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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더불어 살아가는 곳.

유럽에서 엄마 되기 6

by Sun

한국에서 아기를 데리고 집 앞에 가족들이랑 호프집에 갔다가 -애가 짹짹거려서 더 이상 못 있겠네- 하는 소리를 듣고 기분을 망치고 나온 적이 있었다. 당시 아기는 6개월쯤 되었는데, 길을 가면 아기들을 예쁘다고는 하지만 막상 어딜 가면 눈치가 보이던 한국.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베를린과 마르세유.


이곳도 kids-friendly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아이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게 당연한 느낌이다. 오늘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찾았던 한 식당에서 아기가 뭔가 불편했나 갑자기 징징거리고 소리를 질러 당황했는데... 식사 끝나고 뒤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아기 이름이 뭐냐, 너무너무 예쁘다, 아까 아기가 잠깐 불편한 것 같던데 괜찮냐, 역시 혼혈.. trop belle을 연발하던 사람들. 남편도 나오면서 -사람들이 불편해할까 봐 걱정했는데 항상 다 좋게 봐 주시네-했다.



길도 넓고, 자동화에 깨끗하고 모든 것이 편리해서 좋은 한국. 반면 길도 좁아터져서 유모차 끌기도 힘들고 가끔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은 갑자기 철인삼종 경기이지만... 아기를 데리고 나가기엔 심적으로 여기가 확실히 더 편한 것 같긴 하다.


물론 이곳도 알게 모르게 왠지 아기들을 데려가면 피해를 줄 것 같아 안 데려가는 곳들은 있지만, 너무나도 당연하게 식당이나 바에서는 아이들을 보기가 참 쉽다.


독일이나 프랑스도 출산율이 떨어져서 걱정이라던데 1프로 미만인 우리나라만 할까. 여기는 집 밖만 나가도 보이는 것이 유모차다.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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