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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계산인 홍석경 Mar 19. 2024

시: 천불천탑은 아미타불의 극락정토였네

1

 석가모니 붓다께서 열반에 드신 지 500여 년이 흐를 무렵

 북인도 쿠샨 제국의 간다라에서 진흙에서 연꽃 피듯 불상이 탄생하였고

 불교미술은 대승불교와 함께 중앙아시아를 넘어 동북아시아로 전파되었다.

    

CE 1세기부터 시작된 포교승과 구법승의 행렬은 실크로드를 따라 수백 년간 이어져

북인도-중앙아시아-중국 시안을 잇는 오아시스 길에 자리 잡은  

고대 도시마다 수많은 석굴사원이 만들어지고 불교문화가 크게 융성하였다.      


2

7세기에 구법승 현장이 들렀던 둔황의 천불동 45 굴은 석가모니불의 영산정토였고

8세기에 신라의 혜초스님도 보았던 바미안 천불동의 서대불은 미륵불의 도솔정토였으며

14세기에 고려승이 세운 운주사 천불천탑은 궁극의 정토인 아미타불의 서방정토였다.

    

천불천탑은 백련사 스님께서 신도들의 참회와 정토왕생 믿음을 북돋기 위해

불교의 내세관을 그림으로 표현한 고려 관경16관변상도를 설계도 삼아

아미타불이 머무는 청정한 극락정토를 운주골에 고스란히 재현하였네.      

그림 1. (왼쪽) 천불천탑은 네 개의 정토로 구성되어 있다. (오른쪽) 고려 관경16관변상도는 크게 4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림의 핵심주제는 참회와 정토왕생이다.

3

네 개의 정토로 이루어진 천불천탑 공간과 그곳에 세운 모든 석조물은

관경16관변상도의 구성과 도상학에서 한 치의 벗어남 없이

운주골의 나지막한 서쪽 능선과 남북 방향의 펑퍼짐한 골짜기에 조성되었네.

   

아, 북쪽 암벽에 새겨진 마애여래좌상은 상배관의 아미타불이고

석조불감과 쌍배불상은 중배관의 극락 궁전에 나투신 아미타불이며

구층석탑은 하배관의 관음보살이고, 신비한 ◇, × 무늬는 불교미술의 장식 문양이네.     


4

누구라도 천불천탑 공간에 들어서면 아미타여래의 극락정토에 왕생한 것이라네.

아미타여래께서 석조불감에 나투어 극락왕생자를 맞이하면

수많은 화신불, 보살, 비구가 두 손 모아 합장하며 왕생자를 환영한다네.

     

감격한 극락왕생자가 무릎 꿇고 합장하며 ‘나무아미타불’을 외치고

무량광불이 진리의 빛을 왕생자의 몸에 비춰 격려하면

불현듯 위 없는 바른 깨달음인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네.

그림 2. 아미타여래께서 석조불감에 나투어 극락왕생자를 맞이하면수많은 화신불, 보살, 비구가 두 손 모아 합장하며 왕생자를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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