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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결 Feb 06. 2024

피는 꽃이 지는 꽃에게

지고 있는 날들을 마중하며

피는 꽃이 지는 꽃에게




피어나는 연분홍 꽃봉아리 옆

갈빛으로 저물어가는 주름진 꽃잎


새초롬 틔울 아름다움에 눈을 잃고

몸둘바 모를 부끄러워

메말라가는 꽃잎으로 얼굴을 가리우지 말아라


피어봤으니 되었다

피어 아름다워 봤으니 되었다


갈색빛 마른 꽃잎 저물어

고동빛 흙 위로 떨어져 바람에 날려

이리저리 소스라치게 굴러다니다

아무런 관심없이 바스라지겠지만


그대 머문자리

잎이 피고 열매 맺으며

그대가 있었음을 증명한다

그대가 또 다시 피어남을 예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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