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

by 슬비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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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정부는 마침내 트랜스휴먼 프로젝트의 일부를 조기 실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5G가 보급된 지역에 특별히 설정된 주파수를 송출하기 시작했다. 이 주파수는 눈에 보이지 않게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서서히 조종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제 첫 단계가 시작됐군. 주파수가 송출되기 시작했으니, 사람들이 서서히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거야."


그들은 5G 네트워크를 통해 은밀하게 조작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주 미세한 변화였다.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생각과 행동이 아주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주변에서 죽어나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점점 무관심해졌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갑자기 죽어가는 일이 많지만… 뭐,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봐. 그냥 그런가 보다 하게 되네요."


"그런 소식들이 너무 많이 들려서 이제는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아요."


사람들은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을 멈추고, 죽음에 무감각해졌다. 그림자 정부는 이 변화를 주시하며 그들의 계획이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일부지만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의문을 제기하지 않아. 그들의 관심을 돌리는 데 성공했어. 그들은 그저 소셜미디어의 자극적인 콘텐츠를 찾아다닐 뿐이야. 이제 죽음이 그저 일상이 되어가겠군."


이 모든 것은 마인드컨트롤의 일부였다. 사람들의 자유의지는 점점 더 약화되었고, 그림자 정부의 계획은 조금씩 실현되어 가고 있었다. 세상은 점점 더 그들의 손아귀 안에 들어가고 있었고, 의심을 제기하던 목소리들은 하나둘 사라졌다.


20대 유명 연예인이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한동안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활동이 왕성했던 젊은 연예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잠시 소셜 미디어를 뜨겁게 달궜지만 그 관심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무리 봐도 이건 백신 부작용이 분명해. 근데 사람들은 왜 이런데 관심을 안 가지지? 오로지 먹방이나 찾아다니는 꼴이라니... 한심하다 한심해."


강현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평소 강현은 의지가 강하고 심지가 곧은 성격이었기에 5G 공격에 유연하게 버틸 수 있었다. 백신을 맞았지만, 크로노스에 감염된 적이 없기에 강현은 잘 버티고 있었을 뿐, 강현의 정신이 무너지는 것도 시간문제일 뿐이었다.


매스컴에서는 연예인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한 뉴스가 줄을 이었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시간이 갈수록 빠르게 식어갔고, 사람들은 다른 주제들로 관심을 돌렸다.


"처음에는 그래도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어. 그런데 요즘에는 사람들에게 큰 감흥이 없어졌어."


강현은 무언가 단단히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한편, 맛집 리뷰나 폭식 방송과 같은 가벼운 콘텐츠는 여전히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다. 맛집리뷰 영상이나 폭식방송에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몇 시간 만에 몰려들어 열띤 반응을 보였다.


"오늘은 새로운 맛집 리뷰를 해볼 건데요! 이 집의 메뉴가 정말 끝내준답니다."


그 영상에는 몇 시간 만에 수백만의 조회수가 쌓였다. 반면, 연예인의 사망 소식을 다룬 기사와 영상은 눈에 띄게 조회수가 떨어지며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맛집 리뷰나 먹방을 더 재미있어하는군. 하긴 우울한 뉴스보다 이런 게 더 끌리는 거겠지."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소식에는 짧은 관심만을 보였고, 대신 빠르게 즐길 수 있는 가벼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더 몰입하고 있었다.


백신 접종 후 그림자 정부가 마인드컨트롤을 시도하면서 사회 곳곳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묻지 마 살인, 차량 급발진 등 평소와는 다른 종류의 범죄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서로 만난 적도 없는 사람을 지나가다 둔기로 내려치고, 칼로 찌르는 묻지 마 범죄가 급증했다. 일종의 마인드컨트롤 부작용이었다.


"오늘 오후 7시쯤 택시가 서울역광장으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택시기사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로 음주운전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운전미숙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을 놓고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뉴스에서 비슷한 사례의 사고와 범죄가 이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그 원인에 대해 누구도 백신 또는 바이러스와 연관 짓지 않았다.


"묻지 마 범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범죄심리학 전문가를 모셔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위원님 왜 이런 묻지 마 범죄가 증가하는 걸까요?"


"아무래도 취업난이다, 경영난이다해서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고, 우울증 같은 일종의 정신질환의 증가가 원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세상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뉴스를 통해 정보를 접할 때 외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과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으로 무관심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이러다 내 주변에서도 무슨 큰 사달이 나는 건 아닐지 몰라..."


강현은 자신의 생각이 이렇게 빨리 실현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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