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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where Aug 02. 2024

불타는 고비에서

여름, 몽골

불붙는 듯한 폭염이 시작될 때 더 뜨거운 고비 사막엘 들어왔다.

비행기는 또다시 딜레이다.

고비사막을 갈 수 있는 달란자가드로 들어올 때도 세 시간 딜레이 되어 모든 일정이 꼬였는데 간신히 사막일정 마치고 공항 오니 기다리고 있는 것은 세 시간 연착 이다.

드디어 체크인이 시작되고 항공권을 발급 받았는데도 잠시후 캔슬이 발표된다. 몽골에서는 자주 있는 일인지 모르겠다.

우왕좌왕 분주히 움직이던 가이드는 사막에서 타던  지프차로 밤새 울란바트로 공항으로 가기로 결정한다

도로를 달리며 보던 선셋은 압권이었다.

그 지는 해를 배경으로 지나가던 낙타행렬까지 있었으니 ᆢ


붉은 하늘에서 해가 지고 점점 빛이 사라지는 그 오랜 과정을 몇시간에 걸쳐 바라보며 가도 가도 끝없는 초원이 마침내 어둠속으로 사라진것은 밤이 꽤나 깊어진 이후다.

실제 자연속에선 해의 여명이 길고도 길다.


해가 지기도 전에 불을 밝히는 도시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장엄한 태양의 존재감이다.



사막에 도착하던 날, 우랄 알타이 산맥을 통과하며 경외감에 탄성이 끊이질 않았다.


한낮의 열기는 맹렬히 이글거리지만 해가 기울면 광활한 사막 위로 바람이 불어온다.

지평선너머 깊은 곳으로 터질 듯 타오르던 태양이 들어가고 긴 저녁의 그림자가 사막에 드리워진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별이 하나둘씩 빛을 내기 시작하면

사막은 온통 별이 지나가는 통로가 된다.


땅끝에도 별이 있는 곳에서 바람을 맞으며 있는 시간이란 ᆢ

머리를 펄럭이고 옷깃을 들썩거리며 내 사위를 흔들며 불어나가는 밤에 머리 위로 길게 은하수가 흐른다.

별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사막의 밤은 마음속에만 담았다.


사람이 살지 않아 아름다운지,

아름다움의 가혹함에 사람이 살 지 못하는지

사막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은밀히 감추고

혼자 비를 내리며 바람을 일으키고 땅을 가르며

낙타를 무릎 꿇리고 말을 달리게 한다.

고비안에서 마음이 사라져버린다.


flaming cliff. 바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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