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해야 할 것과 경험하지 않아도 될 것 사이에서
내 인생의 모토는 ‘후회 없는 삶을 살자’이다.
훗날 80세의 할머니가 되어 지금의 나를 떠올렸을 때,
“그래, 그때 참 열심히 살았지...”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인생의 갈림길에 설 때마다 나는 늘 묻곤 했다. 80세의 나는 지금의 나에게 어떤 말을 건넬까?
망설임이 찾아오는 순간에는 언제나 비슷한 답이 떠올랐다.
“해봐~. 해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알 수 없잖니.”
그 말을 믿고, 나는 ‘할까 말까’ 고민되는 일들 앞에서 대체로 ‘해보자’를 선택해 왔다.
미래의 나는 분명 “많은 경험을 하는 게 좋다”라고 말할 것 같았고, 현재의 나 역시 “어차피 후회할 거면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낫다”는 마음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정말… 모든 경험을 다 해볼 필요가 있을까?”
어찌 보면 역설적이지만,
내 안에는 늘 두 가지 마음이 함께 자리 잡고 있었다.
미래의 나를 위해 더 멀리 가고 싶은 마음,
그리고 지금의 나를 지키며 살아가고 싶은 마음.
살다 보면 겉으로는 ‘기회’처럼 보이지만 막상 직접 닿아보면 감당하기에 너무 벅찬 길이 있다.
겉으로는 멋진 경험이 될 것 같아 보여도
그 과정에서 지금의 내가 무너질 수 있겠구나 라는 직감이 들 때가 있다.
예전의 나는 ‘나중에 후회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그런 길조차 억지로 걸어보려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모든 돌다리를 꼭 두들겨보고 건널 필요는 없다는 것을, 때론 돌아가는 길이 나를 더 오래 지켜주는 선택이라는 것을.
누군가는 말한다.
“살아가며 희로애락을 모두 겪어야 한다”라고.
물론 나도 그 말에 공감하지만, 현실을 살아갈 때엔 내게 들어올 리스크를 가늠해 보고 지금의 내가 버틸 수 있는 속도를 선택하는 일도 분명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하게 됐다.
80세의 나라면 지금의 나에게
“너무 부담 가지지 말고, 다가올 후회에 겁내지 말되, 네가 선택한 길을 믿어도 된다”라고 말할 것이다.
후회 없는 삶이란,
아무 경험이나 모두 해보는 삶이 아니라
미래의 나와 지금의 나 둘 다를 지켜낼 수 있는
균형 있는 선택을 해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