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벚꽃이 필 거 같아요. 벚꽃명소로 꼽히는 대학을 다녀 1학기 중간고사 기간 내내 만석인 버스가 기억나요. 지긋한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어린아이까지 벚꽃을 보기 위해 조그마한 01번 버스에 가득 찬 사람들. 시험기간이라 피곤한 나와는 달리 설렘이 가득한 표정이라 나도 모르게 씩 웃곤 했죠. 감정이란 옮는 거 같아요. 좀 웃기기도 했고요. 아무튼 저에게 벚꽃시즌이란 중간고사라는 의미였어서 엄청나게 기다려지고 설레진 않았어요.
오늘도 주말 이른 아침부터 학교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담았는데, 밖을 보니 벚꽃이 곧 필 거 같은 거예요. 생각해 보니 버스정류장에서부터 봄내음을 맡은 거 같아요. 추웠던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있음을 자연스레 느낀 거죠. 바뀌는 계절을 느껴서일까요? 매일 아침 해오던 영어공부와 독서를 하기 싫어졌어요. 잠깐이지만 버스에 앉아 있는 시간 동안 루틴을 깨고 싶더라고요. 뭐, 별거 있나요? 하루이틀 쉬어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면 되죠. 더 길어져도 상관없어요.
추워서 싫었지만 겨울의 끝자락을, 곧 다가올 봄내음을 느껴보는 거죠. 열매로 살아온 나에게 주는 보상이에요. 벚꽃이 피길 기다리며 일상을 도피하는 것. 오늘은 자리에 앉자마자 치던 버스 창문의 커튼도 치지 않을 거예요. 조금 더 눈에 담아보고, 햇살을 머금어 보려고요. 아주 사소해서 말하지 않으면 모를 것들을 하니 고요한 만족감으로 가득 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