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 독서록에 기록해 놓은 독후감과 노트를 날 것 그대로 시간이 나는 데로 조금씩 브런치에 공유하는 중이다. 읽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누고는 있지만, 어떤 노트는 너무 성의 없이 제목만 기록되어 있어 책 제목을 읽고 뭔가 기대를 한 독자 분들이 황당해 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어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나중에 시간이 되는대로 관심 있어하는 책에 대한 기록을 보충해 나가고자 하는 생각 중임을 알려 드립니다^^
좀 전에 <니체의 독설>의 제목으로 광주 이마트에서 읽은 책이라며 간단하게 기록해 놓은 글을 발견했다. 그 문장 하나로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스리랑카인인 아즈미가 떠 올랐다. 한 동안 기억에서 사라진 이슬람 사람이자, 본국에서 여행가이드를 했다는 그의 까막고 초 체한 모습이 떠 올랐다. 사실, 그날 읽은 책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고, 그에게 전달해 준 도시락과, 옷을 사주겠다는 자매들의 요청대신 돈을 좀 받길 원했던 그의 허름한 모습이 떠 올랐다. 교회에 나간 다는 이유로 이슬람 친구들에게 핍박을 당하고, 신발까지 버려져 슬리퍼를 신고 온 날, 신발을 사라고 10만 원을 준 기억, 그리고 치통으로 고생하는 그를 교회 무료 진료소에 데리고 가서 통역을 해 준 기억, 그리고, 그의 옆에서 앉아 설교 통역을 해주는 나에게 질투 혹은 우려를 표한 남편 등의 기억이 생생하다. 스리랑카에서 발생한 교회에 대한 테러 이후, 스리랑카인들을 교회에서 전혀 볼 수는 없었지만, 이슬람인과의 만남은 아직도 나의 기억에 진한 추억으로 남아있는 듯하다.
책과 사람 그리고 음식과 나눔...
내 인생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순간, 과연 난 무엇을 추억할 것인가? 그리고 사람들은 나의 무엇을 기억해 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