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수), 세체다-콜 라이저 구간의 하이킹을 마치고 산타 크리스티나 마을로 내려와서 버스를 타고 오르티세이의 안토니우스 광장에 내린 시각이 오후 2시 30분이었다. 광장 옆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남는 오후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서로 얘기하다 곤돌라를 타고 알페 디 시우시 고원지대(몬트 시우시)에 올라가 보기로 하였다. 여기는 원래 내일 예정된 알페 디 시우시 하이킹의 출발지였는데, 미리 올라가서 살펴보기로 한 것이다. 우리가 이렇게 쉽게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돌로미티 지역의 리프트/곤돌라/케이블카를 무제한 탑승할 수 있는 슈퍼썸머 카드(7일 중 5일 탑승권; 1인당 160유로(약 23만 원))를 구입한 덕분이었다. ^^
* 참고: 곤돌라 이용료 @알페 디 시우시: Single ride uphill € 19.00 (약 2.7만 원); Single ride downhill € 15.00 (약 2만 원); Round trip € 28.00 (약 4만 원); Bicycle € 5.00 (약 7천 원) : https://www.funiviaortisei.eu/en/timetable-prices
사진 1. 세체다 하이킹을 마친 후, 오후 시간이 남아서 알페 디 시우시(Alpe di Siusi)와 레쉐자(Resciesa) 대초원 지대를 올라가 봤다. 우리는 안토니우스 광장에서 300 m 떨어져 있는 곤돌라 탑승장을 향해 걸어갔다.
사진 2. 안토니우스 광장은 오르티세이의 중심지이다: 버스가 여기서 출발하고 이곳에 도착한다. 이탈리아에서 파란색 주차선은 유료주차장을 뜻한다. 사진 3. 하천의 다리를 건너 곤돌라 탑승장으로 걸어갔다. 여기서 1달 살기를 한다면 재미있을까? 이탈리아어를 조금 할 줄 안다면 무척 재밌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이곳 돌로미티는 원래 수백 년 동안 오스트리아 영토였다. 제1차 세계대전 중에 돌로미티를 두고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이탈리아가 전쟁을 치렀는데, 이탈리아가 승리하여 전후처리 과정에서 이 지역이 이탈리아 영토가 되었다. 그래서였을까? 대대손손 이 지역에 살았던 오스트리아인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달래주려는 듯, 지명 표시를 할 때는 독일어 지명을 먼저 쓰고 그 아래에 이탈리아어 지명을 적는다. 알페 디 시우시(Alpe di Siusi)의 독일어 지명이 사이저 알름(Seiser Alm)이다. 유럽인들은 두 번에 걸친 월드 클래스 내전을 통해 패전국과 승전국을 가리지 않고 폭망하면서 인간과 문명에 대한 성찰을 깊게 한 것 같다. 늘 느끼는 거지만, 아직도 여전히 독도를 호시탐탐 노리고, 인류 공동자산인 태평양을 지네들 하수구로 사용하는 동북아의 양아치 나라 일본하고는 격이 다르다.
사진 4. 이정표가 알페 디 시우시 곤돌라 탑승장 방향을 가리킨다. 알페 디 시우시(Alpe di Siusi)의 독일 지명이 사이저 알름(Seiser Alm)이다. 사진 5. 몬트 시우시 곤돌라는 여름철에 (다른 지역과 달리) 오후 6시까지 운행된다. 사진 6. 몬트 시우시(2005m)로 올라가는 빨간색 곤돌라 곤돌라를 타고 몬트 시우시로 올라가는 도중에, 오르티세이 마을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마을 뒤편에 육중한 산이 눈에 들어왔다. 이 엄청난 산덩어리는 어제 세체다 케이블카 탑승장(2500m 고지)에 올랐을 때 발아래로 내려다 보였던 레쉐자(Resciesa) 대초원 지대였다. 그런데 거대한 산의 허리를, 마치 칼로 빵을 자르 듯이, 세로방향으로 예리하게 가로지른 흰 줄이 시야에 들어왔다. '도대체 이 흰 줄이 뭘까?' 은근히 궁금했는데, 아무래도 산악 관광열차인 푸니쿨라(Funicular)용 철도일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알페 디 시우시 구경을 마치고도 시간이 남는다면 푸니쿨라를 타고 레쉐자 대초원에도 올라가 보기로 하였다. 한가했던 오후 일정이 갑자기 바빠졌다.
