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게임해?

아내의 시선 (feat. 남편)

by 해봄






-무슨 게임해?-






팀원: 2명

코치: 없음

감독: 없음

심판: 없음

경기 시간: 제한 없음

쉬는 시간: 아예 없음

특이점: 한 번 시작되면 멈출 수 없음


남편과 나는 매일 게임에 출전해 매일 정신없이 뛰고 있다.

바로 '육아게임'


쉬는 시간은 없다.

날이 좋아도 뛰고, 날이 좋지 않은 날도 뛴다.

덥거나 추워도 경기는 계속되며, 힘들거나 아플 때에도 선수 교체 따위는 없다.


승리를 이끄는 코치나 감독은 따로 없다. (원하면 구할 수는 있지만)

하지만 훈수 두는 관중은 매우 많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플레이타임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 이 게임은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팀원은 둘이다. 남편과 나.

팀 안에서는 각자의 역할이 있다. 누가 얼마나 더 많이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팀의 승리를 위해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주며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나와 남편 사이도 이와 같다. 가시적으로 보이는 절대적 물리량이 최고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 육아게임에서 특히나 필요한 것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팀워크다.


어느 게임이든지 매일 게임을 하다 보면 기술이 늘고 나름의 전략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육아게임에서도 매일매일 숙련되는 기술로 어제보다는 오늘 더 수월하게 이 게임의 필승 전략을 찾을 수 있을까?


지금까지 게임을 뛰어본 결과, 육아게임은 매일이 새롭고 어제와는 또 다른 방향의 새로운 정답을 요구한다. 필승 전략이나 정해진 답은 애초에 없었다는 듯이. 이쯤 되니 오히려 이러한 애매함과 막연함이 육아게임의 매력으로 느껴진다.


이 게임의 승부는 어디에서 결정될까.

이 게임은 무엇을 위해 플레이되는 것일까.


처음엔 ‘아이의 행복’에서 승부가 결정 난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기만 한다면.

아이가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이 게임의 결과라고.


하지만 하루하루 육아게임을 뛰면서 게임의 승부가 명확해졌다.

아이의 행복은 행복한 부모가 만드는 것이라는 것.


아이 곁에 가장 오랜 시간 머무는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가 가장 많이 보고 배우는 부모가 행복해야

비로소 아이도 행복하게 자랄 수 있다는 것.


이 게임은 아이만을 생각하면서 정신없이 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우리 자신을 위해서 뛰고 있는 것이었다.


아이를 위해서 힘들고 지쳐도 쉬지 않고 뛰어가는 모습이 아이를 위한 헌신과 희생이 아니라 행복한 우리를 위한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다.


아이가 행복하도록.

역시 엄마인 나와, 아빠인 남편 또한 행복하도록.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열심히 뛴다.






무슨 게임해?
나? '육아'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