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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나 Nov 15. 2023

나는 맑은눈의 광인과 일하고 있다

팀원들과 소통하며 나도 성장하고 있어요!

대기업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는 나는 같이 일하는 직원이 5명 정도 됩니다. 5명밖에 안된다고 생각이 들수도 있지만 People Management라는 말이있을 정도로 사람을 관리하는것은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1년전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인력부족으로 신규입사 경력자를 2명 채용하였습니다. 또렷한 눈빛을 가진 30대 중반 경력사원들은 자기 소개를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차게 하였고 일에 허덕이는 나는 그들이 너무 반가웠습니다. 신입사원도 아닌 그들은 나의 짐을 좀 덜어줄것이라는 기대와 친구같이 지낼수 있는 팀원이 더 생겼다는 기쁨 같은것이었습니다.


선배일까? 동료일까?

경력직원 중 한명은 눈에띄게 올망똘망한 외모, 그리고 예쁜 외모를 가진 여성입니다. 그녀는 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소위 스카이라는 대학을 나와서 컨설팅에도 재직한 여성이죠. 학력으로 보면 저보다 한수위인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회사에서 오래 머문 내가 연차도 높고 나이도 많으니 업무 등 많은것을 지도할 생각이었지만 그건 나의 착각이었습니다. 그녀는 나를 사수로 생각하지도 않고, 친구나 동료로 생각하지도 않는것 같습니다. 저의 작은 희망같은것이 부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본색을 드러내는 맑은 눈의 광인

본격적으로 그녀를 맑은눈의 광인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는 반박할때 눈 빛 하나 흐트러지지 않고 대꾸 하기 때문입니다. 보고서 작성할때  가이드와 조언을 해주면, 가볍게 더 윗사람과 의논하겠다고 말하고, 또는 더 생각해보고 말해달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떠나곤 합니다. 내공이 보통이 아닌 그녀를 우리는 맑은 눈의 광인이라고 부르기로 했고, 만만해 보이지 않기 위해서 좀 더 단단히 행동하기로 했습니다.


능력이 없는거니? 성의가 없는거니?

그녀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대담하고 맑은 눈의 광인이지만 실력은 그만큼 받쳐주지 않았던거죠! 업무를 주면 본인의 삶에는 워라벨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대충 작성한 자료를 완료했다고 핑퐁던지듯이 전달하였습니다.그녀에게 전 워라밸은 나도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었고 너의 업무의 처음과 끝은 너가 침임지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성격상 비난하듯 말할 수 없으니, 돌려돌려 타이르듯 말하고 있습니다.

처세에도 능한 그녀

그러던 어느날 제가 승진하였습니다. 바로 그녀의 근태를 결재하는 사람이 된 것 이죠! 그녀는 갑자기 태도가 돌변하였습니다. 세상 친절하고 고분고분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물론 업무는 아직 성의가 없지만, 책임을 많이 부여했더니 열심히 안할수 없는 업무 구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미워할수는 없다는걸 요즘 많이 느끼고 있어요. 그녀는 처세에도 능하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도 적당한 웃음과 부드러운 말투로 적당히 업무를 하며 잘 살아가고 있는것이죠. 왠지 배워야 할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오늘도 그녀는 저에게 웃으면서 인사하고 적당히 작성한 보고서를 던지고 갑니다.

미워할수 없는 그녀는 맑은눈의 광인이지만, 

그래도 내 팀의 팀원이니 조금더 업무적으로 성장 할 수 있도록 도와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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