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함께 일하는 팀: 더 나은 성과를 만드는 비밀

하버드비즈니스스쿨, 와튼스쿨, PG의 "AI와 팀성과" 공동연구

by 유준희


인공지능(AI)과 함께 일하는 팀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까요? AI가 단순한 업무 자동화 도구를 넘어, 팀워크의 동료로서 인간과 함께 협업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arvard Business School), 와튼 스쿨(Wharton School), 그리고 글로벌 소비재 기업 P&G(Procter & Gamble)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he Cybernetic Teammate: A Field Experiment on Generative AI Reshaping Teamwork and Expertise)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2024년 여름, P&G의 776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현장 실험은 AI가 팀의 성과와 협업 방식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 데이터로 입증하며, AI와 함께 일하는 미래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밝혀냈습니다.



AI, 팀워크의 동료가 되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AI를 활용한 팀이 상위 10%에 해당하는 고품질 솔루션을 만들어낼 확률이 9.2%포인트 더 높았다는 점입니다. 이는 AI 없이 작업한 팀보다 약 3배나 더 높은 성과입니다. 단순히 빠르게 결과를 내는 것을 넘어, 결과물의 질적 수준까지 높인 것입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AI를 도입했을 때의 변화가 단순한 생산성 향상에만 그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AI는 팀 내 역할의 경계를 허물며, 참가자들이 더 넓은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게 도왔습니다. AI 없이 작업했을 때는 상업 전문가와 R&D 전문가 간의 역할 분담이 명확했지만, AI를 도입한 팀에서는 이러한 구분이 희미해졌습니다. 이는 AI가 특정 분야의 전문성에만 갇히지 않고, 팀원 모두가 창의적 문제 해결자로서 기여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실험 개요:


P&G의 미국과 유럽 본사에서 근무하는 776명의 전문가들은 무작위로 4개의 그룹 중 하나에 배정되었습니다:

AI 없이 개인 작업

AI 없이 2인 팀 작업 (상업 전문가 + R&D 전문가)

AI와 함께 개인 작업

AI와 함께 2인 팀 작업


이들은 실제 업무와 유사한 제품 개발 과제를 수행했습니다. 과제 주제는 P&G의 실제 사업 부문과 관련된 내용으로, 베이비 케어, 여성 위생, 구강 관리, 그루밍 제품 등 다양한 분야의 신제품 아이디어와 패키징, 마케팅 전략을 포함했습니다.


AI 그룹은 Microsoft Azure의 GPT-4 기반 AI 시스템을 사용했습니다. 단순히 AI를 배포한 것이 아니라, 참가자들이 AI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사전 교육과 프롬프트 작성 가이드, 예시를 제공하는 등 지원도 병행했습니다. 이는 AI의 단순한 사용 여부가 아니라, 어떻게 AI를 활용하고, 어떤 질문을 던지며, 결과를 팀 차원에서 어떻게 연결하는지가 핵심이라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성과 평가는 최소 2명의 외부 심사위원이 결과물의 품질, 창의성, 실행 가능성을 평가하며 이루어졌고, 작업 시간, 솔루션의 길이와 깊이, 참가자의 정서적 반응(만족도, 불안감, 좌절감)까지 포괄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주요 실험 결과:


상위 10% 솔루션 도출 확률 증가: AI를 활용한 팀은 상위 10%에 해당하는 고품질 솔루션을 도출할 확률이 9.2%포인트 높았습니다. 이는 AI를 사용하지 않은 팀보다 약 3배 더 높은 성과입니다.

과제 수행 속도 향상: AI를 활용한 개인은 과제를 평균 16.4% 더 빠르게 완료했으며, AI를 활용한 팀은 12.7% 더 빠르게 작업을 마쳤습니다.

작업 결과물의 질적 향상: AI를 활용한 개인과 팀은 더 길고 상세한 솔루션을 작성하여, 작업의 질적 수준이 향상되었습니다.

전문성의 경계 허물기: AI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 R&D 전문가와 상업 전문가 간에 명확한 역할 구분이 있었으나, AI를 활용한 경우 이러한 구분이 사라지고, 더 균형 잡힌 솔루션이 도출되었습니다.

정서적 경험의 개선: AI를 활용한 참가자들은 더 높은 수준의 긍정적 감정을 보고했으며, 불안과 좌절감은 감소했습니다.



생산성, 창의성, 그리고 정서적 경험의 변화


AI의 도입은 단순히 속도를 높이는 효과를 넘어, 협업 과정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더 주목할 만한 부분은 AI가 협업 과정에서의 정서적 경험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는 점입니다. AI를 사용한 참가자들은 더 높은 수준의 긍정적 감정을 느꼈으며, 불안과 좌절감은 현저히 낮았습니다. AI는 단순한 생산성 도구를 넘어, 팀 내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자신감을 북돋아 주는 새로운 형태의 "심리적 동료"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AI와 함께 일하는 시대, 무엇이 중요한가


이번 연구에서 중요한 교훈은 AI 자체의 능력보다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팀의 성과를 좌우한다는 점입니다. AI의 도움을 많이 받은 그룹이 반드시 최고의 성과를 낸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AI의 답변을 적절히 해석하고, 이를 팀 차원의 대화와 실행으로 연결한 팀이 더 나은 결과를 냈습니다. 이는 AI 시대의 협업이 단순히 도구의 사용 여부가 아니라, 사람과 AI의 상호작용 능력과 팀 내 커뮤니케이션 방식, 그리고 AI를 새로운 동료로 받아들이는 문화적 태도에 달려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조직문화 관점의 시사점

이번 연구는 AI가 가져오는 기술적 혁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를 받아들이는 조직의 문화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줍니다.


AI를 동료로 인식하는 문화: AI를 단순한 효율성 도구로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AI를 문제 해결의 동반자이자 협업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조직 문화가 필요합니다.

AI 활용법에 대한 학습과 공유: AI 도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AI에게 어떻게 질문할 것인지, 그 답변을 팀의 대화에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학습과 공유가 필수적입니다.

정서적 경험을 관리하는 리더십: AI와 협업할 때 나타나는 불안감과 혼란을 관리하고, 이를 자신감과 긍정적 동기로 전환시키는 리더십이 중요해집니다.



AI 함께 성장하는 협업의 미래


AI와 함께 일하는 팀은 더 나은 성과를 만듭니다. 그러나 그 성과의 비밀은 단순히 AI의 도입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AI와의 대화를 통해 더 나은 질문을 던지고, AI의 답변을 팀 내에서 공유하며, 함께 성장해 나가는 협업의 방식에 있습니다. AI를 동료로 받아들이고, AI와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문화적 변화가 AI 시대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입니다.


AI는 도구를 넘어 동료가 될 수 있을까요? 이번 연구는 그 가능성을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AI와 함께 더 나은 팀을 만드는 것, 이제 그 시작은 바로 우리의 질문과 대화 방식에서 비롯됩니다.



글 / 유준희 대표 (조직문화공작소)

매거진의 이전글생성형 AI, 생산성 향상이 아닌 협업문화의 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