짧은 코스의 길인 듯 하다), 절반의 관광객은 나무 울타리를 넘어서 피에라롱기아 카페 길로 왔는데, 나는 영문도 모르고 그냥 산길을 걷는 게 좋아서 따라오다 보니 카페 앞까지 온 것이었다. ^^)

* 참고 사진: 높이 60m에 달하는 거대 입석, 피에라롱기아(Pieralongia) 및 말가 피에라롱기아 카페 (해발고도: 2,290 m)
사진 20. 하이커들은 말가 피에라롱기아(Pieralongia) 카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우리는 아직 땀을 씻기엔 이른 시간이라서 그냥 지나쳤다.
사진 21. 세체다에서 콜 라이저 가는 길: 피에라롱기아(Pieralongia)로 불리는 60 m 높이의 거대 선바위가 길 옆에 있다. 정말 환상적으로 아름다운 길이다!
동영상 7. 세체다 - 콜 라이저 하이킹 길을 에워싼 풍경: 환상적이다! 앞에서 사진 찍고 계신 분들은 단체로 온 한국인 트레커들. 돌로미티엔 한국의 단체 트레커들이 많았다.
사진 22. 돌로미티에선 소나 말을 방목해서 키운다. 여기서 생산되는 우유나 치즈는 특별할 것 같다.
사진 23. 세체다 - 콜 라이저 하이킹 길: 중간중간에 이정표가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사진 24. 세체다 - 콜 라이저 가는 길: 사쏘룽고 쪽으로 계속 가면 콜 라이저 호텔(곤돌라 탑승장)에 도착한다.
사진 25. 콜 라이저에 도착했다. 가운데 통나무집은 <말가 오들레 산장>이고, 오른쪽 끝에 <콜 라이저 호텔 /곤돌라 탑승장>이 있다.
사진 26. 말가 오들레 산장: 구글지도에선 Baita Odle로 검색된다. 음식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다. (콜 라이저 호텔/곤돌라 탑승장에서 약 100m 거리에 있다.)
사진 27. 콜 라이저 호텔(Almhotel Col Raiser): 여기서 산 아래 마을(산타 크리스티나)로 내려가는 곤돌라를 탑승할 수 있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말가 오들레 산장(Malga Odle Hutte: 구글지도에선 Baita Odle로 검색된다)은 음식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었다. 구글에서 이용객 평가를 살펴보면, 특히 한식이 그리울 때 속을 푸는데 격인 굴라쉬(Goulash: 약간 얼큰한 쇠고기 수프), 시금치 라비올리(Spinach Ravioli), 팬케이크의 일종인 카이저슈마른(Kaiserschmarrn)을 카푸치노와 곁들여 먹으면 엄청 맛있다고 한다. 장 주변의 환상적인 경치 + 맛있는 음식 + 종업원의 친절한 서비스가 삼위일체를 이루는 소문난 맛집인데... 나는 여행 당시 이것을 모르고 그만 지나쳤다. ㅠㅠ

사진 28. < 콜 라이저 호텔>에서 <말가 오들레 산장>을 바라본 풍경: 트레커들이 여기서 점심식사를 하거나 음료수를 마시면서 휴식을 취했다.
사진 29. 콜 라이저의 초원에는 야생화가 한창이다. 오른쪽에 구름을 이고 있는 산은 사쏘룽고이다.
사진 30. 콜 라이저 호텔의 레스토랑에서 시원한 음료수로 목을 축이면서 잠시 쉬었다. 건물 아래에 곤돌라 탑승장이 있다.
사진 31. 콜 라이저 호텔 건물의 지하에는 곤돌라 탑승장이 있다. 정면에 사쏘룽고가 보인다.
사진 32. 콜 라이저 호텔의 경사진 길을 따라 빙 돌아 내려가면 지하에 이렇게 곤돌라 탑승장이 나온다.
사진 33. 콜 라이저 호텔에서 곤돌라를 타고 아랫마을(산타 크리스티나)로 내려갔다: 서쪽으로 지는 해의 햇살이 강렬했다.
동영상 8. 콜 라이저 호텔의 곤돌라 탑승장을 출발하여 산타 크리스티나 마을로 내려가는 중
사진 34. 산타 크리스티나 마을의 버스 정거장: 오르티세이로 가는 버스를 여기서 탔다.
사진 35. 어제 숙소에서 받은 버스 탑승권(유효기간: 1주일)을 사용해서 산타 크리스티나 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오르티세이 마을의 안토니우스 광장으로 왔다.

아침 9:30시쯤에 오르티세이에서 곤돌라/케이블카를 탑승하여 세체다(Seceda) 전망대에 오른 후, 콜 라이저(Col Raiser)까지 하이킹을 한 다음, 다시 곤돌라를 타고 산타 크리스티나(St. Cristina) 마을로 내려오니 오후 2시였다. 그러니까 쉬엄쉬엄한 세체다 하이킹에  4.5시간 걸린 셈인데, 순전히 하이킹에만 걸린 시간은 (경치 좋은 곳에서 사진 찍느라 머문 시간까지 포함해서) 1.5시간이었다. 산타 크리스티나 마을의 버스 정류장에 막 도착한 버스를 노선표를 확인하다 그만 놓치고, 다음 버스를 타고 오르티세이 광장에 도착하니 오후 2:30시였다. 우리는 광장의 한 식당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하면서, 오후의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궁리하다 내일 하이킹 예정인 알페 디 시우시(Alpe di Siusi)를 미리 올라가 살펴보기로 하였다. ^^


* 나중에야 알았지만, 산타 크리스티나 마을에는 사쏘룽고 근처 (몬트 데 세우라: 2025 m)까지 올라갈 수 있는 리프트 승강장이 있다. 버스 정거장에서 걸어서 약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듯 하다. 만약 리프트/곤돌라/ 케이블 카를 무제한 탑승할 수 있는 수퍼썸머 카드나 가르데나 카드를 구입했다면, 세체다 하이킹을 마치고 콜 라이저에서 산타 크리스티나 마을로 내려 왔을 때 다시 리프트를 타고 몬트 데 세우라(2025m)에 올라 사쏘룽고(3181m)조망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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