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선택하되 일에 잡히지 않으려는 선택
요즘 뉴스나 직장 이야기를 들어보면
“의도적 언보싱”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낯설지만, 세상은 이미 이 단어로 움직이고 있다.
의도적 언보싱이란?
“승진의 기회를 스스로 미루거나 거절하는 현상”이다.
예전에는 회사에서 “팀장 자리를 맡아보라” 하면 대부분 당연히 수락했다.
하지만 요즘의 젊은 세대는 한 번 더 생각한다.
“그 자리에 오르면 나는 정말 더 나아질까?”
‘언보싱(Unbossing)’이라는 말은
스위스 제약회사 노바티스(Novartis) 의
경영 철학에서 시작됐다.
말 그대로 “보스를 없앤다(Un + Boss)” 는 뜻이다.
이 회사는 명령하는 상사 대신,
직원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일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리더는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돕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이 생각이 사회 전반으로 퍼지면서,
‘보스가 없는 조직’이라는 구조적 개념이
‘보스가 되지 않는 개인의 선택’으로 발전했다.
그게 바로 지금의
의도적 언보싱(Conscious Unbossing) 이다.
유진: 엄마, 뉴스에서 언보싱이래.
그게 뭐야?
엄마: 쉽게 말하면,
요즘 사람들은 일부러 팀장이나
관리자가 되지 않으려 한단다.
승진보다 자기 시간을 지키는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해.
유진: 근데 그럼 월급은 그대로잖아?
엄마: 그래도 괜찮대.
돈보다 마음의 여유를 택하는 거지.
이처럼 요즘 세대는 리더가
되지 않음으로써 자신을 지키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성공보다 지속”, “직급보다 자율”을 택한다.
높은 직급일수록 책임져야 하는 일들도 많이 생길뿐더러
스트레스 부담과 낮은 보상 인식이 주된 이유이다.
자기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스스로 일의 리듬을 조절하고 싶어 한다.
예전에는 승진이 곧 성공이었지만,
지금은 승진이 곧 부담이기도 하다.
리더가 되면 돈은 조금 더 벌지만,
감정노동과 책임이 몇 배로 늘어난다.
그 자리가 주는 무게를 이미 알고 있기에,
그들은 “아직은 준비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전 세대의 사회는 “직급이 곧 인생의 성적표”였다.
누가 더 높은 자리에 오르느냐가 중요했다.
하지만 지금 세대에게 중요한 건 속도다.
유진: 승진은 빨리 하는 게 좋은 거 아니야?
엄마: 예전엔 그랬지.
근데 너무 빨리 올라가면 금방 지쳐.
요즘 사람들은 오래 가기 위해 속도를 조절한단다.
이 세대는 “빨리 올라가는 사람”보다
“오래 버티는 사람”을 존중한다.
리더가 되지 않아도 자기 일을 사랑하고,
자신의 성장에 집중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들은 말한다.
“나는 남을 이끄는 리더보다,
내 삶을 관리하는 리더가 되고 싶어요.”
언보싱을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요즘 애들은 책임지기 싫어서 승진을 안 한다.”
하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그들은 책임의 시기를 조절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의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역할을 선택하는 것이다.
승진은 언제든 다시 도전할 수 있다.
중요한 건 “남들이 정한 속도”가 아니라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속도”로 가는 일이다.
유진: 그럼 언보싱은 그냥 천천히 일하는 거야?
엄마: 천천히가 아니라 ‘생각하고’ 일하는 거야.
일을 오래 하려면, 내 리듬을 알아야 하거든.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전략적인 균형감각이다.
리더가 되기 위해 무조건 달리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나를 잃지 않고 일하는 법”이 새로운 능력이 되었다.
처음엔 회사들이 혼란스러웠다.
“왜 이렇게 유능한 직원들이 승진을 거절하지?”
하지만 지금은 기업들도 배웠다.
사람이 오래 머무는 이유는 직급이 아니라 만족감이라는 것을.
그래서 많은 회사들이 새로운 제도를 만들고 있다.
리더가 되지 않아도 인정을 받는 수평적 평가 시스템,
직급보다 전문성으로 성장하는 전문직 트랙이 생겼다.
유진: 그럼 회사도 바뀌고 있는 거네?
엄마: 그렇지.
이제는 ‘위로 올라가는 성장’만 있는 게 아니라,
‘안으로 깊어지는 성장’도 있다고 인정하는 거야.
의도적 언보싱은 결국 조직과 개인이 함께 배우는 과정이다.
회사는 ‘명령하지 않는 리더십’을 배우고,
개인은 ‘스스로를 이끄는 자율’을 배운다.
의도적 언보싱은 단순히 “워라밸”의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 더 깊은 차원의 가치,
즉 "자기결정"의 문제다.
예전에는 회사가 정한 길을 따라가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이제는 각자가 자기의 타이밍을 결정한다.
“언제 리더가 될지”, “어떤 속도로 성장할지”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
이건 거부가 아니라 성숙이다.
사회가 만든 “출세의 시간표”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속도로 커나가는 새로운 형태의 성장이다.
의도적 언보싱은 리더십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리더십의 본질을 다시 묻는다.
명령하는 리더보다, 함께 일하는 리더.
보스가 아닌 동료로서의 리더.
이 세대가 말하는 리더십은 단 하나다.
“나 자신을 잘 다루는 사람.”
유진: 엄마, 나중에 회사 다니면 나도 언보싱 할래.
엄마: 그래, 리더가 되기 전에 네 속도를 먼저 알아야 해.
그걸 아는 게 진짜 리더의 시작이거든.
승진이나 관리직 자리를 의도적으로 미루거나 거절하는 현상. 리더가 되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속도, 균형, 자율을 지키려는 선택.
1. 리더가 될수록 업무와 사람 관리 비중이 커져 피로감 증가2. 워라밸과 개인 성장의 우선순위 상승.
3. “승진 = 성공”이라는 기존 기준 붕괴.
4. 빠름보다 지속, 높음보다 안정을 중시.
5. 자기결정: 남이 아닌 내가 시기를 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