사진 7. 산을 오르면서 바라본 오르티세이 마을 뒤편의 육중한 산(레쉐자 대초원). 가운데 흰 줄은 푸니쿨라용 기차 레일이 설치된 곳이다. 동영상 1. 오르티세이 마을에서 곤돌라를 타고 몬트 시우시로 오르는 중. 마을 뒤편의 거대한 산덩어리는 레쉐자 대초원인데, 푸니쿨라를 타고 오를 수 있다.
알페 디 시우시 하이킹의 출발지인 세우시 산(Mont. Seuc: 해발고도 2,005 m)에 도착했다.
사진 8. 곤돌라 승하차장 옆에는 알페 디 시우시 하이킹의 출발지인 세우시 산(Mont. Seuc) 레스토랑(해발고도: 2,005 m)이 있다. 알페 디 시우시(Alpe di Siusi)로 불리는 돌로미티 알프스 대초원의 면적은 52 km2이라 한다. 이것을 축구장 면적(75 m x 110 m)으로 나눠보면, 대략 축구장 6천 개가 들어설 수 있는 엄청난 면적의 초원이다. 눈앞에는 발 가르데나 지역의 랜드마크인 사쏘룽고(Sassolungo: 3,181 m)가 우뚝하니 버티고 있고 그 바로 왼쪽에는 넓적한 맷돌 같은 셀라 산군(Sella Group)이 펼쳐져 보인다. 거대한 산 + 대초원 + 푸른 하늘 + 뭉게구름이 조화를 이루면서 호쾌한 풍경을 보여준다.
사진 9. 알페 디 시우시의 왼쪽 풍경: 넓적한 셀라 산군, 사쏘룽고(3,181 m) + 사쏘 피아토(2,958 m) 삼각산이 보인다. 사진 10. 알페 디 시우시의 오른쪽 풍경: 장쾌하다! 사진 11. 알페 디 시우시(대초원)의 어디서나 보이는 (왼쪽) 사쏘룽고 삼각산과 (오른쪽) 사쏘 피아토 삼각산 동영상 2. 알페 디 시우시에 오르면 이런 풍경이 시야에 들어온다. (왼쪽부터) 셀라 산군 -> 사쏘룽고 -> 사쏘 피아토
사진 12. 알페 디 시우시에 오르면 오른쪽에 이렇게 아담한 리프트 탑승장이 있다. 이것을 타고 산 아래 대초원으로 내려가거나 사진의 앞쪽으로 쭉 걸어가면 하이킹이 시작된다. 사진 13. 산 위로 자전거를 갖고 와서 싸이클링을 즐기기도 한다. 옷장의 철봉에 옷걸이를 걸 듯 자전거 안장을 철봉에 걸어뒀다. 자전거를 잠깐 세워둘 때 유용할 듯 싶다. 식당 앞에는 식사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동안 자전거를 세워둘 수 있는 철봉형 거치대가 있었다. 안장을 철봉에 걸어 세워두는 자전거 거치대는 우리나라에선 못 보았는데, 자전거를 잠깐 세워둘 때 매우 유용할 것 같다.
내가 사는 과천은, 한강-양재-과천 싸이클링 코스의 종점이라서 과천 중앙공원 앞 편의점에는 단체 바이크족들이 비싼 자전거를 일제히 땅바닥에 눞혀놓고 라면을 먹는 광경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런 곳에 철봉형 자전거 거치대를 설치해 놓는다면, 값비싼 자전거를 안전하고 깔끔하게 세워둘 수 있어 바이크족들에게 대환영을 받을 것 같다. ^^
사진 14. 곤돌라를 타고 오르티세이 마을로 내려왔다. 곤돌라 탑승장 앞에 놓인 다리를 건너 푸니쿨라 탑승장으로 가는 중. 레쉐자엔 1950년대에 리프트가 처음 설치되었는데, 2010년에 푸니쿨라로 교체되었다고 한다. 레쉐자 푸니쿨라는 오르티세이 마을에서 알페 레쉐자(Alpe Resciesa) 대초원 입구(해발고도 2,200 m)까지 관광객을 태우고 올라가는데, 8분 정도 소요된다. 이곳에 오르면, 셀라 산군, 희미하게 보이지만 돌로미티에서 가장 높은 마르몰라다, 알페 디 시우시의 랜드마크인 사쏘룽고를 볼 수 있다.
