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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민크루 Aug 02. 2020

눈물 찡끗, 여운 남는 코로나 진단검사

코로나 시대의 해외 입국자 3/4




7월 26일에 일요일 오후 3시 반 경에
인천 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먼저 귀국한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항에서 바로 보건소로 가서 진단을 받고
자가 및 격리시설로 이동했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일요일 도착인 데다가
차량 운영시간도 따져야 한다.

당시 보건소 측에 문의했을 때에
지금 정확한 시간은 기억이 안 나지만
평일은 밤 9시, 주말은 저녁 6시까지 하니
그 시간까지 올 수 있으면 된다고 했었다.

그렇다 해도 빠듯한 시간 안에
지친 몸을 이끌고 서둘러 가고 싶지 않아
다음날 가기로 했다.





26일 6시 반 경에 호텔에 도착했고
다음날인 27일 오전에 강남구 보건소로 전화했다.

피로가 풀리지 않은 상태여서
나는 점심시간 이후에 가능한지 문의했다.

20분은 지났을까.

보건소에서 온 연락이었고,


시간대 선택은 안되고
오전 중으로 차량이 온다는 것이었다.

무슨 차가 온다는 건지,
그래서 언제쯤 온다는 건지,
나 말고 또 누가 같이 가는 건지,
검사는 얼마나 걸리는 건지,

등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10분은 지났을까.

호텔 프론트 데스크에서 온 연락이었고,


10분 뒤에 차량이 도착할 예정이니
내려오라는 것이었다.

서둘러 준비하고 내려갔다.

호텔 문 앞에서
사복 차림의 남자분이 기다리고 계셨고

내 이름을 확인하면서
문 열어드릴게 타세요 라고 하며
응급차 문을 여는 것이었다.



응급차????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내려오라고 한 이후부터
서둘러 준비해서 응급차에 탈 때까지

비일상적인 일이
뭔가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멍해졌었다.

이 과정에서 물론 잘못된 것은 없지만

응급차는 応急할 때 타는 것 아니던가.

놀라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했었다.

사이렌 울리며 역주행까지 하며 달리는
응급차 안에서 나는 곧 정신이 들었다.






운전해주신 분이
어디 소속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운전 정말 잘하셨다.

아무리 무적의 응급차 사이렌이 있다지만
요리조리 차선을 바꾸고 역주행까지 하는데
내 앉은 몸 하나 들썩거리는 일 없이

호텔에서 강남구청까지 10분 만에 도착했다.





운전해주신 분께서 열어주신 문으로 나오니
보건소 앞이었다.

보건소 앞 주차 장소에 설치되어 있는 큰 텐트가
해외 입국자 코로나 진단검사를 하는 곳이었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먼저 서류를 작성한 후
작성한 서류를 가지고 텐트 뒤의 건물로 갔다.

건물의 문 안으로 들어가
문 바로 앞에서 선 상태에서
시험관을 건네받은 후

텐트 옆의 컨테이너 박스 같은 곳으로 이동했다.

그 안에는 두 카운터가 있었는데
내가 있는 쪽과 반대쪽은 투명 칸막이로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었고

반대쪽에 있는 직원은
칸막이에 있는 두 구멍과 연결되어 있는
고무장갑 부분에 팔을 넣어 검사를 진행했다.

아 하세요 해서 아 했더니
아주 순식간에
20cm 정도 되어 보이는 길고 얇은 면봉을
콧구멍 안으로 깊숙이 넣었다 뺐다.



역대급 고통이었다,
너무 아파서 오래 울었다,
등 여러 의견을 들어봤지만
 
자동반사적인 눈물만 나왔을 뿐
고통이라고 표현할 정도는 결코 아니었다.

물론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그 불쾌한 느낌이
여운까지 남아 몇 분간은 꽤 별로였다.



직원은 면봉은 시험관 안으로 넣어 밀봉했고

나는 뒤편에 있는 수거함에
시험관과 서류를 각각 놓고 나왔다.

총 10분은 걸렸을까.





컨테이너 박스에서 나오자마자
운전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나를 불렀다.

열어주신 문으로 다시 응급차에 탑승했고

강남구 보건소에서 동대문 호텔까지
또다시 초고속으로 10분 만에 도착했다.


내릴 때 문 열어주시면서 하신 말
“동영상이나 사진 어디에 올리지 마세요.”

하하하;;;; 다 보고 계셨군 이라 생각하며
네라고 대답하긴 했지만
올리는 나....

그런데 왜 올리면 안 되나요..?

공항이든 보건소든 시설이든
관련기관 분들께서
공식 웹페이지에 친절하게 정보를 올려주셨다면
나의 공유욕이 이렇게까지 꿈틀거리지는 않지;;;;

다들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서
입국자들이 헤매지 않도록
정보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입국할 수 있도록
사진이나 영상 올려놔 주면 얼마나 좋아요..??



그렇게 호텔에서 보건소까지 가는데 10분,
보건소에서 검사하는데 10분,
보건소에서 호텔까지 돌아오는데 10분,

코로나 진단검사는

초고속으로 30분 만에 완료됐다.



그 면봉 넣기, 다시는 하기 싫은데
체크아웃하는 날
한번 더 검사해야 한다고 한다.

그때는 알아서 보건소로 가야 한다.

단, 대중교통은 되도록 이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응급차 초고속 드라이브는 더 이상 없는 걸로.

그래서 나는 자차로 이동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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