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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내 Sep 09. 2021

'그래야 하는' 삶은 없다.

눈치보는 어른이 아닌 내가 만족하는 삶을 사는 어른이 되자!

사실 어릴 때부터 철드는 게 참 싫었다. 철든 어른이랍시고 나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늘 다짐하곤 했다. '나는 저런 사람이 되지 말아야지'라고. 철이 든다는 건 뭘까? 어른이 된다는 건 또 뭐고.. 사실 어른이라는 그 기준도 누가 정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다들 주변에서는 그렇게 말하곤 한다. 그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그때의 나는 자유로웠고 당당했고 참 순수하고 솔직했다. 정말 오롯이 나만 보며 내가 중심이 되는 삶을 살았다. 누군 이기적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지만 Who care? 나만 행복하고 나만 즐거우면 되는 거 아냐? 어차피 한번 살고 말 인생인데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남을 신경 쓰며 살아가기엔 나는 시간이 너무 모자랐다. 나를 돌보며 나를 사랑하는 시간도 아까운 그 시간에 누구 말을 듣고 그 누구의 인생까지 참견할 시간 따윈 전혀 없었으니깐.



언제부터였을까?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내가 느끼는 감정보다 더 무겁게 느껴지기 시작한 건.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며 당당하게 여행을 즐기던 나는 이렇게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사라져 가는 건가 하는 생각에 살짝 무서워지기 시작한 요즘이다. 물론 시간이 흘렀고 환경이 변했고 만나는 사람들도 변해왔으니 나라는 사람도 변하는 건 당연할 터. 천천히 변해가야만 한다면 나도 그 변화에 맞춰서 살아가긴 해야겠지. 그렇지만 나는 오늘도 그렇고 내일도 그렇고 그리고 앞으로도 나를 더 사랑하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이기적이어도 좋아. 한번 사는 내 인생은 내가 제일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으로 살고 싶다.


남의 눈치를 보기 아주 적합한 나라인 우리나라에서 나는 여행을 하며 살아가던 그때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 어디에 살던 어디를 가던 나는 여행 같은 삶을 살고 싶었는데 '어른'이니까 이제는 내가 꿈꾸던 삶을 버릴 때도 되었잖아 라고 말하기엔 어린날의 나에게 너무 미안했다. '어른'이 되었다고 내가 꿈꾸던 삶을 포기해야만 하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도 그래. 왜 굳이 모든 것을 포기해야만 어른인 거지? 내가 원하는 삶을 꿈꾸며 살아가는 게 과연 어른과 적합하지 않는 삶일까? 참 이상하고 이상하다. '그래야 하는'삶은 없는데..



나는 한국에 돌아왔고 이제 남들 눈치를 봐야 하는 사회에 입문하게 되었지만 '그래야 하는'삶을 살고 싶지 않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뭐든 쉽지 않은 길이 더 재밌고 다채로운 법이니깐 힘들지만 나는 꼭 이겨내고 싶다. 아니 꼭 이겨낼 거다. 그리고 그런 삶이 진저리가 난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누군가에게 이렇게 살아도 괜찮다는 걸 꼭 보여주고 그런 사람들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싶다. 흔하디 흔한 삶 남들이랑 똑같이 살아가는 그런 삶, 나이에 맞게 살아가는 그런 삶, 그런 삶이 꼭 정답이 아니라는 걸 나는 꼭 보여주리라. 누가 봤을 때 화려하고 멋진 삶이 아닌 내가 돌아봤을 때 만족할 수 있는 그런 삶. 나는 그런 삶을 사는 어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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