사진 15. 레쉐자(Resciesa) 푸니쿨라 탑승장 알페 레쉐자로 올라가는 푸니쿨라는 2023년 성인 기준으로 1인당 왕복: 20유로(2.8만원), 편도: 13유로였다. 물론 돌로미티 슈퍼썸머카드가 있으면 별도 티켓팅없이 탑승 가능하다.
사진 16. 푸니쿨라는 기차 레일을 따라 가파른 곳을 오르는데, 여기선 철사줄을 꼬아 만든 쇠밧줄로 끌어올렸다. 사진 17. 푸니쿨라 역의 벽에 걸린 레쉐자 지역의 지도: 하이킹 코스가 자세히 표시되어 있다. 위 지도를 보면 푸니쿨라를 타고 레쉐자 산에 오르면 좌측과 우측으로 산길이 나뉘는 것을 볼 수 있다. 좌측으로 가면 정상부 평원을 하이킹할 수 있고, 우측으로 걸어가면 레쉐자-오들레 산장-산타 막달레나 마을로 가는 하이킹 코스(약 4시간 소요)가 나온다.
사진 19. 이제 출발이다: 오후 4:45시쯤 출발한 열차엔 우리 부부랑 다른 한국인 가족 3명 합해서 5명이 탔다. 푸니쿨라 운행 마감시간은 오후 6시. * 참고 사진-1: 레쉐자 푸니쿨라를 타고 오르면서 아래쪽(출발지)을 내려다본 것: 계곡에 설치된 철교 위를 지나고 있다. 진짜 산악 열차를 타는 기분이 났다. 참고 사진-2: 알페 레쉐자 (해발고도: 2,200 m)에는 레스토랑도 있다. 여기 올라오니 오후 5시쯤 되었다. 사진 20. 레쉐자 대초원의 하이킹 코스를 알려주는 이정표: 푸니쿨라 막차 운행시각이 오후 6시이기 때문에, 편도 30분 소요되는 35A: 레쉐자 산장 쪽으로 걸어 올라갔다. 사진 20. 레쉐자 대초원의 하이킹 코스를 알려주는 이정표: 푸니쿨라 막차 운행시각이 오후 6시이기 때문에, 편도 30분 소요되는 35A: 레쉐자 산장 쪽으로 걸어 올라갔다. 푸니쿨라 막차 운행시간이 오후 6시였기에 편도 30분 소요되는 35A길 (좌측길)로 접어들었다.
사진 21. 레쉐자 산장 쪽으로 걸어 올라가면서 바라본 알페 디 시우시 대초원 풍경. 사쏘룽고(3,181 m)가 구름 모자를 쓰고 있다. 동영상-3. 레쉐자에서 바라본 맞은편 풍경. 세체다 -> 셀라 산군 -. 사쏘룽고 -> 사쏘 피아토가 보인다.
동영상 -4. 시간이 부족해서 산길을 가로질러 올라왔다. 여기가 대초원 하이킹 길이다. 이곳에서 잠시 머물다 하산했다.
사진 22. 하이킹 길 위쪽으로 질러 올라가면, 지도상으로는 깎아지른 벼랑이 나온다. 사진 23. 레쉐자 대초원 하이킹 길. 오후 6시 푸니쿨라 막차시간에 맞추기 위해 여기서 잠시 머물다 내려왔다. 사진 24. 여기서 외국인 가족 일행을 만나 서로 사진을 찍어줬다. 사진 25. 맞은편이 셀라 산군 + 사쏘룽고 + 알페 디 시우시 대초원 지대이다. 정말 장관이다! 사진 26. 푸니쿨라 막차시간(오후 6시)에 맞추기 위해 빠른 걸음으로 하산 중: 정면에 왼쪽으로 길게 눕고, 그 뒤로 구름에 가린 뾰족뾰족한 산이 세체다이다. 사진 27. 레쉐자 대초원에서 바라본 풍경: 입틀막 경치이다! 사진 28. 돌로 포장된 길이 나타난 걸 보니까 거의 다 내려욌다. 사진 29. 거의 막차를 타고 내려왔다. 사진 30. 막차를 타고 오르티세이 마을로 내려왔다. 오늘 저녁은 근사한 식당에서 먹고 싶은데, 문제는 이탈리아어로 적힌 음식이 어떤 음식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