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하는 것들이 늘어나는 삶] ep22. 안개

by 정여름


귀찮은 게 많지만 햇살을 좋아하는 나는 거실에 시스루커튼을 설치했다. 매번 커튼을 걷어야 햇살을 맞이할 수 있다는 건 조금 슬프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커튼을 없애기엔 조금 민망했다. 무튼 꽤나 만족하며 지내고 있는데, 오늘 아침 화재가 났나 싶을 정도로 뿌얘서 앞이 안 보이는 것이다. 운전을 하여 이동할까 싶다가도 도저히 자신이 나지 않는 아침이었다.

안개가 가득 찬 도로를 보며 인생 같단 생각이 들었다. 가야 하는 길이 있는 건 아는데, 앞이 보일 듯 보이지 않아 마냥 달릴 수 없는 게 내 인생 같았다. 내 인생은 꽤나 최선의 선택들의 연속이었다 스스로 위로해 보지만 아직도 무언가를 하기 전 두렵다. 어디서부터 흘러왔는지 모르겠는 이 안개는 날 두렵게 만든다.


꽃봉이가 보이기 시작하는 요즘, 나는 운전을 하다 창문을 내려 손을 뻗어보았다. 햇살이 손에 잡힐듯해 움켜잡았다. 햇살이 스며든 손은 따스했다. 나는 내 앞에 주어진 안개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싶어 기나긴 생각에 남기게 된다. 쉽사리 손이 뻗어지지 않는다.



이전 21화[혼자 하는 것들이 늘어나는 삶] ep21.벚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