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팅 뒤 단상
1.
- 무서워.. 무서워..
- 에이 뭐가 무서워.. 수술 끝나고 눈뜨면 엄마가 딱 있을껀데..
수술할 아가가 침대에 앉아서 불안해하고 엄마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안아주는 흔한 광경
- **야~ 안~~~녕!! ^_______^
소리높여 인사하면 아가들은 보통 나를 보고 방긋 웃거나, 빤히 쳐다보거나 하는데, 이 아이는 더 훌쩍 거리기 시작했다.
- 약 줘야겠다.
전공의에게 말하고, 아이와 아이 어머니에게 말했다.
- 이제 애기 잘께요. 그냥 안고 계셔도 괜찮아요.
- (흑흑) .. 엄마..
- 응?
- 그동안 고마웠어.
- 어머 너 왜 그런말을 해.
2.
오래전에.
A4용지 한페이지 가득. 수술력이 있는 20대 초반 남자를 만나러 갔다. 선천성 기형으로 수술. 또 수술 또 수술 또 수술..
얼마나 힘들고 지겨웠을까.
하며 만나러 간 그는 밝게 웃었다.
- 걱정마세요. 수술도. 중환자실도. 한두번이 아닌걸요.
하며 주변을 위로하던 아이
수술실에서도, 중환자실에서도 항상 말갛게 웃고있던 얼굴이 하얗던 그는 신부님이 되기위해 신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했다.
어떻게 저럴수가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아이는 그렇게 한번한번을 철학자처럼. 도인처럼.
또 다시 고통스럽게 태어나고 죽고 다시 태어나서 엄마를 만나고 헤어지는 것을 혼자 반복하고 있었나보다.
겨우 세상을 3,4년 살았는데.
수술은 수십번 받은 아이.
그 작은 몸과 머리로 늘 그런 생각을 해왔을까.
수술을 받을때마다.
엄마. 그동안 고마웠어요.
혹시 다시 못만날수도 있으니 지금 이야기할께요 .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