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누군가 간절히 바라던 내일이란 말
지는 꽃에도 향기는 남아
지는 꽃잎 가벼워
슬프다 하지마라
봄볕 새순으로 얼굴 내밀어
여름 한철 잠시 튀운 꽃이다만
사박히 쌓인 그늘진 잎사귀 아래
어설프게 잡은 자리이다만
꽃을 튀워 한껏 피어보았다
주름지고 누래진 모습이다만
지는 모습에도 향기 한 줌 남기며
미련없이 그렇게 간다
가는 모습 아름답지 않더라도
미련없이 그렇게 간다
죽기좋은 마음-가짐
우리가 함부로 보낸 오늘은
누군가 간절히 바라던 내일이라는 말이 있다
오늘이 마지막인것처럼 살아가란 말이 있다
시간은 유한하고
헛되이 보내선 안된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언제나 삶이란 소중한 것이며
함부로 대해서는 아니된다고 배웠고
그렇게 학습된 습관으로, 때로는 본능으로
삶을 쉽사리 내던지려 하지 못한다
나는 일년에 한 두번 훌쩍 여행을 떠나곤 했다
보름가량 그저 타박타박 걸어다니기도 하고
주머니 속 꼬깃한 돈만큼 청량리역에서 기차표를 끊어 다녀오기도 한다
운좋게 반나절을 비행기를 타고
유럽대륙을 여행하기도 했었다
그렇게 여행을 다니는 동안
가슴뛰는 경치 좋은 어느 산자락, 해변에서
아니 그저 도심 한복판에서도
조용히 눈을 감고
'지금 여기서 난 죽어도 괜찮을 것 같아.'
라고 마음으로 속삭인다
지리산 천왕봉 정상 부근이나
병산서원 강줄기
감포 해안의 갯바위는
정말 한발작 걸음으로 실천이 가능했었기에
여타 다른 여느때보다 많은 고민을 가지기도 했었다
그렇게 죽기로 마음 먹게 되면,
이렇게 죽을 마음을 가지게 되면
숨막히게 울컥거리는 슬픔이 남는
하지 못한 일들이 정리되곤 한다
삶에 대한 미련이리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리라
무엇이던간에
한껏 아프고 슬프고 나면
많은 것들이 정리된다
군더더기 없는 삶이 그려진다
얽매이지 않고
어설픈 미련도 버려지고
창피하고 부끄럽더라도 포기하게 되는 것들도 생긴다
그렇게 살다보니
언제고 한것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낼
자유롭고 나다운 삶들이 가득해졌다
그렇다고
마냥 기쁠 수만은 없다
행복할 수만은 없다
그냥
그저 나는 자유롭다
죽음과 가까워지며
삶에서 조금은 멀어진 어중간한 어느 선에서
어느 누군가들보다는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는 마음가짐이 있다
굳이 살아갈 필요는 없는
굳이 죽을 필요도 없는
그런 마음가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