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좋은 날

말하기까지 쉽지 않았던 그때 나의 순간

by Sumr

스레드에서는 술술 쓰였던 글이, 브런치 앞에서 망설여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스레드는 즐거움, 연결, 소통이라면

브런치는 좋은 영감, 인사이트, 준비된 글이어야 한다는 편견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제가 '그냥 쓰기'를 통해 다시 브런치에 입성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만큼은 쓰고 지우기보다는 마음이 가는 대로 기록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처음 인사드립니다. SUMR입니다.




동생의 졸업, 나의 입학 축하를 하기 위해 자매 여행을 준비했다. 이때가 아니면 언제 가겠냐며 신났던 우리. 항공권을 받고 나오는 그 순간,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병원이었다.


아참, 얼마 전에 건강검진받았던 병원이다. 그저 알림 전화이겠거니 하고 편하게 받았다. 수화기 너머로 느껴지는 간호사의 무거운 마음. 편히 말씀하셔도 된다고 애써 괜찮은 척해 보였다.


"암입니다."

"Bethesda System Bethesda V입니다. 대학병원 진단서 써드릴게요."


이럴 땐 드라마처럼 눈물이 날까, 아니라고 부정을 할까. 너무 놀라면 그냥 멈춰버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치료 시작 전에 여행을 다녀오라는 그 말에 위안을 삼아야 할까. 한 손에는 항공권이, 한 손에는 병원 전화가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출국장 안으로 들어왔다. 그저 해맑게 나의 품에서 여행을 기대하는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애써 웃어 보인다. 내 인생 괜찮은 걸까?

매거진의 이전글스레드(Threads)에 빠진 자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