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지혜로운 삶: 야고보의 편지(야고보서) 읽기

유대칠과 함께 성서 읽기

by 유대칠 자까

참으로 지혜로운 삶


“여러분 중에 지혜롭고 분별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온유함으로 나타나는 지혜로 자신의 선한 행실을 보여주십시오. 하지만 여러분 안에 독한 시기심과 다툼이 있다면, 그것을 자랑하거나 진리를 거슬러 거짓말하지 마십시오. 그런 지혜는 위로부터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세속적이고, 현세적이며, 악한 것입니다. 시기심과 다툼이 있는 곳에는 혼란과 온갖 악한 일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위로부터 오는 지혜는 먼저 순수하며, 평화롭고, 관대하고, 온순하며, 자비와 선한 열매로 가득하고, 편견과 거짓이 없습니다. 그리고 정의의 열매는 평화를 이루는 이들에 의해 평화 속에서 심어집니다.”

(<야고보의 편지> 1, 13-18)


이 말씀은 우리가 어떤 지혜를 따라야 하고, 그 지혜가 우리의 삶과 공동체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깊이 깨닫게 합니다. 세상은 흔히 지혜를 ‘나에게 유리한 것’, ‘나를 더 성공하게 만드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세속적인 지혜는 종종 자기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하거나 희생시키는 결과를 낳습니다. 자기 혼자 배부르고 행복하려는 이기적인 지혜는 주변에 혼란과 다툼을 만들어내고, 결국 모두를 불행하게 합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자신이 가진 능력과 자원을 오로지 자신의 성공을 위해 사용한다면, 겉으로 보기에는 똑똑하고 능력 있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이 소외되고 상처를 입게 된다면, 그것이 과연 진정한 지혜일까요? <야고보의 편지>는 이런 세상의 지혜를 ‘세속적이고, 현세적이며, 악한 것’이라고 분명히 말합니다. 이런 지혜는 결국 시기와 다툼을 낳고, 관계를 파괴하며, 공동체를 혼란 속에 빠뜨립니다.

반면, 하늘의 지혜는 다릅니다. 하늘의 지혜는 나 혼자 잘되기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늘의 지혜는 순수하고, 평화를 이루며, 관대하고 온순합니다. 그것은 나를 넘어, 우리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하늘의 지혜를 따라 사는 사람은 자신의 이익을 먼저 계산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내어놓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한 농부가 자신이 기른 곡식을 마을 사람들과 나누는 모습을 떠올려봅시다. 그 농부는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대신, 마을 사람들이 함께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만약 그 마을에 그런 농부들이 가득하다면 어떻게 될까요?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희망이 되는 공동체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그 공동체는 경쟁과 다툼 대신 평화와 협력이 가득한 곳이 될 것입니다.

하늘의 지혜는 바로 이렇게 우리를 변화시키고, 우리가 속한 공동체를 변화시킵니다.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하늘의 지혜를 선택할 때, 우리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평화와 사랑의 씨앗이 됩니다. 내가 누군가를 돕고, 누군가를 위로하며, 함께 살아가기 위한 길을 선택할 때, 그 사랑은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고, 점차 더 큰 희망으로 자라납니다.

물론, 하늘의 지혜를 따라 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너 혼자 잘돼야 한다’고 말하며, 이기적인 선택을 부추깁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세상의 흐름에 휩쓸리기보다, 하늘의 지혜가 이끄는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것은 곧 서로를 응원하고, 서로를 희망으로 만들어가는 삶입니다.

우리가 하늘의 지혜를 따라 산다는 것은 단지 도덕적으로 올바르게 사는 것을 넘어, 우리의 삶이 그 지혜의 드러남이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말과 행동이 평화와 사랑을 전하고, 우리의 선택이 선한 열매를 맺도록 하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의 삶 속에서 하늘의 지혜를 선택해 봅시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직장에서, 가정에서, 내가 어떻게 더 평화를 이루고, 선한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를 고민해 봅시다. 그렇게 하늘의 지혜를 따르며 살아갈 때, 우리의 삶은 단지 나 하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서로에게 응원과 희망이 되는 삶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지혜는 나 혼자 잘되는 지혜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잘 살아가는 지혜입니다. 우리의 삶이 그 지혜를 따라 변화될 때, 우리는 비로소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평화와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유대칠 옮기고 씀

[이곳 야고보의 편지 인용문은 유대칠이 직접 옮긴 것으로 다른 성서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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