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치론 進治論 (정치철학) -0

•서론 : 철학 기조에 대한 비판 바탕의 새로운 공동체철학(1)

by 김수렴

자유로부터 발출한 본질들이 실재적 존재에 상응하는 기초본질로서 존재성 아래로 축적된 모든 경험은 절대적인 최종으로 흘러가는 동시에 무제약적인 상태로 지향해 현실 안에서 온전히 구현케 끔 영원 이상에 다다른다. 경험을 쌓아가는 주체는 자연적으로 그리고 자기 의지로 의식 안에서 변증법적 본질 진화 운동과 본질-존재 사이의 회귀 운동 간 순환을 거치며 달성한다. 가능한 이유는 인간의 모든 운동을 비롯한 삶이, 최초의 본질인 존재성 그리고 이를 대면한 자유 자체가 아울러 태초에 출현한 사건은 주체의 전반 운동성을 보장하는 양태로서 우연히 촉발된 일이기 때문이다.

헤겔은 주체의 그러한 자유가 즉자적으론 불완전하다고 보았다. 진행철학론의 견해와 다르게 본질 세계 이전의 구체적이며 현실적인 존재 발출은 긍정되지 않으며, 단계아래 본질 중 하나로서 자유는 개인의 욕구와 오성 바로 다음 것으로 자체적으론 추상적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홉스나 로크가 이야기했던 만인의 자연상태인 원시인들의 집합에 질서와 규칙을 부여하는 기계적이고 단순하며 개개인의 자유를 보전키 위한 집단의 외적 권위로서 큰 법률 아래 실현되는 추상적 자유인 것이다. 그리고 실천이성의 이성적 형식성을 부여하는 방식을 통해 추상성의 자유는 주체 이성의 자율성으로 확장되어, 내적 권위를 상징하는 양심 안에서 구체화하는 칸트 식의 아이디어를 통해서 다음 과정으로 이행한다. 그러나 보편에 대한 형식적인 내재적 요구에 그칠 뿐 개개인의 양심이 상충해 도덕적 딜레마의 상황에 대응시키지 못한다는 점에서 개별 상황에 대한 개별적 도덕 판단들로 서로 꼬이는 현실의 실제 문제를 판명하게 풀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를 넘기 위해 그는 사회계약 아래 지어진 제도적 장치의 효과인 보편적 규제성을 칸트의 개별자아의 자율적 규제성을 설명하는 아이디어와 종합해, 집단 내 외적 권위와 내적 권위의 통일을 이루는 인륜성이라는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해소를 시도했다. 즉, 보편화를 야기하는 추상적인 자유의 본질이 내적 준칙으로 얽힌 양심 확립의 자유가 대립하고 동시에 종합적인 인륜성 안에서 자유가 보편성 그리고 개별성을 아울러 포섭하면서 개인의 자유는 현실로 나아가며 확장한다. 양심을 가진 이들이 만든 공동의 질서 아래 구현된 공동체야말로 온전한 자유를 향유하며 가족, 가족 간 대립의 시민사회, 내적 통일을 이뤄 만들어진 통합된 현실 국가로 나아가는 현상계의 과정과 평행한 방향을 갖는다. 여기까지가 헤겔이 논했던 집단공동체 성립 및 진화의 원리이다.

그의 이론적 구조는 개인의 자유는 공동체에 엮여있는 조건이나 관여하는 한에서 현실성을 가지고 현현한다는 점에서 전체주의적 사고 및 어젠다로 귀결되어 국가 주도의 정치적인 목적 아래 근본이념으로서 이용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추상법에 머무는 야만의 약소국가에 대한 복속 및 식민화를 범국가적 진보체계 상으로 정당화하는 제국주의의 정치사상을 보충하고, 중점의 본질을 물질로 치환한 유물론적 변증사유로부터 출발한 공산사회주의의 소수정치 이데올로기 성립에 그의 정치론이 기여한 사실은 역사적으로 부정하기가 어렵다. 68 운동 등의 반구조주의 포스트모더니즘 운동, 개별 인간의 실존을 다루는 실존주의 운동이 부각되었던 시대상황은 인류의 유치한 질풍노도가 아니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의 반항이 자기 존재의 저밀(低密)과 원천복귀를 통한 각자도생에만 그쳤을 뿐 주도면밀한 체계를 갖추려는 노력이 전무했다는 것이다. 또한, 근대 정신과 현대 정신이 통일을 이루지 않고 전체에서 세부에 이르기까지 대립한다는 측면에서 현재 세계는 과도 상태의 근대정신에 정체되고 있다. 변증사유가 가능한 깨어있는 시민들이 간혹 있었음에도 개인의 이익과 재산을 축적하는 추상적 자유 단계로서 기계적 인류의 시대정신이 다음 과정으로 가지 않고 고착화된 까닭은 기술-기계의 진보와 시장의 확대, 산업화와 같은 구조 정체에 따라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들을 그저 정치적으로 혹은 경제적으로 억제하고 통제하는 소모적인 권한을 현상 안에서 행사하는데 초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정체를 야기한 공산주의와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사회주의 같은 건 시대착오적 발상이며 오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