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 여름의 맛, 여유

7시간의 수면

by 썸머

어젯밤 11시 넘어 잠이 들고 아침에 눈떠 핸드폰으로 확인한 시간은 4시가 넘었다.


알람이 안 울렸나? 며칠 피곤함을 느끼고 있어 오늘은 제시간에 일어나는 것보다 7시간 이상 충분한 잠자기를 선택하고 잠을 더 청했다.

다시 눈 뜨고 핸드폰으로 시간 확인. 5시가 넘었다. 4:58분 알람도 안 울렸나? 잘 모르겠지만 더 잠을 청했다.

다시 침대 머리 옆에 둔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

7월의 여름. 이미 밖은 환하다. 한 겹의 하얀 커튼 위로도 밝은 아침이 통과해 환한 아침이구나를 생각 않고서도 알게 한다.


시간은 6시가 다 되어 간다. 아직 6시 전. 더 잠을 청한다. 잠깐 아주 잠깐. 밝아진 아침 이어서였을까. 일어날 때면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며 밤사이 온 알람들을 확인하던 습관 때문이었을까. 손으로 스크롤 내리듯 하면 화면 가득 있는 핸드폰 알람을 하나씩 보고 싶은 순서대로 확인을 했다.


그러다 발견한 베이커리 창업 인스타 피드를 읽고 블로그로 넘어가 더 긴 글을 읽고 이웃 블로그의 오늘의 글을 읽고 보니 30분이 지나있다. 안 되겠다 그 이상 sns에 시간 쓰는 건 아깝다. 핸드폰 창을 닫고 일어나 부엌으로 나왔다.


아침의 일과가 된 설거지 한 그릇들을 제자리 찾아 정리부터하고 빈 물통 개수가 2개 반. 큰 솥에 물을 가득 받아 가스레인지 가장 큰 화구에 올려 마실 물을 끓였다.


매일 하는 일. 저녁 설거지, 아침 설거지 그릇 뒷정리, 마실 물 끓이기.

이걸 하고 나면 일상의 쳇바퀴에 윤활유가 되어 아귀가 딱 딱 맞게 부드럽게 하루가 시작되는 느낌이다.

널어진 빨래는 장마철이라 아직 덜 말랐을 거야. 하고 패스~


그제 만들어둔 꿀 넣은 팥조림과 어제 사온 우유를 꺼내고 3입, 4입의 아이스크림 통들을 꺼내는데 손잡이만 있고 통은 없는 게 있고, 가장 잘 쓰는 10구짜리는 나무 손잡이 바가 없다. 도로 찬장에 넣었다. 팥앙금과 우유도 다시 냉장고에 넣었다. 오늘 점심 먹으러 집에 올 때 다이소에 들러 아이스크림 막대를 사 와서 만들어 놓고 가야겠다. 오늘 유치원하원 하고 먹을 수 있을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늘 저녁에 아님 내일 먹을 수는 있겠다.


내일 토요일 아침 고전 낭독회에서 읽을 베니스의 상인을 한 페이지 읽고, 두 페이지.. 읽으려는데 배고픔이 느껴진다.


밥 먹자. 하고 잃어나 어제저녁 신랑이 한 찜닭에서 다들 살코기를 안 먹어 퍽퍽 살코기 덩어리만 남아 있던걸 먹었다. 식성이 달라 덕분에 살코기 좋아하는 내겐 오히려 좋은 일. 거기에 끓는 물에 8분 30초 삶아 반숙으로 익힌 달걀을 두 개 먹으려다 하나 더 먹어 총 세 개를 먹었다 ㅎㅎ


그리고 식후에 먹게 되는 호두를 먹고, 냉장고에 있는 수박이 눈에 들어오는데 과당이 이젠 필요한 것 같지 않아서, 안 먹어도 될 음식 같아서 안 먹으려다. 생각이 반대방향으로 흘렀다.


여름 음식, 이때만 즐길 수 있는 과일, 맛있게 잘 익은 과일을 식구들도 다들 안 먹고 있는데, 계속 안 먹고 저대로 놔두면 물러지고 못 먹게 죄고 버리게 되면 아깝잖아.


이때만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여름 과일, 수박의 맛을 즐기자는 생각이 퍼뜩 들어, 바로 초록 봉지에 싸여 있는 수박을 꺼내 갈색 도마 위에서 두껍게 크게 한 조각을 썰어 네모난 모양의 기다란 조각으로 썰었다. 두툼하게 네모나게. 모양도 재밌게, 베어 무는 식감도 좋게, 입안 가득 들어차 기분 좋게 먹을 수 있게 썰어 먹었다.

먹으면서 타임스탬프로 한입 한입 베어 먹는 걸 찍었다. 찍기 위해, 찍는 재미로 큰 수박 두 조각을 먹었다. 맛을 즐기려던 것에서 사진 찍기 재미가 덤으로 생겼다. 늦게 시작한 아침이 재미가 들어찼다.


오늘 아침에 충분히 자기로 한 선택이 좋았고 아침에 생각 못한 여름 과일 수박맛을 즐겼고 아침 식사와 수박 사진을 찍고 기록물에 올렸고 여유가 피어오른 느낌이 드는데 이건 뭘까 궁금해졌다.


더 자기로 한 선택이, 아침에 먹은 수박이, 아침 사진과 한 기록이 있던 아침. 그 후 느껴지는 여유.

오늘도 새로운 감정을 발견한다. 오늘도 배움이 있는 하루가 시작되었다. 굿모닝 오늘. 시나몬 너도 굿모닝. 오늘 하루 잘 지내. 나도 잘 보낼게. 이따 연락할 일 있음 또 올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