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민크루 Sep 02. 2020

코로나 이후 크루즈 운영에도 상당 변화 있을 듯

뉴스라인&세종경제신문 연재___코로나 충격속의 크루즈 4/4


나는 코로나 팬데믹에 넉다운 당한 크루즈의 타격과 고충을 현장에서 겪으며, 개인 블로그(네이버, ‘꽃보다 크루즈’)에 선사의 지침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기록하였다. 그중에는 기록하기에 너무나도 슬프고 미안한 일도 있었다. 친구 4명의 가족 사망 소식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장모님, 남동생을 코로나 또는 지병으로 잃었지만, 그 누구도 가족의 곁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해상 격리된 상태에서 더군다나 선원이라는 직업을 특정하여 입국 거부하고 있는 국가도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배에서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은 승무원도 있었다. 계속하여 무산되는 본국 송환에 절망했기 때문이었다.
 
 아직까지도 집에 가지 못한 채 해상 격리되어 있는 승무원도 있다. 3월부터 지금까지 자국민의 입국을 일제히 거부하고 있는 아프리카 동남부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 모리셔스에서 온 승무원들이다. 아직도 약 5천 명의 승무원이 바다 위의 배에 갇힌 채 집에 돌아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가운에는 총 승선 기간이 1년이 넘는 이들도 있다.
 
 DC(During Corona/Covid-19, 즉 코로나 중(中)의 크루즈)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겠지만 이후에는 언젠가 AC(After Corona/Covid-19)가 찾아올 것이다. 우리 모두가 기다리는 코로나 종식 후(後)의 삶이다. 내가 소속된 선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180년 역사의 큐나드이며, 서구 국가에서는 크루즈가 문화로서 확실히 자리한지 100여년이다. 지금으로서는 선사가 2021년 3~5월까지의 운항 중지를 발표한 상태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언제 재개할 수 있을지 그 누구도 가늠할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운항 재개만 된다면 적어도 서구 국가에서만큼은 BC(Before Corona/Covid-19)와 같은 매년 성장하는 글로벌 업계의 크루즈로 돌아갈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똑같은 BC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우선적으로는 밀폐, 밀집, 밀접, 즉 3밀(密)을 해결하기 위한 승객 및 승무원 수의 제한, 환기설비 개조, 청결유지를 뛰어넘은 소독설비 등에 대한 시대에 맞춘 개선이 있을 것이다.
 
 또한, 로열 캐리비언 선사가 이미 도입한 CMO(Chief Medical Officer, 최고 의료 책임자)의 도입을 고려할 수도 있다.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올해 출범 예정이었던 19척의 대형 크루즈선을 포함해, 지금까지 그랬듯이 매년 새로운 배가 나올 것이다. 크루즈는 단 한 번도 안 타보았다면 모를까, 한 번이라도 타보았다면 다시 탈 수밖에 없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여행이다. 크루즈 이용 승객의 82% 이상이 단골이라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잠시 쉬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일 뿐, 이것으로 코로나 종식과 함께 크루즈도 종식되는 일은 문화적인 차원에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에서는 많이 다른 상황이다. 수년간 숨겨져 있는 황금알 마냥 블루오션으로만 머물러 있지만, 그래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던 크루즈. 지금은 현장에 있던 승무원에게는 잃어버린 일터이자 꿈이 되어 버렸다. 한국에 있는 크루즈 관련 업계 종사자에게는 그 회사의 규모가 크든 적든 또 다른 절망을 안겨줬다. 다시 크루즈가 바다에서 제대로 빛을 발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잘 이겨내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이 위기를 계기로 전 세계 모두가 앞다퉈 궁금해하고 오고 싶어 하는 안전하고 매력이 넘치는 대한민국의 도시와 항구로 거듭날 수 있다면, 이후 많은 크루즈를 불러들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로 인해 업계에게는 손실을 회복하고 더 나아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를 희망한다. 전 세계적으로 모두가 겪고 있는 코로나 쇼크가 하루빨리 회복되고 팬데믹에서 벗어나 코로나가 종식되길 간절히 기도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3개월 만에 먹은 초콜렛에 감동하기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