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구성원의 준비도’가 관건

2025년 AI에 대한 구성원 준비도 관련 보고서 리뷰

by 유준희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인공지능(AI)은 먼 미래의 기술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2023년, 생성형 AI의 대중적 출현은 기업의 일하는 방식에 지각변동을 일으켰고, 이제 AI는 더 이상 ‘도입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발표된 Kyndryl의 『People Readiness Report 2025』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95%의 기업이 이미 AI를 조직 내 여러 영역에 도입했으며, 그중 35%는 AI를 전사적으로 통합했다고 응답했다. 겉으로 보기엔 AI 시대가 이미 정착한 듯 보인다. 하지만 단지 기술이 도입되었다고 해서 변화가 실현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기술의 도입과 기술의 내재화는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는 “AI는 도입되었지만, 우리 조직과 사람들은 진정으로 준비되어 있는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기술은 왔지만, 사람은 준비되지 않았다


Kyndryl이 2025년 초, 8개국 1,100명의 C레벨 리더와 부서장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조사는, AI의 기술적 도입 수준과 조직 내 준비 상태 간의 괴리를 낱낱이 드러낸다.


조사에 응한 리더들의 71%는 자사 직원들이 아직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으며, CEO의 45%는 직원들이 AI에 적대적이거나 저항적 태도를 보인다고 응답했다. 이는 단순한 학습 부족이나 훈련 문제를 넘어, 조직 전반의 문화적 수용성, 기술 신뢰도, 그리고 변화관리 전략의 부재를 시사한다.


다시 말해, 기술은 도입됐지만,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의 준비는 아직 시작 단계인 것이다. 이는 “기술만 바뀌면 혁신이 따라온다”는 환상을 깨는 중요한 현실 진단이다.




AI의 목적이 ‘효율성’에 머물고 있는 조직들


더욱 눈에 띄는 부분은 AI가 대부분 운영 효율성 개선이라는 제한된 범주에서만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응답자 중 66%는 AI를 업무 자동화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사용한다고 밝혔으며,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에 AI를 활용한다는 응답은 21%에 그쳤다.


물론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은 AI 도입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그것이 조직의 미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창의적 혁신과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AI는 그저 효율적인 ‘도구’에 머무를 뿐이다. AI가 기업 전략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활용을 넘어 전사적 목적과의 정렬, 직원 역량 강화, 변화에 대한 신뢰 형성이 병행되어야 한다.




리더십 간의 인식 차이, 변화의 걸림돌이 되다


Kyndryl 보고서는 AI 도입과 관련해 CEO와 CTO/CIO 간의 인식 차이가 변화의 속도를 늦추는 주요 요인 중 하나임을 지적한다. 기술 책임자들은 직원들이 AI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지만, CEO들은 오히려 저항이 크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CTO 및 CIO의 73%는 “직원들이 AI를 잘 수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반면, CEO는 그 수치를 45%로 평가했다. 또한 AI 관련 역량 확보에 있어서도, 기술 리더는 기존 인력의 재교육(80%)을 우선시하는 반면, CEO는 외부 인재 채용(43%)을 더욱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리더십 간의 전략적 불일치는 조직이 AI를 전사적으로 수용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장애 요인이 된다.




단 14%, 전략적 AI 전환을 이루고 있다: ‘AI Pacesetters’


그러나 모두가 뒤처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보고서는 조직 중 단 14%만이 기술, 사람, 성장의 세 축을 조화롭게 통합해 AI 전환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AI Pacesetters’라고 불린다.


이들은 단순히 AI를 전사적으로 통합한 데 그치지 않는다. AI를 제품 및 서비스 혁신에 활용하며, 무엇보다 직원들이 AI를 적극 수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과 신뢰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들은 기술적 혁신뿐 아니라 조직문화, 변화관리, 인재 전략 전반에서 철저히 준비된 기업들이다.




세 가지 핵심 과제: 조직변화, 신뢰, 스킬


보고서는 AI 도입의 걸림돌로 다음의 세 가지를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조직 변화관리의 부재: AI를 도입했지만, 변화에 대한 전략이나 거버넌스 프레임워크가 마련되지 않은 조직이 대다수다. Pacesetters는 변화관리 전략(88%), AI 거버넌스 체계(79%)를 갖추고 있었다.


신뢰의 결핍: 많은 직원들이 AI가 자신의 일자리를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느끼고 있으며, 이에 대한 리더십의 설명이나 참여 기회가 부족하다. Pacesetters는 윤리 가이드라인, 투명한 소통, 직원 참여를 강화하여 신뢰를 구축하고 있다.


스킬 격차: AI 관련 기술과 직무는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조직은 현재 보유한 기술 역량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Pacesetters는 스킬 인벤토리, 맞춤형 교육, 외부 인증 프로그램 등으로 직원의 역량을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있다.




AI 도입, 결국 사람의 문제다


『People Readiness Report 2025』는 매우 중요한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AI 도입의 성패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에게 달려 있다는 점이다. 기술은 필연적으로 진화한다. 그러나 그 기술을 누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전적으로 조직과 사람의 문제다.


기술 혁신의 시대에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그리고 그 방향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람을 준비시키는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AI 도입의 성공은, 사람을 중심에 두고 AI와 함께 성장하는 조직문화와 시스템을 설계하는 데서 비롯된다.


글 / 유준희 대표 (조직문화공작소)



참고문헌:

Kyndryl (2025), People Readiness Report 2025; Are organizations ready for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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