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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에세이 출판 계약했습니다.

브런치 작가, 곧 출간 작가가 됩니다.

by 기록하는 슬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에세이 글도 아니고, 클래스 모집 글도 아닌 기쁜 소식을 전달드리기 위해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 드디어 출판 계약했습니다!




출판계약서.jpg 기다리고 기다렸던 출판 계약서 작성하는 날..




계약서에 도장 다 찍을 때까지는 모르는 거라 가족에게만 말하고, 계약 끝날 때까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어요.

3년 전에도 계약서에 사인만 하면 되는, 계약 성사 직전에 어그러진 적이 있어서 더욱 조심스러웠습니다.






오래전부터 제 브런치를 봐오셨던 분들은 알고 계실 텐데요, 저에게 글은 취미가 아니라 업(業)입니다.


현재 제 삶이자 제 꿈은, '글로 먹고사는 삶'입니다.

그리고 조금 더 야무진 꿈을 말하라고 한다면 '내가 쓴 글'로 먹고살고 싶은 게 제 꿈입니다.



이 꿈에 한 발자국 다가가기 위해 이번 연도에는 기필코! 출판을 할 거라고 스스로와 약속했습니다. 수입이 불안정한 프리랜서라 매달 책임져야 하는 생계가 우선이기에 작년에는 출판 준비를 애초에 하지 못했었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해서 이번에는 큰 마음먹고 현재 제 주업인 글쓰기 클래스를 3월부터 5월까지 일시 중단하면서 출판 준비에 몰입했습니다.



물론 이전에 출판을 도전할 때도 머리 꽁꽁 싸매고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결과물을 만들었지만, 이번에는 그때보다 더욱 몰입했고, 쌓인 경험치를 모두 다 쏟아냈어요. 그래서인지 이번 원고 투고는 몇 배로 간절했던 것 같아요. 간절한 만큼 또 '거절'은 몇 배로 아프더라고요.



이전에 경험해 봤으면서도 '내 글'이 거절당한다는 건 곧 '나란 사람'이 거절당하는 것 같은 쓰라림을 줬어요.

혼자 마인트 컨트롤을 하면서 '출판사에서 거절한다고 내 글이 별로라는 건 아니야. 단지 그 출판사의 출판 방향이랑 내 책이 맞지 않을 뿐이야.'라고 되뇌었죠.



하지만 사람 마음이 그렇게 쉽게 달래 지나요. 많이 기대했던 몇몇 출판사에서 편집장님 혹은 대표님께서 정성 들여 쓰신 거절 메일을 받을 때면 그 여파가 며칠은 가더군요. 의례적인 거절 멘트가 아니라, 정말 저에게만 따로 쓴 메일이라 감사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더 아프기도 했습니다. 다 놓아버리고 싶기도 했지만 이왕 출판을 하기로 마음먹었기에 해볼 수 있는 데까지는 해보자고 스스로 다독이며 투고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매일 휴대폰만 들면 무의식에 메일함을 확인하던 제 엄지 손가락이 멈췄습니다.

제 원고를 보고 출판을 제안하는 출판사의 메일이었습니다.

얼마나 기다렸던 메일이었는지. 얼마나 기다렸던 문장들이었는지.

제가 잘못 읽은 건 아닌지 읽고, 다시 읽었습니다.




출간 메일.jpg 몇 번이나 읽고, 또 읽었던 메일.





메일 받고 편집장님과 미팅 약속을 잡았고,

이번 주 화요일에 무사히 출판 계약을 마쳤습니다!




이번에 나올 책은 여행 에세이로, 브런치북으로 연재했던 <떠나면 달라질까>를 초안으로 잡고 작업했습니다.

배낭여행, 세계여행, 호주 워홀, 제주살이, 그리고 돌아와서의 삶까지.

20대부터 30대까지 줄곧 떠나고 돌아왔던 저의 방랑의 이야기를 담을 예정입니다.

방랑의 '희(喜)'만 담은 책이 아니라, 입체적인 삶의 모양과 닮아있는 방랑의 '희로애락'에 대해 재미있게 따뜻하게 글을 써 내려갈 것입니다.



이제 제가 해야 할 일은 원고 잘~ 마무리해서 편집장님께 보내는 일!

마감의 노예로 살아온 지 n 년 차라 덤덤하면서도, 또 제 책에 쓰일 원고이다 보니 긴장이 되네요.

특히 이번 여름은 출간 준비에, 클래스 확장에, 아주 많이 바쁠 것 같은데 걱정이 되기보다는 설렙니다.



아직 책이 나온 건 아니지만, 쉽지 않았던 출판 계약까지의 소식을 꼭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지금까지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하고, 글이라는 꿈을 꿀 수 있던 건 브런치라는 플랫폼에서 만난 구독자님들 덕분입니다. 제 글을 좋아해 주시고, 재밌다고 댓글 남겨주셨던 분들, 잊지 않고 찾아와서 읽어주신 분들!

모두 모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앞으로 또 큰 산들을 넘어야 하겠죠.

지금까지 그래왔듯 저는 제 방향과 속도에 맞춰 덤덤히 성실히 나아가겠습니다.


출판과 관련된 소식 종종 전해드릴게요!

고맙습니다 ♥



+) 브런치에는 저처럼 글 쓰는 삶이 꿈인 분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의 이 여정과 기록들을 보시면서 '아 저 사람도 결국 하는구나. 나도 충분히 할 수 있어' 하면서 희망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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